정육점선 ‘한우·육우’ 구분, 밀키트는 ‘국내산 소고기’…식약처 제도에 ‘빈틈’

유통/푸드 / 유호경 기자 / 2026-08-11 16:07:57

[SWTV 유호경 기자] 같은 국내산 소고기라도 어떻게 판매되느냐에 따라 한우·육우·젖소 표시 의무가 달라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소고기는 한우·육우·젖소를 구분해 표시해야 하지만, 가공식품 재료로 사용되면 ‘소고기(국내산)’로만 표시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에 따르면, 식육판매업 등에서 국내산 쇠고기를 판매할 때는 한우·육우·젖소로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식품접객업소에서도 쇠고기를 조리해 제공할 경우 식육의 종류를 함께 표시해야 하고, 양념육 역시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식육의 종류와 부위명을 표시해야 한다.

 

▲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매대.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당근·양파 등 소고기에 부재료를 더해 밀키트(식육간편조리세트)나 즉석조리식품, 만두류, 소스류 등 가공식품 형태가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원재료로 사용된 축산물에는 한우·육우·젖소 구분 표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식약처는 지난 2021년 식육간편조리세트라는 식품 유형을 신설하며 관련 기준·규격을 새로 마련했다. 이 때 축종 표시 의무를 포함시키지 않아 새로 생긴 식품 유형에서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밀키트·즉석조리식품 등에서는 소비자가 원재료로 사용된 국내산 쇠고기가 한우·육우·젖소 가운데 어느 것을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처럼 제도적 공백이 생기자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자체 검증에 나서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를 갖추고 있어 자체적으로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며 “한우 사용을 강조하는 제품의 경우 한우 DNA 검사 결과 등을 사전에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부분이 보완되면 제조사가 먼저 챙기고 유통사가 한 번 더 걸러 더욱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며 “소비자의 알권리를 높이고 믿을 만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로선 제도 강제화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다. 식품가공업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세부 검증 절차가 의무화되면 기업들의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본지는 가공식품 내 국내산 소고기 구분 표시 의무 제외 이유와 향후 제도 개선 여부에 대해 식약처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