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라는 시간 필요해”…메릴 스트립X앤 해서웨이 ‘악마는 프라다 2’ 들고 서울 입성

영화/뮤지컬/연극 / 임가을 기자 / 2026-04-08 12:39:45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20년 만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돌아온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한국을 찾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소재의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내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가 참석했다.

 

 

▲ (왼쪽부터)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첫 공식 한국 방문으로 화제를 모은 메릴 스트립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하고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산맥들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정말 들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서울에 대해 잘 몰랐고 한국에 오는 것도 처음인데 이렇게 직접 올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며, “지금 묵고 있는 호텔이 제가 평생 묵은 호텔 중에 가장 아름답다. 침대가 정말 푹신해서 잠에서 못 깰 뻔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이후 8년 만의 내한이자 작품 홍보를 위해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앤 해서웨이는 “한국에 오게 되어 정말 설레지만, 약간은 섭섭한 마음도 든다. 더 길게 머물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특히 제 버킷리스트에 오랫동안 담겨 있었던 별마당 도서관에도 가고 싶었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해보려 하고,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 사진=연합뉴스


패션 매거진이라는 배경을 지닌 작품에 맞춰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은 무엇이 떠오르는지 묻는 말에 앤 해서웨이는 ‘한국 문화’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앤 해서웨이는 “한국은 특히 음악 분야를 이끌고 있고, 패션과 스킨 케어 분야에서도 뛰어나다. 만약 제가 기획 에디터라면 이 부분을 어필하면서 독자를 타겟팅할 것 같다”며, “저희가 배우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많은 감독님을 인터뷰해보고 싶다. 특히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을 꼭 만나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메릴 스트립은 “저는 한국 바비큐에 관심이 많다. LA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아들이 하키 경기를 하던 경기장 근처 식당에서 즐겨 먹었다. 미국에서 지내다 보면 한국 문화의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며, “제 손자, 손녀 6명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모든 노래 가사를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K팝과 K컬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만큼 세계가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영화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20년 만의 후속작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전편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속편이 나오는 것에 대해 메릴 스트립은 “2편을 찍으면서 왜 더 일찍 촬영하지 않았을까 생각한 적은 없다. 이 시나리오는 지금 이 순간이어야 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야 1편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2편을 보고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앤 해서웨이 역시 “이 멤버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배우들끼리 더 자주 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우리가 자주 모여서 한국 바베큐를 먹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려 한다”는 답을 남겼다.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새롭게 펼칠 이야기에 대해 메릴 스트립은 “이번 영화는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란다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수익성 있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군분투하고, 앤디는 패션계보다는 깊이가 있는 언론 기자로서 일을 하게 된다. 2편에 다시 등장하는 앤디는 미란다가 맞서 싸우고 있는 것과 동일한 과제들을 안고 돌아오며 두 사람은 같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앤 해서웨이는 “1편에서 앤디는 22살이었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그는 아이디어가 많았지만, 직장 경험은 부족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스킬과 자신만의 시각이 생겼고, 겸손함과 자신감을 갖췄다. 미란다의 잠재적 파트너로서 등장하는 데 충분한 설득력이 부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작은 개봉 당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억 2,6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고, 국내에서도 137만 관객을 동원하며 패션 영화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낸 영화가 본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메릴 스트립은 “여성분들이 좋아할 영화라는 건 알았지만, 더 넓은 관객층에게서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메릴 스트립은 “그동안 남자들이 제 캐릭터에 대해 공감해 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 이유는 미란다가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위치이자 한 기업을 이끄는 수장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를 통해 영화가 굉장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사진=연합뉴스

앤 해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제게 많은 것을 주었다”며, “제가 22살이었고, 22살짜리 역할을 했는데 신인 배우로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배우와 연기할 수 있었다. 그런 경험은 저를 만들어주었다. 모든 면에서 메릴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는 많은 재능을 지닌 배우”라고 말해 메릴 스트립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는 제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선물 중 하나가 되었다”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덕분에 많은 기회가 생겼다. 관객들이 이 영화 속 저를 사랑해줬기 때문에 저도 여러 역할에 도전할 수 있었고, 그 도전으로 인해 제가 행복해졌다. 사람들이 환대해 준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저한테 아주 멋진 머리 스타일을 주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의미가 담긴 경험”이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특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주인공 앤디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 세계 많은 여성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관련해 앤 해서웨이는 “세계가 변화하고 있고 훨씬 많은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고 노력해야 한다”며, “경제적 자유는 모든 사람이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2편에서의 앤디는 본인에게 청구된 모든 공과금을 직접 내고 있고, 연애나 결혼에 대해 잘 맞는 사람이 있다면 좋지만, 나 혼자로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 스트립은 “2편의 독특한 부분은 어떤 영화에서도 70세 이상의 여성이 이런 보스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런 인물을 대표해서 연기하게 되어 기쁘다”며, “최근에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와 커버를 장식하게 됐다. 안나는 저와 동갑이고, 저희를 촬영해 준 애니 리버비츠도 동갑이다. 보통 50세가 넘은 여성들은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는 경향이 있고, 그들의 의견이나 생각이 문화에 덜 반영되는 부분이 있는데 미란다처럼 존재감이 강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는 전작의 주역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가 출연하는 것은 물론,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는 등 핵심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간다.

20년 만에 찾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촬영 현장에 대해 메릴 스트립은 “1편을 촬영할 때는 서로를 잘 몰랐고,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어울려 놀지 않고 홀로 트레일러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당시에는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지만 재미없고 우울했다”며, “2편을 촬영하면서는 저희 간의 에너지가 불이 붙었고 생동감이 있었다. 앤을 완전히 성장한 여성으로서 만나게 되어서 기뻤고,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와 다시 작업하게 되어서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날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는 영화 속 하이힐을 재해석한 붉은 꽃신을 선물 받았다. 이에 메릴 스트립은 “엄청나다. 저는 키가 쑥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힐을 신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이 나라의 모든 것이 그렇듯 정말 아름답다. 많은 배려가 느껴지고,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섬세하다”고 감탄했으며, 앤 해서웨이는 “너무 예쁘고 그 안에 깃든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제게 보물을 주신 것 같고, 집에서 이 선물을 볼 때마다 오늘을 기억할 것 같다. 생각 많이 해주신 아름다운 선물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오는 29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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