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정상… 33개월 만에 통산 4승째

일반 / 임재훈 기자 / 2026-07-13 19:01:21
▲ 김주형(사진: PGA투어)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김주형이 3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주형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 호주 교포 이민우(합계 15언더파 265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김주형은 이로써 지난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이후 약 2년 9개월(33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62만 달러(120만 파운드·약 24억원). 

지난 6월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김주형은 이번 우승에 힘입어 오는 16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오픈 우승에도 도전한다.

이와 함께 내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도 확보한 김주형은 PGA 투어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아 32위로 랭킹을 끌어올렸다.

우승 뒤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인 김주형은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뼈저린 패배의 맛을 많이 봤다"며 "여전히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며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김시우는 마지막 날 4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김주형 우승 기자회견 일문일답]

 

▲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사진: PGA투어)

 

Q: 이번 주 처음으로 미디어센터에 오셨는데, 챔피언 자격으로 오게 됐다.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그리고 지금 기분이 어떤지 이야기해 달라.

 

김주형: 정말 멋지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꽤 오래돼서 얼마나 무거운지 잊고 있었다. 농담이고, 정말 특별하다. 당연히 이번 주 내내 우승을 목표로 했다. 우승 경쟁에는 항상 압박감이 있고 긴장감도 따른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쌓아온 경험을 믿었고, 연습 과정과 지금의 위치에 다시 오기 위해 해왔던 모든 노력을 신뢰했다. 오늘은 나에게 정말 특별한 하루였다.

 

Q: 몇 년 전 이 대회는 사실상 김주형이라는 선수를 전 세계에 알린 무대였다. 이제 이곳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김주형: 맞다. 이상하게도 이 대회는 항상 다시 돌아오고 싶었고,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다. 모든 것이 여기서 시작됐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투어 자격을 얻었고, 당시 3위를 하면서 임시 자격에 가까운 위치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 주 디 오픈에서 그 자격을 확정했고, 그해 두 번 더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으며 프레지던츠컵에도 나가게 됐다.

 

반면, 이곳에서는 아쉬운 기억도 있었다. 3위를 하기도 했고, 로리 매킬로이가 우승했을 때 최종조에서 함께 경기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우승에 가까이 갔지만 이루지 못했다. 오늘 마침내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

 

Q. 우승이 확정된 뒤 눈물을 보였는데, 당시 어떤 감정이었나? 또 스코틀랜드에서, 그리고 한국 기업인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대회에서 우승한 의미는 무엇인가?

 

김주형: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 이렇게 미디어 인터뷰와 사진 촬영 일정이 없었다면 아마 방에 들어가서 몇 시간은 울었을 것 같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

 

그동안 아주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아주 늦게, 그리고 아침 일찍 경기한 날도 많았다. 그냥 갑자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시절이 떠오르곤 했다. 그럴 땐 정말 힘들었다. 골프는 앞으로도 계속 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스포츠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스포츠라는 것을 배웠다.

 

오히려 지금은 몇 년 전보다 이 순간을 더 깊이 감사하게 느끼고 있다. 가족들과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 함께 힘든 시간을 견디고 함께 기뻐해 준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Q. 우선 오늘 우승을 즐기겠지만, 다음 주 디 오픈이 열리는 로열 버크데일로 향하게 된다. 과거 디 오픈 준우승 경험도 있는데, 이번 우승이 큰 자신감을 줄 것 같은가?

 

김주형: 지금의 이 기분을 다음 주까지 끌고 가지 않을 생각이다. 내일이 되면 이번 주는 뒤로 넘길 것이다. 골프를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좋은 한 주를 보냈더라도 그것을 빨리 정리하고 다음 주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승에만 만족감을 두고 살아갈 수는 없다. 1년에 세 번, 네 번 우승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밤은 충분히 즐길 것이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주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것이다. 최대한 잘 쉬고, 목요일부터는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Q. 이번 주 내내 이 코스에서 잘하는 비결을 묻자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인내심이 중요했나?

 

김주형: 지난 몇 년 동안 정말 많은 인내를 배웠다.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인내심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잘해도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잘될 수도 있다.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성숙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는 것이다.

 

링크스 골프가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준다. 완벽한 드라이버 샷을 쳤는데도 이상한 바운스를 맞고 벙커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곳 벙커는 미국과 다르다. 미국에서는 벙커에 들어가도 파나 버디를 노릴 수 있지만, 여기서는 턱에 걸릴 수도 있고 깊은 곳에 빠질 수도 있다. 운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결과가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링크스 골프가 바로 그런 게임이다.

