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반색’, 비대위 ‘조합 해임’ 명분 상실
[SWTV 오한길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지난 6일 재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9일 새로운 입찰지침 변경안을 공개했다.
조합이 공개한 새 입찰지침서에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요구한 ▲조합원 로열층 우선 분양 제안 금지 ▲추가 이주비 한도 삭제 ▲자금 상환 순서 ▲천재지변·전쟁 등을 제외한 책임준공 확약 ▲상호 상충 조항 등의 내용이 수정안에 포함돼 있다.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입찰지침을 최종 확정하고, 건설사들에게 해당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로써 입찰지침서에서 논란이 된 조항을 근거로 입찰 참여를 거부했던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다수의 건설사가 재입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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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가장 큰 쟁점이었던 추가 이주비의 기존 담보가치(LTV) 100% 이내 제안 조항이 삭제됐다. 이는 타 구역과의 형평성을 맞춰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조합은 또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이주비 대출 문제 발생 시 다른 조합원들에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조합원의 연대책임 방지’ 조항을 추가했다. 조합원의 금융 편의는 최대한 보장하되, 사업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동·호수 우선 배정도 허용됐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서 “조합이 조합원의 로얄층 입주를 막는다”며 로얄층·로얄동 배정 금지 조항 삭제를 요구한 바 있다.
조합은 ‘조합원 로얄층 확정 및 프리미엄 XX억 보장’ 등 불법적인 약속으로 입찰이 무효되거나 배정 방식을 두고 조합원간 반목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배정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해 해당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또 대형 평형을 소유하고 있는 일부 조합원들에게만 해당하는 환급금 우선 상환 대신 모든 조합원에게 공통 적용되는 사업비 상환을 우선하고 나머지는 시공사의 제안에 맡기기로 했다.
입찰 내용이 서로 다를 경우, 조합이 가졌던 우선적 해석 권한을 축소해 조합 권한의 부당한 사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반영 및 투명성을 높였고, ‘책임준공’ 조항도 완화해 조합의 권리는 지키되 시공사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합리적 수준으로 변경됐다. 이르 통해 더 많은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사의 범위’ 명확화로 향후 분쟁 소지도 제거했다. 단전·단수 등이 완료된 지장물에 대한 철거 및 폐기 등을 공사 범위에 추가로 포함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없애고 시공사의 역무를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다만, 조합은 ‘정비사업 계약업무처리기준 제30조 준수’ 문구 삭제 요구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조합은 “모든 정비사업에 공통 적용되는 법규를 삭제하는 것은 불법 제안을 유도하는 꼴이다”며 “해당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충분히 훌륭한 금융조건 제시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같은 결정을 공식화하고 재입찰을 위한 후속 조치에 즉각 착수할 예정이다.
조합은 9일 긴급이사회를 소집하고, 이후 대의원회를 통해 기존 입찰 취소 안건을 처리한 뒤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던 7개 건설사에 재입찰 공고를 통지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이 지적했던 사항이 모두 제거된 셈이다.
익명의 한 조합원은 “입찰지침을 둘러싸고 조합원들간 반목과 불신이 쌓이고 이로 인해 사업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했다”며 “조합의 신속하고 대승적 결단에 다수의 조합원들이 안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비 업계에서는 조합 집행부가 비대위와 현대건설 측이 요구해 온 핵심 쟁점 사항을 전면 수용함에 따라 현재 비대위에서 추진 중인 ‘조합장 및 임원 해임 발의’는 명분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합이 대의원회의 기존 지침서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뜻을 받드는 결단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공문까지 보내며 참여를 요청한 이상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불참할 명분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이제는 양 사가 조합의 진정성에 화답할 차례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성수1지구는 지하 4층~지상 69층 17개 동 총 3014가구 규모로, 서울숲과 압구정 일대에 인접한 입지와 일반분양 물량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공사비 약 2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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