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선(先) 투자 ‘아크미디어’, 원아시아·카카오 지분거래 후 ‘몸값 1조원’

사회/생활 / 김경란 기자 / 2026-10-21 11:10:09

[SWTV 김경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를 비롯해 재벌가 3세들이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개인 자금을 먼저 투입한 뒤, 고려아연 자금이 들어간 사모펀드 운용사(PEF) 원아시아파트너스가 후속 투자한 사실이 주주명부 등을 통해 확인됐다. 이후 해당 회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지분 거래를 거치며 기업가치가 무려 1조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상장사 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뛰면서 개인 주주로 먼저 이름을 올린 이들의 평가 이익도 폭등한 구조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의 펀드 출자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의 개인적 이해상충 여부를 검증했는 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고려아연. 

 

21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아크미디어 주주명부에는 최 회장 일가가 지분 7.26%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아시아파트너스 A 대표(2.55%)와 조선내화 B 회장(3.56%), C씨(3.79%), 블루런벤처스 D 대표(2.55%) 등 재계·투자업계 인사들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고려아연과 아크미디어 주주간 연관성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A 대표는 최 회장의 오랜 지인이고, B 대표도 고려아연의 주주로 거론돼 왔다. 다만, 아크미디어 주주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이 고려아연의 투자결정을 함께 내렸거나 투자과정에 관여했다고는 볼 수 없다.

 

문제는 아크미디어에 자금이 들어간 시점과 순서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0년 5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약 236억6000만원을 출자했다. 이후 최 회장이 개인명의로 아크미디어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주변 인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같은 해 7월 해당펀드는 아크미디어 전환사채 2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고려아연의 펀드 출자금 납입, 최 회장 등의 개인투자, 펀드의 아크미디어 투자가 톱니바퀴처럼 물려 차례로 이뤄진 셈이다. 

 

이에 영풍·MBK는 최 회장 측이 펀드의 후속투자를 예상하고 먼저 투자기회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반면 고려아연은 “펀드 출자자가 개별투자처와 집행 시점을 결정한 것처럼 연결하는 것은 자의적 해석이다”라고 반박했다.

 

아크미디어의 몸값이 1조원대에 달한 배경에는 원아시아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이의 지분 거래에서 비롯된다.

 

원아시아는 지난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던 그레이고 지분 42.53%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크미디어에 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식 1302주를 주당 약 3838만원에 취득했다. 이 투자단가를 당시 발행주식에 적용하면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원아시아 측이 카카오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원아시아 펀드의 투자대상인 아크미디어에 다시 투자하는 ‘주고받기식’ 거래 구조다. 

 

특히 최 회장이 앞서 인수한 아크미디어 전환사채의 주당 전환가격은 25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아크미디어 투자에 적용한 주당 약 3838만원과 비교하면 1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 회장이 당장 투자금의 150배를 벌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후속 투자에서 훨씬 높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최 회장 등 초기 개인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고려아연의 입장에서는 펀드 투자의 회수 가능성이 중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원아시아 펀드 8개에 5631억원을 출자했고, 원아시아가 아크미디어뿐 아니라 하이헷과 슬링샷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투자에서 위험은 고려아연이 짊어지고, 최 회장 등 개인 주주들이 먼저 챙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원아시아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했을 뿐이다”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시점, 자금 집행은 운용사(GP)가 투자심의와 실사를 거쳐 결정하는 사안이고, 특정인의 사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의도적으로 대기시켰다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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