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서기 21년, 제정 로마의 박해에 고통받는 예루살렘. 유대의 귀족 벤허는 로마의 장교가 된 친구 메셀라와 오랜만에 재회한다. 메셀라는 벤허에게 유대의 폭도 소탕을 도와달라 부탁하지만, 벤허는 이를 거절한다.
다음날, 벤허의 여동생 티르자는 집 옥상에서 로마 총독의 행군을 구경하다 그의 머리에 기왓장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낸다. 메셀라는 이를 문제 삼아 벤허 가문 전체에 반역죄를 씌우고, 누명을 쓴 벤허는 로마 군함의 노를 젓는 노예가 되어 복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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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뮤지컬 ‘벤허’는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참여한 창작뮤지컬로, 누명을 쓰고 몰락한 유다 벤허가 구원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원작인 루 윌러스의 동명 소설은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영화 ‘벤허’(1959)로 제작되기도 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초연과 재연은 뉴컨텐츠컴퍼니가 제작했지만 이번 프로덕션부터는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을 맡았다.
2017년 초연, 2019년 재연을 올린 뮤지컬 ‘벤허’는 2018년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대상을 비롯해 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1세기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벤허’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웅장한 넘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전쟁, 검투 같이 무력을 사용하는 거친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있는 만큼 창으로 바닥을 내려 찍거나 칼로 방패를 두드리는 소음, 군인들의 기합 소리를 적재적소로 활용해 극이 지니고 있는 원초적인 분위기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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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앙상블 역시 뮤지컬 ‘벤허’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역 중 하나다. 액션부터 무용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들은 처절하게 싸우는 군인부터 환락으로 귀족들을 이끄는 무희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붉은 깃발로 웅장함을 더하는 넘버 ‘승전’과 매혹적인 군무가 돋보이는 넘버 ‘텔고’는 극중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넘버로 여겨질 만큼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시각효과로는 오프닝 때부터 선보이는 입체적인 홀로그램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회고록을 써내리는 듯한 연출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선체의 공간감 등을 표현해 무대라는 배경의 한계를 벗어나 몰입감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여겨지는 전차 경기 장면도 주목할 만하다.
거대한 말의 크기를 구현한 압도적인 구조물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지만, 다양한 앵글과 조명 효과로 경기 도중 요동치는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 점 또한 눈에 띈다.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약 2시간 정도 되는 러닝타임 안에 밀어넣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의 전개는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때문에 극 중 몇년씩 건너뛰는 공백이 존재하고, 흐름을 이해하는데 있어 불편함은 없지만 서사의 깊이가 얕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 정치적으로는 유대의 독립, 서사적으로는 유다의 복수를 목표로 긴장감 있게 쌓아올리던 이야기가 종교적으로 이어지는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다소 힘이 빠진다는 감상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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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벤허’의 세 번째 시즌은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캐스팅에도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많은 배우가 뉴캐스트로 작품에 참여한 가운데 ‘유다 벤허’ 역의 규현과 ‘메셀라’ 역의 서경수는 묵직한 연기를 펼쳤다.
미성의 음색을 지녔지만 깊고 안정적인 저음을 선보이는 규현은 극중 선하면서도 강인한 면모를 지닌 유다와 잘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성을 보여준다. 유다와 대립하는 메셀라를 연기한 서경수는 광기 어린 전쟁의 화신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하며 주인공 못지 않은 임팩트를 남겼다.
한편 뮤지컬 ‘벤허’는 박은태, 신성록, 규현, 박민성, 이지훈, 서경수, 윤공주, 이정화, 최지혜 등이 출연하며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11월 1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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