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꿈을 위해 10개월 가량 달려온 ‘빌리 엘리어트’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출발선에 섰다.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소재의 신시컴퍼니 연습실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연인 ‘빌리’와 ‘마이클’ 역을 선발하는 최종 오디션이 열렸다.
지난해 9월부터 3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아이들은 ‘빌리 엘리어트’의 고유 트레이닝 시스템인 ‘빌리 스쿨’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정되어 이 자리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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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신시컴퍼니 |
아이들이 하교한 이후인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빌리 스쿨’은 월~토요일, 주 6일간 매일 4~5시간 진행된다. 발레·탭·아크로바틱·댄스를 모두 가르치며, 특히 빌리 역을 맡은 아이들의 경우는 발레 트레이닝은 하루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1년 가까이 되는 여정을 달려온 아이들은 국내외 스태프와 빌리 스쿨 코치, 취재진, 그리고 부모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곳에서 갈고 닦아온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빌리’ 역의 아이들은 바를 잡고 차분하거나 경쾌한 분위기의 여러 음악에 맞춰 매일 같이 수행한 발레 클래스를 선보이고, 극 중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성인이 된 빌리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인 ‘Dream Ballet’ 장면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켜 ‘마이클’ 역의 아이들과 함께 리한나의 ‘Rude Boy’에 맞춰 박력 있는 힙합 댄스를 춰 보이는 한편, 쉴 틈 없이 발을 움직여야 하는 ‘Expressing Yourself’의 탭 시퀀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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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신시컴퍼니 |
노래로는 빌리와 마이클이 한 조를 이뤄 선보인 유쾌한 듀엣 넘버 ‘Expressing Yourself’과 빌리의 진심 어린 솔로 넘버 ‘Electricity’가 이어졌다. 일렬로 서서 열창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엿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스로 탭 슈즈의 끈도 묶지 못해 코치들의 도움을 받고, 긴장한 탓에 대형도 단번에 맞추지 못하는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쳤고, 각 코너를 넘어갈 때마다 어른들에게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4~85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복싱 수업 중 우연히 접한 발레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담은 뮤지컬 작품이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초연된 이후 2017년, 2021년 공연된 바 있다.
전체 러닝타임 160분 중 140분 이상의 분량을 책임져야 하는 ‘빌리’ 역을 맡는 아이들은 만 8세에서 12세까지의 나이 중 변성기가 오지 않았으며, 키가 150cm를 넘지 않아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지녔다. 최근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하자마자 솔리스트 단원으로 활동해 화제를 모은 전민철 발레리노도 2017년 공연 빌리의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오디션 과정 도중 150cm를 초과해 탈락한 바 있다.
이러한 치열한 과정을 거치는 빌리 역에 대해 해외 협력연출 에드 번사이드는 “오리지널 연출인 스테판 달드리는 빌리 역할을 하는 건 마치 연극 ‘햄릿’을 공연하면서 마라톤을 뛰는 것과도 같다고 표현했다”면서, “여러 방면으로 독특한 공연이다. 이 공연에서 아이들이 해야 하는 역할이 이 세상 그 어떤 공연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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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신시컴퍼니 |
이번 시즌 빌리 후보들에 대해 스태프진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개성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신현지 발레 코치는 “모든 시즌의 빌리들을 다 만나봤지만, 이번 시즌의 아이들은 저마다의 색이 그 전보다도 훨씬 뚜렷했다”면서, “다른 어느 때보다 갖고 있는 색깔이 완전히 달라서 마지막까지 누가 올라갈지 정말 고민”이라 밝혔고, 톰 호지슨 해외협력 안무는 “각자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재능이 많은 아이들”이라 언급했다.
또 문화연예 분야에서 아이들이 활약할 기회가 많아진 만큼, 후보들이 이미 경험이 많은 점도 이번 시즌 오디션의 특징 중 하나였다. 아역들의 경력란에는 ‘마틸다’, ‘레미제라블’, ‘프랑켄슈타인’, ‘킹키부츠’, ‘모차르트’ 등 이름난 대극장 뮤지컬부터 여러 유명 드라마 및 영화, 광고와 대회의 타이틀이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국내 협력연출 이재은은 “오디션에 온 친구들을 보면 어른보다 경력이 많다”면서, “그게 이득이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어릴 때 배운 생각에 갇혀있는 경우가 있어서 뽑는 데 큰 도움이 되거나, 임팩트 있는 부분은 아니다. 신선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어느덧 한국에서 15년의 역사를 지니게 된 ‘빌리 엘리어트’이기에 스태프진도 베테랑이라 부를 정도의 경력을 지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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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신시컴퍼니 |
신현지 발레 코치는 “이제는 발레를 접하지 않아 뻣뻣하거나, 타이즈 입는 것조차도 부끄러워하는 남자아이들을 설득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면서, “빌리가 성장하는 과정이 트레이닝 과정과 일치된다.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춤에 대해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저희만의 특별한 노하우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모든 것을 즐기도록 트레이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권 탭 코치는 “당연히 아이들이 말 안 들을 때는 분노게이지가 쌓일 때도 있다. 그래서 한 번씩 옆에 있는 절을 갔다오기도 한다”면서 웃어보이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을 더 멋진 빌리와 마이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무대 위에 서있는 아이들을 볼 때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보상을 받는 듯한 느낌”이라 전했다.
아역이 주인공이 되어 이끌어가는 뮤지컬인 ‘빌리 엘리어트’와 ‘마틸다’를 한국에 선보여온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신시컴퍼니의 여러 작품 중 한 작품으로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이 작품을 했던 친구들이 연극, 무용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걸 보면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 빌리 출신인 천우진이 어려서부터 좋은 훈련을 거쳐서 ‘렛미인’의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되어서 훌륭한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빌리와 마틸다를 하면 대부분 예술학교를 진학하더라. 어려서부터 무대에 대한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미래 배우 양성소가 아닌가 싶다”면서, “이 작품을 거듭하면서 어린아이들을 발탁해 미래의 배우를 만드는 게 큰 보람이고, 쾌감이자 희열”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한편 ‘빌리 엘리어트’는 내년 4월14일~7월26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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