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 본 인터뷰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톡톡’은 뚜렛증후군, 계산벽, 질병공포증, 확인강박증, 동어반복증, 대칭집착증을 가진 6명의 환자가 강박증 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스텐 박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이다.
프랑스의 유명 작가 겸 배우, TV쇼 진행자인 로랑 바피가 집필한 작품은 2005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스페인,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서 공연되어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2006년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 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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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극열전 |
스포츠W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의 카페에서 연극 ‘톡톡’의 ‘밥’ 역으로 출연 중인 윤은오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6년 그룹 브로맨스로 데뷔해 2018년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시작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윤은오는 뮤지컬 ‘쓰릴 미’, ‘레 미제라블’, ‘스위니 토드’,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작품으로 소극장과 대극장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이번 ‘톡톡’은 윤은오의 연극 데뷔작이다. 그려진 선을 무서워하고, 무엇이든 대칭을 맞춰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칭집착증의 ‘밥’ 역으로 작품에 참여한 그는 자신이 연극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로서 살아 나가려면 언젠가는 연극이라는 장르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가수로 시작했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편해서 뮤지컬을 할 수 있었지만, 연극은 다르잖아요. 연기를 정식으로 배우지도 않았음에도 연기만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노래하지 않고서 무대 위에 설 수가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 연극은 아직 못하겠다고 항상 얘기했었죠.”
음악, 연기, 안무 세 부분에 나누어 쓰던 에너지를 연기에 집중해 작품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한 윤은오는 연기에 대해 뮤지컬에서도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 말하기도 했다.
“연기가 제 취약한 부분이라는 걸 선배님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고 있고,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정도로 연기하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언제쯤이면 저만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선배님들이 계시니까요. 원래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부족함을 자꾸 느끼고, 비교하게 되잖아요. 평소에 남들과 비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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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극열전 |
항상 불만족이 있어야 채워가는 재미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100 중 80 정도는 만족하면서 20 정도는 모자라야 계속 노력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같은 80이더라도 더 좋은 80이 될 수 있잖아요. 너무 나한테 만족하고 안주하면 다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어느 정도 불만족을 갖고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그가 ‘톡톡’을 통해 연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와 함께 무대를 꾸린 배우들에게 있었다. 윤은오는 “좋은 선배님들이 계시고, 맡은 역할의 나이대가 막내이다 보니 내 몫을 잘 해내면서 의지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보통 등장하는 장면이 다 다르니까 각자 연습을 진행하고 나중에 다 같이 모여서 모든 장면을 붙여보는 작업을 하는데, 이번 ‘톡톡’은 6명이 다 나와 있는 작품이다 보니까 리딩 때부터 연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했어요. 그게 정말 즐거웠고, 반복적인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첫 공연을 올리는 날에도 이상할 만큼 떨리지 않았었어요. 같이 무대에 오르는 선배님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하니까 부담 없이 잘하는 것 같아요.”
특히 ‘톡톡’은 빠른 템포의 티키타카가 매력적인 극으로, 6명의 배우가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높은 난도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윤은오는 “여러 명이 같이 연습했을 때의 효과가 재미있게 느껴진 공연”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대본이 아직 덜 익혀져 있을 때 티키타카가 빨라야 하는 장면에서 흐름이 느려지고, 삐걱거리는 게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다 같이 모여서 연습을 정말 많이 하다 보니 이제 서로의 호흡이 입에 잘 붙어 있는 것 같아요. 어디서 어떤 호흡이 올 지를 어느 정도 알고 하니까 낯설지가 않은 거죠. 그런 안정감과 템포를 잘 운용하면 관객분들이 봤을 때도 재미있게 전달이 된다는 걸 아니까 저희끼리도 균형을 지키려고 해요. 다 같이 운영하는 게 되게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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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극열전 |
그렇다면 관객들의 관점에서 느낄 수 있는 ‘톡톡’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운데와 대칭을 좋아하는 밥 역할을 맡은 배우답게 윤은오는 ‘중간점’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했다.
