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홍수' 박해수, "김병우 감독 세계관 흥미로워...새로운 도전이었다"

인터뷰 / 임재훈 기자 / 2025-12-24 14:50:13
▲ 박해수(사진: 넷플릭스)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의 주연 배우 박해수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소재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대홍수'는 우주 행성이 지구와 충돌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맞이한 지구의 마지막 날,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인류 부활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블록버스터. 

 

박해수는 극중 안나(김다미 분)가 일하는 연구소의 요원으로, 대홍수라는 특별 재난 상황 속에서 인류 부활의 열쇠를 지닌 특별한 인물인 안나를 구조해 연구소까지 이송하는 임무를 부여 받고 파견되는 비밀스러운 인물 손희조 역을 맡았다. 

 

'오징어게임', '수리남' '종이의 집', '사냥의 시간', '악연' 등 넷플릭스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라 있는 박해수는 이번 '대홍수'의 주연 배우로서 신작이 공개된 이후 반응에 대해 "유럽이나 영어권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어서 감사했고, 어떤 형태로 유입이 되는지도 궁금해서 넷플릭스 분들께도 여쭤봤다.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분명히 증명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구와 우주 행성의 충돌과 그로 인해 발생한 대홍수와 인류 멸망의 위기, 그리고 육신을 물론 생각까지 건강한 인류를 복원시키려는 과학적 시도에 관한 이야기를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속에 담은 작품인 만큼 박해수에게는 시나리오 자체가 쉽게 읽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 '대홍수'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박해수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일부러 잘 읽히게 쓰신 대본은 아니더라"면서도 "그런데 그게 저한테는 도전 의식이 됐고, 이야기가 점점 조금씩 드러났다. 저한테 분명 도전이자 새로운 시도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작품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용 자체가 이해가 안 되진 않았다. 루프물이고 반복 속에서 인물이 성장해가는 구조는 비교적 명확했다."면서도 "다만 고민이 컸던 건 '지금이 몇 번째 루프인가', '이 시점에서 인물이 어느 정도 학습했고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 캐릭터(손희조)는 임무가 있고 기능이 분명한 인물이라, 그 기능을 얼마나 표현할지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 결국 외부 상황을 설명하고 사건 진행을 관객에게 알려주는 목소리가 제 역할이고, 동시에 안나를 조력하거나 중요한 순간에 일깨워주는 캐릭터라고 설명해주셔서 그걸 잘 따라갔다."고 캐릭터 소화를 위해 김병우 감독과 나눈 소통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속에 영화에서 연기를 펼쳤지만 영화를 본 영화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생략된 내용이 많아 보이고, 배경 상황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불친절한 영화'라는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여러 버전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감독님은 ‘불친절함과 친절함’ 사이에서 어느 지점이 관객을 존중하는 방식인지 고민하며 조율하셨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더 친절했어도 비슷한 반응은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보면 관객이 충분히 상상하고 따라갈 수 있는 일들이라, 감독님이 그 지점을 믿지 않았나 싶다."고 나름의 생각을 전했다. 

 

손희조 캐릭터가 ‘조력자’인데도 극중 어딘가에서 배신할 것 같은 긴장감을 주는 캐릭터로 묘사된 데 대해 박해수는 "그렇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은 결국 안나와 자인(극중 안나의 아들)이 여행이다. 제가 들어갔을 때 제 드라마가 생길 수는 있지만 제가 해줘야 하는 건 서스펜스였다. 긴장감을 유도하고 외부 정보들을 제공하는 기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의적인 태도를 구체화하려고 했고, 인간으로서 주체적이지 않고 반대 가치관을 가진 인물로 접근했다. 감독님도 그걸 원했다."고 전했다. 

 

이 영화의 촬영은 2022년에 시작해 2023년 1월에 마무리 됐다. 한겨울에 수중 연기를 펼친 만큼 박해수는 자신의 캐릭터와도 싸워야 했지만 촬영 내내 젖은 상태를 유지해야 했고, 그로 인한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박해수는 "아무리 보온을 해도 금방 날아가고,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했다. 뜨거운 물을 수십 통씩 받아서 릴레이로 뿌려주고…근데 제가 춥다고 말할 정도가 아니었다. 김다미 배우가 겪는 걸 앞에서 보면, 제가 힘들다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젖은 옷은 무겁고, 신발은 퉁퉁 붓고… 전 물을 좋아하는데도 하루 종일 그러면 지친다. 다미 배우와 자인이 모두 대단했다."고 김다미와 아역 배우 권은성을 칭찬했다. 

