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난다…전 세계에서 잘 됐으면”…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호프’ 베일 벗는다

영화/뮤지컬/연극 / 임가을 기자 / 2026-07-07 09:10:26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거장 나홍진 감독의 파격적인 도전으로 화제가 된 SF 액션 블록버스터 ‘호프’가 베일을 벗는다.

 

▲ (왼쪽부터) 조인성, 나홍진 감독, 정호연, 황정민 [사진=연합]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호프(HOPE)’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참석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의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는 ‘추격자’, ‘황해’, ‘곡성’ 등을 선보인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전작들로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었던 나 감독은 ‘호프’를 통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장편 연출 작품 전부가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영예를 안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나 감독은 “영화의 비주얼과 사운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객분들이 계시고, 텍스트로 받아들이고자 하시는 관객분들이 계신다. 어떻게 하면 이 두 부류의 관객분들이 똑같이 영화를 재미있게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영화를 준비한다”라고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호프’를 통해 SF 액션 영화에 도전한 나 감독은 방대한 대사 대신 강렬한 움직임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선택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곡성’과는 정반대로 액션을 통해서 스토리를 느끼게 해야 했다”라며, “대사나 명확한 표현, 묘사 없이 액션을 통해서 이 영화가 담고자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감독은 “챕터별로 해야 할 얘기들이 있었다. ‘성기’의 생존에 관한 간절함을 대사보다는 액션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범석’과 ‘성애’가 함께했던 시퀀스에서는 사냥을 당하는 주체가 바뀌면서 묘한 감정을 자아내는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했다”라고 연출에 신경쓴 점을 전했다.
 

▲ 사진=연합뉴스

 

대부분의 스턴트를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고 촬영한 만큼 액션에는 특히 많은 공이 들어갔다. 나 감독은 “배우분들 액션에 제일 많은 신경을 썼고, 그 중에서도 안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라며, “촬영을 시작하기 1년 전부터 샷 디비전을 마쳤고, 이미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어떻게 실제로 촬영할 수 있을지 배우, 스태프들과 논의를 한참 했다. 시나리오에 맞는 촬영을 물러섬 없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준비 과정이 길었다”라고 밝혔다.

‘호프’ 속 인간 캐릭터들이 목숨을 걸고 맞서는 대상은 다름 아닌 외계인이다. 한국이 SF 영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만큼, 상상 속 크리처와 연기 합을 맞춰야 했던 배우들은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치를 쌓았다.

황정민은 “상대 배우 없이 상상으로만 연기하는 게 처음이다. 이런 류의 작품을 해본 적이 별로 없으니까 저희 배우들이 다 익숙하지 않을 거다”라며, “상상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고민했다. 상대방 배우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에 따라서 그 씬이 조금씩 완성이 되는데 전혀 그럴 수 없어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연기를 이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호연은 “리허설 때는 중간중간 시선을 잡아주신다고 레이저 포인터를 쏴주시거나 배우 분들이 크리처 모형을 장착한 상태로 앞에 있어 주실 때가 있었지만, 달리거나 차에 타고, 말에 타고 있었을 때는 상상력으로 연기를 해야 했다. 모든 것들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조인성 역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놓치지 말아야하는 건 공포와 생존하려고 하는 에너지, 무드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호흡들이었다. 이것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주연 배우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마을을 지키려는 책임감과 미지의 존재를 향한 두려움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범석’으로 분한 황정민은 ‘곡성’에 이어 나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나 감독은 황정민의 캐스팅에 관해 “지금부터 한 8~9년 전에 청불 등급이 분명해 보일 만한 어둡고 무서운 영화를 함께하기로 했었다. ‘곡성’ 끝나고 나서 같이 하기로 했다가 이 작품으로 갈아탔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당연히 황정민 선배님을 생각하면서 써서 필연적이었고 자연스러운 캐스팅이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호프’에 관해 “욕심이 난다”라고 말하며, “자국에서 7월 15일에 개봉하고 9월 달에 북미 개봉을 하게 되는데, 미국 헐리우드 영화가 우리를 상대로 개봉하듯이 우리나라 영화도 전 세계를 상대로 잘 되어서 다들 행복하게 웃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조인성은 호포항에서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을 맡아 외계인 사냥꾼 무리를 이끈다.

나 감독은 “주변에 친하게 지내시는 배우분들이 조인성 선배님하고 촬영을 자주 하셨는데 다 하나같이 좋은 말씀들만 해주셨다. 류승완 감독님도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연락을 드리고 부탁을 드렸다. 현장에서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조인성은 ‘호프’ 팀에서 가장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배우 중 유일하게 승마에 도전했던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세 달간 연습했다”라며 작품을 위해 준비한 과정을 설명했다.

“외승도 나가고, 실제 아스팔트에서 뛰어보기도 하고, 허가된 공간 안에서 산도 타면서 말과의 호흡을 맞췄다. 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더라. 생물이다 보니까 말의 컨디션이 저와 맞지 않으면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고 당황하게 된다. 항상 배우는 배워가는 과정이 있는 것 같은데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에 관해서는 극 중 마지막 액션 시퀀스를 꼽았다. 조인성은 “저뿐만 아니라 차를 몰고 함께해줬던 호연 씨, 정민 선배님도 호흡 맞추기가 참 힘들었다. 어렵게 찍은 만큼 개인적으로 위대한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뿌듯하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라고 전했다.

정호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을 하는 호포항 순경 ‘성애’로 분했다.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카체이싱과 드리프트, 유탄 발사기 등의 총기 액션을 모두 직접 소화해 놀라움을 줬다.

나 감독은 “캐스팅을 고민하고 있으니까 황정민 선배님께서 귀띔을 해주셨다. 정호연 배우를 꼭 만나봐야 한다고 하더라. 처음 만나서 한 2시간 정도 이야기했는데 제가 캐릭터에 바라던 모습을 평소에 갖고 계신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매칭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첫 만남에서 들었었다. 제가 감히 부탁을 드렸고 많이 졸랐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호연은 “나홍진 감독님 현장에서 황정민 선배님, 조인성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굉장한 도전이었다. 말로 대화를 한다기보다는 눈빛으로 대화가 이어져서 그 속도를 따라잡는 게 어려웠지만, 나중에는 한몸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은 느낌으로 촬영했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개봉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 나 감독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는 “오늘도 작업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서, “이 영화를 몇천 번 본 것 같은데 다시는 안 볼 수 있게 되는 그날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 감독은 “어떻게 보셨는지 진심으로 불안하다. 감독으로서 살면서 제일 겪기 싫은 순간이 이 순간 아니겠나. 어떻게 보셨는지 확인하지 않을 생각이다”라면서, “개봉하는 날까지 귀와 눈을 막아놓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더 해보겠다. 관객 여러분들의 좋은 관람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호프’는 오는 1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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