“보통 연극을 떠올리면 대학로에서 1년 내내 하는 오픈런 공연이나 셰익스피어같이 심각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하는 고전 연극, 두 분류로 나눠서 생각을 하잖아요. ‘톡톡’은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았어요. 모든 관객이 보기에 이해하기 쉽고, 관람하는 데도 너무 편하거나 침착하지 않은, 딱 중간에 있는 작품이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착착 맞는 호흡을 자랑하지만, 라이브로 이뤄지는 공연이라는 특성상 애드리브라는 변수가 끼기도 한다. 쉴 새 없이 캐릭터들을 말하게 만드는 대본은 촘촘하게 짜여있어 바리에이션을 주기에 난도가 높지만, 반대로 도전하고 싶은 욕심을 만들기도 한다.
“사실 저는 아직 애드리브를 못해요. 원래도 잘 안 하는 편이지만,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없더라고요. 근데 선배님들은 조금씩이라도 호흡을 다르게 섞어서 하시는 게 신기하고, 저도 해보고 싶죠. 똑같은 대사여도 다르게 호흡을 해서 대사를 해 주면 극이 흘러가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같이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새로운 게 생기니까 재미있어요.”
6명이 다함께 움직이는 작품인 만큼, 극 중 캐릭터들은 첫 등장 이후 무대에서 퇴장하는 순간이 거의 없다. 캐릭터 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역할을 맡은 윤은오는 “공연 시작하고 20분 후에야 등장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할 수 없다”고 웃어 보이면서도 나름의 고충을 말했다.
“땀을 많이 흘려서 공연 중에도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인데 이번 ‘톡톡’에서는 물을 못 마시는 점이 아쉽긴 해요. 2막쯤 가면 제가 이미 땀을 한 바가지 흘렸고, 목이 마르는 게 느껴져요. 뱅상 형들은 동선에 물이 세팅되어 있어서 한 번씩 마시는데 그걸 보면 맛있겠다, 나도 한 모금 마시고 싶다 생각이 들죠. 그래서 공연 들어가기 직전까지 입에 물을 머금고 있어요. 최대한 물을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고 가겠다는 의지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삼키고 등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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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극열전 |
극 중 내내 이어지는 유쾌한 소동극은 객석을 빵빵 터뜨리는 유머를 자랑한다. 하지만 윤은오는 “아직 순수한 코미디는 만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톡톡’이 지닌 웃음의 특성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제가 생각하는 코미디는 ‘웨스턴 스토리’ 같은 극이거든요.(웃음) 그 작품을 했던 배우들 얘기를 들어보면 [개그 콘서트]처럼 공연 전에 객석을 웃기기 위한 회의를 한대요. 저희는 텍스트가 웃기고, 자연스럽게 웃긴 상황이 된 것뿐이지, 웃기는 것까지 생각하고 연습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또 텍스트로만 봤을 때는 단순히 코미디라고만 생각했지만, 마냥 코미디 연극이라고 소개하기에는 코미디적이지 않은 요소가 많아요. 이 작품을 보고 웃는 사람도 있지만, 안 웃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단순히 관객을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코미디극과는 거리가 있는 ‘톡톡’은 환자들의 증세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깊이 생각할수록 마음 놓고 웃기에는 결리는 부근이 있기도 하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서 ‘톡톡’의 대본을 처음 읽었다고 말한 윤은오는 “깔깔 웃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볼까 봐 덮고 집에 가서 마저 읽었다”고 말하면서도,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변화하게 된 감정과 느낀 바를 전했다.
“텍스트로는 그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을 볼 수 없잖아요. 다 같이 연습실에 앉아서 읽을 때만 해도 그저 웃겼는데,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연기를 직접 보니까 그냥 웃기지만은 않았어요. 관객분들도 처음 보는 상황이니까 웃음이 나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냥 웃음만으로 넘길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다시 공연을 봤을 때 다르게 보이실 거예요. 처음에는 신기하게만 보다가도 작품을 통해 대화하다 보면 그들이 힘들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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