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사상 최초로 노벨상을 2회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의 초록 빛이 더 큰 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의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마리 퀴리’ 역의 김소향, 박혜나, 김려원, ‘안느 코발스카’ 역의 강혜인, 이봄소리, 전민지, ‘피에르 퀴리’ 역의 테이, 차윤해, ‘루벤 뒤퐁’ 역의 박시원, 강태을이 참석했다.
‘마리 퀴리’는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고난 속에서도 업적을 이뤄낸 과학자 마리 퀴리의 실제 삶에 상상력을 더한 창작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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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향 [사진=연합뉴스] |
2018년 트라이아웃(시험공연)을 시작으로 2020년 초연을 올린 작품은 이듬해 열린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프로듀서상, 극본상, 작곡상, 연출상 5개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올해 더 커진 무대에서 네 번째 시즌을 올렸다.
작품의 첫 걸음이 된 트라이아웃부터 ‘마리 퀴리’와 꾸준히 함께해 온 김소향은 “창작 작품에 나의 이름을 새긴다는 게 꼭 마리 퀴리가 라듐을 발견함으로써 나의 이름을 주기울표에 새긴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저희 배우들은 내가 이 작품에 어떤 의미와 도움이 될지 기대하면서 작품에 참여하고는 한다”며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또 그는 “다시 ‘마리 퀴리’로 돌아왔을 때 부담감도 컸다. 극장도 커지고, 동생들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많은 영감과 용기를 주는 대선배가 되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밤잠을 설칠 떄도 있었다. 그래도 너무 재미있게 했다”며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작품은 지난 2022년 마리 퀴리의 고국 폴란드의 ‘바르샤바 뮤직 가든스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인 ‘황금물뿌리개상’을 받고,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개최했으며, 2024년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리는 등 글로벌 적인 행보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모든 행보를 함께하며 ‘마리 퀴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직접 목도한 김소향은 “한국에서 만든 공연이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같이 웃고 울 수 있을 정도로 공통점이 많은 인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동아시아에 있는 작은 나라의 뮤지컬이 세계의 관객분들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고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물론 마리 퀴리의 위대함 덕분이겠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분들이 열광하고 눈물 흘렸던 건 마리 퀴리의 인생도 그저 우리와 똑같은 여자의 인생이고,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꿋꿋이 나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이 아름답다는 것에서 오는 감동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가 다시 한번 ‘마리 퀴리’를 찾아주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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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나 [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그는 “이 공연을 하면서 세월이 흐름에 따라 관객분들을 마주할 때 우리의 가치관과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체험하고 있다. 신비롭고, 오묘한 느낌”이라며, “여성이 여성다워야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졌던 때에서 불과 6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나의 주장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여성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주시는 게 이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감사드리고, 그와 동시에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한국의 엘사이자, 최근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 한국 더빙을 맡아 대중들에게도 주목받은 박혜나의 출산 후 뮤지컬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데스노트’, ‘프랑켄슈타인’, ‘하데스타운’ 등 여러 굵직한 작품에 참여해 온 박혜나는 이번 시즌을 통해 ‘마리 퀴리’를 처음 만났다. 그간 연이 닿을 듯 말 듯했다며, ‘마리 퀴리’를 “항상 가슴에 두고 있던 작품”이라 칭한 그는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일본에 ‘데스노트’를 공연하러 다녀와서 ‘마리 퀴리’ 초연을 봤고, 이런 작품이 한국에 있다니’ 싶어서 무대에 대한 설렘이 샘솟았었다. 2년의 휴식기를 거치고 지금에서야 이 작품을 만난 게 신기하다. 인생에는 겪어야 할 일이 있고, 항상 타이밍이 있는 것 같은데 ‘마리 퀴리’와의 타이밍은 지금인 것 같다. 그동안은 바쁘게 사느라 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헷갈렸는데, 제가 추구하는 게 뭔지 중심을 잡아가려고 하는 이 시점에 잘 만난 작품이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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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김려원, 차윤해 [사진=연합뉴스] |
휴식기를 거치며 ‘카르페 디엠’(현재에 충실하라)는 문구에 공감하게 됐다는 박혜나는 시야가 달라지고, 무대에 더 욕심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마리 퀴리’를 통해 배우 인생의 2막을 시작하게 된 그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일이 제 존재 이유였고, 전부였기 때문에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인생의 순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제가 실패라고 여겼고, 억울하고 안 좋은 기억이 남았던 순간들도 저를 만드는 순간이었다. 무대를 대할 때 어떻게든 맡은 몫을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두려움과 억압에 가뒀던 시기가 있었다. 근데 제가 하고 싶은 건 그런 배우 생활이 아니었더라. 그저 무대가 너무 감사하고,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저로 인해 좋은 영향이 관객 여러분과 동료 배우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김소향, 박혜나와 이름을 나란히 한 김려원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마리 퀴리’ 역을 맡았다. “이과랑 거리가 멀어서 공부하고 익히는데 어렵고 두려웠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낸 그는 “작품을 이해하고 내 걸로 만들어서 무대에서 잘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해내는 것을 보면서 마음으로 느껴주시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학교 다닐 때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서 끝까지 해내는 걸 좋아했다.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화장실도 안 가고 끝까지 했다. 마리 퀴리의 넘버인 ‘두드려’라는 장면을 보면서 저런 부분은 저와 닮았다고 혼자 생각해 봤던 것 같다.”
한편 ‘마리 퀴리’는 오는 10월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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