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극 내향인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에서 래퍼로 변신해 또 다른 도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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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와일드 씽’에서 ‘상구’ 역으로 분한 엄태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의 카페에서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엄태구는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시사회에 초대한 가족, 지인분들이 극장에서 너무 많이 웃으셨다고 이야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벌인 무모한 도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번 영화는 엄태구가 본격적인 코미디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영화로도 화제를 모았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저 말고 누군가가 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았다”라고 말한 그는 또 다른 이유로 ‘현우’ 역에 캐스팅된 강동원의 존재를 꼽았다.
엄태구는 “강동원 선배님이 캐스팅되어 있어서 더 해보고 싶었다”라며, “10년 전 ‘가려진 시간’에서 같이 연기 해보기도 했고, 선배님이 춤을 추신다니까 제가 랩을 하면 재밌겠다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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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친해지는 데 성공했는지를 묻자 “성공은 못 한 것 같다”라는 아쉬운 답이 돌아왔다. 이어 엄태구는 “그래도 ‘가려진 시간’ 때는 선배님 번호도 몰랐었는데 이번에는 문자도 드렸다. 처음 문자 드릴 때 대선배님이고 엄청나게 떨려서 1시간을 썼다 지웠다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따뜻하게 답장을 보내주셔서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훈훈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대중에게 엄태구는 극 내향인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내성적인 성격과 반전되는 파격적인 인물을 소화한 것에 관해 그는 “코미디, 랩, 안무, 텐션 높은 캐릭터까지 모든 게 다 부담이었다”라고 토로하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부담되었던 요소로 ‘코미디 장르’를 꼽았다.
이어 엄태구는 “머리로는 코미디가 제일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몸으로 해보니까 누군가를 웃긴다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고, 이걸 하셨던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와일드 씽’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그룹 ‘트라이앵글’의 막내이자 메인 래퍼 ‘상구’로, 활동 내내 3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솔로 앨범 실패 후 보험 설계사로 살아가게 된 인물이다.
트라이앵글의 데뷔곡 ‘러브 이즈(Love is)’, 2집 타이틀곡 ‘샤우트 잇 아웃(Shout it Out)’에서 직접 상구의 파트를 소화한 그는 JYP엔터테인먼트를 오가며 꾸준히 랩 레슨을 받고, 선생님과 함께 가사를 쓰기도 했다. 엄태구는 “영화 속 나오는 상구의 발성 연습이 웃기려고 한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하는 발성 연습이었다. 소리를 뱉는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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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랩이라는 낯선 장르를 연습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묻자, 그는 “재미있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선생님과 둘이 있던 방음부스를 나오면 쑥스러워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엄태구는 “둘만 있으면 선생님이 계속 추임새를 넣어주신다. 그러면 저도 같이 할 수 있는데 막상 나오면 쑥스럽더라”라면서, “방음부스에서 연습하는 영상을 회사에서도 보여달라고 했는데 안 보여줬다. 곧 지울 거다. 저도 잘 안 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렬한 래핑과 함께 그룹의 막내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구의 귀여운 이미지가 트라이앵글의 무대를 촬영하기 전 즉석에서 결정됐다고 전한 그는 “거울을 보고 귀여운 표정을 연습했다”고 밝혔다.
또 엄태구는 “지금 귀엽지 않으면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이었다. 어디서 봤거나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귀여운 척은 다 했다”라며, “현장에서 모니터링 할 때는 즐기고 있는지, 어색하지는 않은지를 위주로 봤다. 민망한 건 물론 있었지만,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무대를 소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많이 신경을 기울인 건 상구로서 진심으로 뛰어논다는 점이었다. 엄태구는 “네다섯 살 때 씻고 나와서 팬티만 입고 놀 때처럼 자유롭게 논다면, 분명히 전해질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제스쳐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해야 텐션이 올라가고 진짜 즐길 수 있을지를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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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려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서는 윙크가 쏟아졌다. 엄태구는 “제가 할 수 있는 귀여운 척이 한정적이었다. 윙크만 계속 생각이 났다. 그때 찍었던 것의 연장선으로 다른 장면을 찍을 때도 상구의 캐릭터로 가져가고 싶어서 관객과 마주치면 윙크를 연속으로 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상구가 소화한 랩과 춤 중 더 어려운 것으로는 춤을 꼽았다. 엄태구는 “아무리 따라 하려고 해도 고유의 선이 있는 것 같다. 제가 하면 체조처럼 된다”라며 솔직히 말했다.
가수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랩이랑 춤을 1절만 립싱크로 하는데도 호흡이 힘들었다. 콘서트 버전은 1절만 해도 팔이 잘 안 올라간다. 컷이 나오면 바닥에 드러누웠다. 가수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라이브로 어떻게 춤추면서 하시는지 신기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가수로서의 재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구처럼, 엄태구 또한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배우로서의 길을 이어나갔다. 그는 “‘밀정’ 전에는 그만할 생각을 많이 했다. 성향에도 잘 안 맞는 것 같고, 적응을 잘 못했다. 근데 ‘밀정’ 이후에는 선배님들과 작업하면서 내가 이 직업을 잘 못 해오지는 않았구나, 계속 해 나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작품 외에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건 다름 아닌 예능 프로그램 ‘워크맨’이었다. 엄태구는 ‘워크맨’ 외전 ‘단순노동’에서 여러 게스트와 함께 내향인다운 토크 콘텐츠를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엄태구는 “최근에는 ‘워크맨’을 매주 촬영하면서 훈련이 된 것 같고 익숙해진 것 같다”라며, “지금은 다른 예능 나갈 때도 예전만큼 긴장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에 ‘빠더너스’도 촬영했는데 되게 자연스러웠다.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고 왔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래퍼라는 역할을 무사히 소화한 엄태구의 다음 목표물은 로커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이제는 하고 싶은 역할이 생겼다”라며, “코미디 장르에서 말고 진지하게 로커를 연기해 보고 싶다. 랩을 배운 것처럼 록을 배울 수 있지 않나.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이 힘들지만, 재미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와일드 씽’은 오는 6월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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