 

Q. 4번 홀에서 처음 선두에 올랐는데, 좋은 샷을 하고도 디보트에 들어가는 불운을 겪었다. 그 상황을 설명해 달라.

 

김주형: 4번 홀은 맞바람일 때 정말 어려운 홀이다. 좋은 티샷을 쳤는데 디보트에 들어갔다. 당연히 좋은 라이를 원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는 디보트에 들어가도 꽤 좋은 결과를 많이 냈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일이 생겼지?’가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맞바람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낮게 치기에 유리했다. 나는 항상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내 장점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Q: 투어에 오기 전부터 많은 성공을 거뒀고, PGA 투어에 진출한 뒤에도 빠르게 우승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당황스럽지는 않았나?

 

김주형: 나는 이 무대에서 우승하기 위해 평생 정말 오랜 시간 노력해 왔다. 처음 우승했을 때는 내가 해온 모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매우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똑같이 10시간씩 연습해도 어떤 선수는 우승할 수 있고, 어떤 선수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골프에는 너무나 많은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노력한다고 해서 매번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단순히 ‘내가 우승했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전에는 너무 어려서 당시 일어나고 있던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24세이고, 투어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프로가 된 지도 거의 10년이 됐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나이가 들고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생각이 든다.

 

Q: 지난해 한동안 스윙 코치 없이 활동했고, 지금은 숀과 함께하고 있다. 다시 코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또 숀을 선택한 이유와 지금까지 함께한 과정은 어땠나?


김주형: 오랫동안 함께했던 코치가 있었고, 그와 결별했을 때는 문제가 스윙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 있다고 생각했다. 골프 스윙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내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숀과 함께하게 된 과정은 재미있었다. 어느 날 친구 한 명에게 전화가 왔고, 그가 내게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나는 최근 골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느끼는 여러 문제를 설명했다. ‘아마 이것 때문인 것 같다’, ‘저것 때문인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경기력 자체는 괜찮은 것 같은데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친구가 숀을 한번 만나보라고 권했다.

 

숀이 내 스윙을 여러 차례 좋게 평가한 적이 있고, 경험도 많으며,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해 왔으니 한번 만나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받아 숀에게 직접 연락했다. 처음부터 큰 기대나 결심을 갖고 연락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몇 가지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짧게 통화했다.

 

그런데 숀은 나를 앉혀 놓고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해 줬다. 이후 잠시 그 방법을 시도해 봤고,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숀은 특히 정신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 역시 인생에서 많은 일을 겪었고, 그 경험을 내게 많이 보여줬다. 나는 그의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함께한 지 짧은 기간 만에 우승까지 하게 됐다. 물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동시에 더 현명하게 훈련할 것이다. 숀이 내 편에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Q: 오늘 16번 홀과 17번 홀을 마친 뒤 중계진 가운데 한 명이 오랜 시간 동안 본 것 중 최고의 볼 스트라이킹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늘 자신의 볼 스트라이킹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주형: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공을 매우 잘 컨트롤했다. 날씨 등 경기 환경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출발부터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1번 홀에서 좋은 퍼트를 성공시켜 버디를 기록했고, 2번 홀에서 친 샷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번 홀의 핀 위치는 쉽지 않았다. 특히 정면에서 맞바람이 불고 있었고, 185야드 거리에서 2번 아이언을 쳐야 했다.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다. 그 상황에서 공을 홀 7피트에 붙였다. 비록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그 샷이 오늘 경기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마지막 홀을 제외하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순간도 많지 않았다. 계속 공을 페어웨이에 놓았고 좋은 위치를 만들었다. 경기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오늘처럼 공을 잘 컨트롤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느낌이었다.

 

Q: 지난 18개월 정도를 돌아봤을 때, 골프가 너무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가장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나?

 

김주형: 그런 순간은 많았다. 정확히 어느 한 순간을 꼽기는 어렵지만, 골프 코스 안에서 그렇게 느꼈던 순간들이 많았다. 결국 그것도 골프의 일부인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전에는 그런 시기를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 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골프는 정말 독특하고 다른 스포츠다. 다만 이제는 적어도 그런 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생겼다. 그 경험들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성장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Q: 그 과정에서 조언을 구한 동료 선수나 투어 선수가 있었나? 골프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훨씬 성숙해진 것처럼 보이는데, 다른 사람에게 배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김주형: 특정한 한 사람에게 배운 것은 아니다. 스코티 셰플러는 많은 사람에게 정말 훌륭한 롤모델이다. 그의 기자회견을 들어보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자기 인식과 성숙함이 느껴진다.

 

또 TGL에서 타이거 우즈의 팀에 속하게 되면서 타이거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정말 큰 도움을 줬다. 이번 우승은 3년 만의 우승이었는데, 우승 이후 가장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 사람이 타이거 우즈였다. 그것만 봐도 타이거가 어떤 사람인지, 또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정한 한 명을 꼽을 수는 없지만, 큰 성취를 이룬 선수들의 인터뷰를 듣고 그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지켜봤다. 직접 조언을 구했을 때도 모두 친절하게 답해 줬다.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했다. 유튜브에서도 그들의 인터뷰를 찾아 듣고, 그들이 말하는 내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런 여러 가지 경험과 조언들이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섞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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