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좌절' 린지 본, "인생에서 유일한 실패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일반 / 임재훈 기자 / 2026-02-10 07:24:06
▲ 린지 본(사진: AFP=연합뉴스)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꿈을 위해 슬로프에 자신을 내던졌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스키여제' 린지 본(미국)이 담담하게 심경을 밝혔다. 

 

린지 본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13번째로 출전해 경기를 시작했지만 첫 번째 코너를 통과한 이후 두 번째 곡선 주로에서 오른팔이 기문에 부딪힌 뒤 몸의 중심을 잡지 못했고 그대로 넘어져 뒹굴었다.

 

설원에 넘어진 린지 본은 고통 속에 고개를 들었지만 일어나지 못했고, 의료진이 몰려들었다. 이후 경기는 약 25분 중단됐고, 린지 본은 응급 처치 후 들것에 고정된 채 헬리콥터를 통해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진 결과 린지 본은 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판정을 받았다. 

 

린지 본은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활강 경기 당시 슬로프에 기문에 부딛히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게재하면서 "어제 제 올림픽 꿈은 제가 꿈꿔왔던 방식으로 끝나지 않았다. 동화 같은 결말도, 해피엔딩도 아니었다."며 "저는 감히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 왔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부상 당시 상황에 대해 "활강에서는 전략적인 라인과 치명적인 부상 가능성이 있는 라인 사이의 차이가 고작 5인치(약 12~13cm)일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제 라인이 5인치 정도 너무 안쪽이었고, 그 순간 오른팔이 게이트 안쪽에 걸리면서 몸이 틀어졌고, 그것이 곧바로 제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꿈을 위해 슬로프에 자신을 내던졌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스키여제' 린지 본(미국)이 담담하게 심경을 밝혔다. (사진: AP=연합뉴스)

 

이어 그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안타깝게도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었고,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활강에서 금메달, 슈퍼대회전 동메달,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활강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린지 본은 2019년 2월 세계선수권 활강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5년 10개월 만인 2024년 12월 현역 선수로서 슬로프에 복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했다.

 

1984년생으로 올해 41세인 린지 본은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활강에서 이번 시즌 2승을 포함해 네 차례 메달을 획득, 시즌 월드컵 활강 랭킹 1위를 질주하면서 이번 대회 활강에서 금메달 획득이 유력시 됐지만 지난달 말 스위스 크랑몽타나에서 열린 월드컵 레이스 도중 착지하다가 넘어졌고, 무릎 전방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치명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린지 본은 끝까지 출전 의지를 꺾지 않았고, 동계올림픽 출전을 강행, 두 차례 연습 레이스까지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결국 본 무대에서 완주하는 데 실패했다.

 

 

▲ 린지 본(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린지 본은 "어제의 결과는 제가 바랐던 결말은 아니었고,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남겼지만 후회는 없다."며 "어제 출발 게이트에 서 있었던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 자리에 서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가 승리였다고 느낀다."고 은퇴를 번복하고 슬로프에 복귀, 부상에도 불구하고 40대의 나이에 올림픽 무대에 선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때로는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꿈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삶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며 제 여정에서 단 하나라도 가져가셨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여러분 모두가 대담하게 도전할 용기를 갖길 바란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걸지 않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유일한 실패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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