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밉상 상사 살벌하게 구워삶는 핏빛 권력 역전극…‘직장상사 길들이기’

영화/뮤지컬/연극 / 임가을 기자 / 2026-01-28 17:35:06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전략기획팀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린다’는 회사에 없으면 안 되는 유능한 인재이지만, 추레한 차림과 부족한 사교성으로 조직에 어울리지 못한다. 그의 삶에서 유일한 낙은 반려 앵무새와 함께 생존 프로그램 ‘서바이버’를 시청하는 것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대표의 아들인 ‘브래들리’가 회사를 물려받아 린다의 상사로 오게 된다. 그는 린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보장한 그의 승진을 취소하고, 남성 직원들 사이에서 린다를 놀림거리로 만드는 등 밉상 상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운털 한번 제대로 박힌 상사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함께 방콕 출장에 나선 그는 갑작스러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정체불명의 무인도에 떨어지고, 그곳에서 자신과 함께 살아남은 브래들리를 발견하게 된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샘 레이미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이블 데드’ 시리즈를 비롯해 ‘다크맨’, ‘드래그 미 투 헬’ 등을 선보이며 B급 공포 영화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외에도 ‘스파이더맨’ 3부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을 연출하며 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악동 같은 취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과장되게 뿜어져 나오는 피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보다는 시원한 통쾌함을 선사하며, 익살스러운 연출과 유머는 폭력적인 상황이 연속되는 작품의 톤을 무겁지 않게 유지한다. 뜨악할 만한 몇몇 장면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 붙지 않은만큼 적당한 선을 지키고 있다.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연을 맡은 레이첼 맥아담스와 딜런 오브라이언의 호흡도 인상적이다. 특히 ‘노트북’, ‘어바웃 타임’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 얼굴로 자리매김한 레이첼 맥아담스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비호감 캐릭터를 탁월히 소화함과 동시에, 브래들리를 단숨에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극을 이끈다.

두 인물 관계의 핵심은 ‘역전’이다. 말 한마디로 린다를 좌천시킬 수 있는 권력을 휘두르던 브래들리는 야생의 섬에 떨어지자마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인간으로 전락하지만, 애청 프로그램으로 온갖 생존 지침을 숙지한 린다는 오히려 휴가를 온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낀다. 브래들리가 벌레를 생으로 씹어먹으며 버틸 때, 린다는 바다포도를 곁들인 회 오마카세 코스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실소를 자아낸다.

구조 요청을 뜻하는 원제 ‘Send help’ 대신 선택된 한국 제목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두 인물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비협조적인 브래들리를 린다가 살벌한 방식으로 구워삶는 과정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동시에 마냥 선하지만은 않은 린다가 권력을 쥐고 변화하는 모습과, 납작한 악역으로만 보였던 브래들리의 입체적인 매력이 드러나는 순간 영화는 단순한 ‘사이다’ 서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28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