 

이번 영화는 배우 김다미가 처음으로 펼친 모성애 연기로 화제가 됐다. 

 

박해수는 김다미의 모성애 연기에 대해 "저는 이 작품이 ‘모성애만’ 보여준다고 느끼진 않는다. 큰 사랑의 굴레라고 생각한다. 엄마와 아이가 있으니까 우리가 흔히 ‘모성애’라는 말로 부르지만, 다미가 ‘모성애를 알고 연기한다’기보다는 사랑의 깊이를 절실하게 가져가다 보니 현상처럼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김다미가 표현한 모성애의 본질에 대해 짚었다. 

 

▲ '대홍수'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이어 그는 김다미의 모성애 연기 중 인상적던 장면에 대해 "아이를 안고 있는 순간의 행동이었다. 아기를 낳지 않은 배우들은 어색할 수 있는데, 그걸 부단히 연습하고 그 안에 사랑을 넣으니까 순간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더라"며 "대사도 좋았지만, 그런 행동에서 더 감동했다. 사랑의 절실함과 작품에 대한 절실함이 같이 보였다."고 전했다. 

 

박해수는 이번 작품이 자신의 연기 생활에 갖는 의미에 대해 "김병우 감독님 세계관이 저는 흥미롭다. 한정된 공간(방송국, 벙커, 지하철, 아파트 등) 안에서 인물이 변화하고 선택하는 태도가 본성에 가깝다는 점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는 장르적인 것도 있었고 저는 SF를 되게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도전할 거리가 있고 다양성 측면에서도 많이 시도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애정이 많이 있었다."고 말한 뒤 "희비극을 왔다 갔다 있는 에너지 있는 배우들도 많고 그래서 거기에서 나오는 SF나 거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들은 세계에서도 많이 기대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국내 배우들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박해수는 자신이 출연한 연극 '벚꽃동산'을 연출한 사이먼 스턴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 감독이 객관적으로 한국 배우들에 대한 칭찬이 그랬다. 희비극을 자연스럽게 넘나들 있는 배우들이라고 표현을 하더라"며 "김병호 감독님 작품이 그런 면으로 플러스 요인이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박해수는 스크린과 TV에 연극 무대까지 자유로이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펼치는 대표적인 배우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시간 활용과 호흡의 부분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 활동을 함께 이어가는 데 대해 박해수는 "너무 행복하다. 무대가 제 뿌리였고, 연극을 하면 배움이 점점 많아진다. 무대는 제대로 준비 안 되면 스스로 무너진다. 그래서 저한텐 계속 채찍이 되는 공간이다. 시간은 많이 쓰이지만 에너지가 방전되진 않아요. 앞으로도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별세한 배우 고(故) 이순재와 고 윤석화를 언급했다. 고 윤석화는 특히 그가 출연한 첫 연극 '사춘기'의 제작자로 인연이 깊다. 

 

박해수는 "존경스럽다. 정말 같이 제가 시대를 살았다는 거에 대해서 영광스럽다. 무대 위에서 삶을 이렇게 삶의 끝까지 정말 아름답고 영광스럽고 빛이 나면서 무대 위에서 그렇게 계셨다는 것에 대해 너무 존경스럽다."고 진심을 담은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무대에서 또는 연기하면서 존재하신다는 보통 어려운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닌, 어떻게 살아야지 그렇게까지 있는지 정말 상상도 정도로 정말 같은 세대에 있었다는 영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거듭 고인들의 삶에 경의를 표했다. 

 

박해수는 팬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계속 보고 싶어지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다가가기 어려운 배우가 아니고 계속 보고 싶고 기대되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되려면 배우가 계속해서 무언가 도전하고 바꿔 나가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K-콘텐츠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는 데 이어 시발점이 된 작품이랄 수 있는 '오징어게임'의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서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음식,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코리언 스타일'이 각광을 받고 있는 데 대한 생각을 묻자 박해수는 "감사하다. 다만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한국 작품을 있어서 보는 게 아니라 찾아서 보는 '니즈'가 됐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좋은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대홍수'를 끝으로 2025시즌을 마감한 박해수는 내년 상반기 ENA 드라마 ‘허수업’ 방영을 앞두고 있다 또 내년 9월에는 호주와 뉴욕에서 자신이 출연한 연극 '벚꽃동산'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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