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파손, 보상은 얼마나’…항공·보험사, 보상 따져보니

유통/푸드 / 유호경 기자 / 2026-08-07 16:36:23

[SWTV 유호경 기자] 휴가철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위탁수하물 캐리어 파손을 둘러싼 승객과 항공사간 분쟁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자보험이나 항공사를 통해 보상을 받더라도 새 제품을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 여객 운송 서비스 피해구제 신청은 3216건으로 전년(2537건)보다 26.8% 늘었다. 이 가운데 위탁수하물 분실·파손·지연 관련 신청은 125건(4%)에 달한다.

 

▲ 인천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위탁수하물 보상은 항공사마다 신고기한이 달라 이를 놓치면 배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도착 후 7일 이내 접수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도착 공항 수하물 수취대에서 즉시 접수해야 한다. 

파손이 인정돼도 모든 손상이 보상되지는 않는다. 항공사 약관에는 정상적 취급과정에서 생기는 경미한 긁힘과 흠집, 눌림, 얼룩, 일반적 마모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인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직원과 승객이 캐리어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승객이 직접 수하물을 부치는 셀프백드롭을 이용할 경우에는 위탁 전 캐리어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두면 추후 파손 여부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통상 감가상각 기준을 적용해 보상한다. 예컨대, 아시아나항공은 수리가 가능하면 수리비 영수증을 근거로 지급하고, 수리가 불가능하면 원 구입가액에서 해마다 10%씩 감가상각한 금액 내에서 새 제품을 제공하거나 현금으로 보상한다. 파손된 캐리어는 회수된다.

여행자보험 휴대품손해 담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도는 높지 않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물품 1개당 20만원 한도에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적용하고 있다. 총 보상한도는 가입 상품에 따라 40만~200만원으로 다르지만, 캐리어 한 개만 파손됐다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자기부담금 1만원을 뺀 최대 19만원이다.

보험 역시 경미한 손상은 보상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0일 공개한 여행자보험 분쟁조정 사례를 보면, 위탁수하물 운송 중 캐리어 외부에 생긴 스크래치는 기능에 지장이 없는 단순 외관 손상으로 판단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항공사와 보험사간 중복 배상도 불가능하다. 보험 약관상 보험금을 지급하면 계약자가 제3자에 대해 갖는 손해배상 청구권을 보험사가 취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으로 캐리어 파손을 보상받으려면 항공사가 발급하는 수하물 파손 확인서가 필요하다”며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항공사가 별도로 중복 배상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항공사와 보험사의 이같은 약관과 과도한 감가상각 적용이 소비자의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탁수하물 운송 과정에서 고가의 제품이나 명품 캐리어의 일부가 파손되더라도 수 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의 보상금만 제안하거나 과실 입증 책임을 승객에게 떠넘기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항공사의 수하물 취급 부주의 책임 기준을 엄격히 하고, 감가상각 보상 한도도 합리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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