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세상 엿보기] “필수의료 위기, 낮은 수가부터 바로잡아야”

사회/생활 / 편집국 / 2026-09-28 16:14:45

[SWTV 편집국] 정부의 가격 통제로 필수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부가 의료 수가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면서 시장의 가격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낮게 유지된 의료 수가는 의료서비스의 보상 체계를 왜곡하고 필수의료 기피를 심화시켜 결국 필수의료 전반의 위기로 이어진다.


지방에서는 소아과를 찾기 어려워졌고, 대학병원의 대기시간은 갈수록 길어진다. 비수도권에서는 소아과 전문의가 부족해 응급 진료와 수술을 제 때 받지 못하는 사례도 늘었다.

 

▲ 김민아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저수가와 행위별 수가제는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부추긴다. 낮은 수가와 소송 위험 속에 필수의료 인력은 줄고, 비급여 분야로 인력이 쏠린다. 행위별 수가제 역시 치료의 질보다 진료량을 늘리고 짧은 진료를 유도한다.


낮은 본인부담금은 가격 신호를 왜곡해 경증 질환에도 병원을 쉽게 찾는 도덕적 해이를 낳았다. 지난 2024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17.9회로, OECD 평균 6.6회의 약 2.7배에 달한다. 높은 의료 이용량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수가 구조는 지방의료원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의 경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자본잠식 기관은 지난 2021년 8곳에서 2025년 18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의료손실도 약 4702억원에서 5573억원으로 확대됐다.

의료 수가 체계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의 의료비용 분석에서도 수가 불균형이 드러났다. 약 6000개 건강보험 수가를 분석한 결과,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은 190%, CT·MRI 등 특수영상검사는 194%였다. 반면 진찰과 입원, 마취 등은 상대적으로 저보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 6월 건강보험 수가 개편을 확정했다. 검체검사와 CT·MRI 등 과보상 분야의 수가는 낮추고, 진찰·입원·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은 확대하기로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개편된 수가가 실제 필수의료 인력 확충과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아울러 소송 부담을 완화해 필수의료 분야의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진료 횟수만 늘리는 행위별 수가제에서 벗어나 치료의 성과와 질에 따라 보상하는 가치 기반 지불제도를 도입하고, 과도한 의료 이용에 대한 본인부담을 높여 남용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 긴급한 중증 환자에게 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의료서비스를 정상화하려면 시장 메커니즘에 입각한 의료 수가로 전환이 필요하다. 의료행위의 가치에 맞는 적정 보상이 이뤄질 때 필수의료 인력이 다시 유입되고, 국민도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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