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여배우 두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버디 무비'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을 떠올려 보자면 얼른 지나 데이비스, 수전 새런든 주연의 '델마와 루이스'(1993년)를 떠올리게 된다.
2026년 새해에 선보이는 한소희, 전종서 주연의 영화 '프로젝트 Y'는 앞으로 한국영화 가운데 여성 버디 무비를 이야기 할 때 대표작으로 회자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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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우선 빼어난 연기력을 지닌 젊은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가 펼치는 열연을 한 앵글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눈이 즐겁다.
한소희는 극중 지난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유흥업소 종업원이라는 거친 일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꿈꿔온 플라워샵을 인수하기 직전,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미선 역을 맡았고, 전종서는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실어나르는 이른바 '콜뛰기'로 생계를 유지하며 미선과 함께 거친 바닥을 떠나기 위해 질주하는 도경 역을 맡았다.

이들은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상대로 빌라 사기를 친 뒤 사망한 사기꾼의 배후에 토사장(김성철 분)이 있음을 알게 되고, 토사장의 아내 하경(유아 분)를 통해 우연히 거액의 검은 돈과 숨겨진 금괴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꿈꾸게 된다.
결국 도경과 미선은 토사장에게서 거액의 돈과 금괴를 탈취하는 데 성공하지만 악의 화신인 토사장은 탈취당한 돈과 금괴를 되찾기 위해 갖가지 잔인한 방법으로 도경과 미선을 압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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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철(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영화는 전체적인 스타일 면에서 레트로한 분위기의 느와르 영화의 스타일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내공 충만한 배우들이 펼치는 '쎈 캐릭터의 향연'은 최근 경험한 그 어떤 영화보다 유니크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절대 악(惡)'을 표현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토사장 역의 김성철은 차가우면서도 비정하고 잔인한 악인의 모습과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카리스마가 무너져 갈 때의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극중 토사장의 아내 하경 역으로, 믿기 힘든 변신을 감행한 걸그룹 '오마이걸' 출신의 유아의 연기도 김성철의 호연과 맞물리며 놀라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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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균(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뮤지컬과 연극을 통해 ‘공연계의 스타’로 사랑받아 온 이재균은 이번 영화에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석구 역을 소화했는데 캐릭터가 지닌 교활함과 그 이면의 나약함을 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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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여기에다 미선, 도경과 '모녀 관계'로 얽힌 가영 역의 김신록과 한소희, 전종서가 만나 쌓여 있던 애증을 폭발 시키는 장면이나 '여자 마동석'을 연상 시키는 '황소'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정영주와 얼음을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으며 한치의 물러섬 없는 기싸움을 펼치는 김신록의 연기는 짧지만 강렬하고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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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힙합 뮤지션 겸 프로듀서 그레이(GRAY)의 음악에 화사, 김완선, 드비타, 후디, 안신애 등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가수들이 부른 OST는 영화의 거칠면서도 끈끈한 분위기에 감각적인 톤을 더해주면서 영화를 듣는 귀를 즐겁게 한다.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이 영화 팬들로 하여금 '델마와 루이스'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 만큼 그레이의 음악과 그의 음악에 목소리를 얹은 쎈 캐릭터 가수들의 노래 역시 '프로젝트 Y'를 한 번 더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듯하다.
'프로젝트 Y'의 스토리 라인은 영화를 보는 도중 한 번 졸다가 깨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단순하다. 하지만 영화 특유의 색채감과 분위기,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인해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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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데뷔작 '박화영'에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강렬하게 그려내냈고, 차기작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박화영'의 연장선상에서 청소년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던 이환 감독은 자신이 주목했던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이 자라서 됐을 법한 두 명의 성인 여성 미선과 도경의 삶을 '프로젝트 Y'를 통해 그려냈다.
모녀 관계로 얽힌 가영과 미선, 도경의 서로에 대한 감정의 교환과 표현이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환 감독이 전작들을 통해 깊은 이해를 쌓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과 그 안의 사람들의 모습을 이들 세 모녀를 통해 투영시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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