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윤주 “독기품고 만든 악역 가선영, ‘착한여자 부세미’ 감독님은 내 원픽”

인터뷰 / 노이슬 / 2025-11-06 18:17:34

[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장윤주가 필모사상 처음 악역에 도전, 호평 받았다. 배우 데뷔 10년차인 장윤주는 코믹 연기부터 장르물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주연으로서 당당히 우뚝섰다.


장윤주가 주연을 맡은 지니 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연출 박유영/ 극본 현규리/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크로스픽쳐스, 트리스튜디오) 최종회에서는 인과응보, 권선징악의 결말을 맞았다. 가선영(장윤주)은 가성호 회장(문성근)이 놓은 덫에 걸려 들었고, 가성그룹 회장이 된 순간 가 회장을 살해한 정황과 동생 가선우(이창민)를 살인 공모한 사실이 밝혀지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김영란(전여빈)은 전동민(진여)과 무창에서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가선영은 변호사를 대동해 마지막까지 발악했음에도 결국 감옥에 가게 됐다.
 

지니 TV 오리지널착한 여자 부세미가선영 역 장윤주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착한여자 부세미’에서 가선영을 연기한 장윤주가 6일 강남의 모처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너무 감사드린다. 제 마음에는 아직 여운이 남아있다. 마지막 촬영 날도 울었다. 가선영이 너무 불쌍하지 않았나 싶다”며 “저는 어제도 보고 울었다. 문성근 선배님이 영란이에게 남긴 영상 편지를 보고 꺼이꺼이 울고 잠도 못 잤다. 오늘도 계속 혼자 이상한 음악 들으면서 있다”고 여운을 전했다.

‘착한여자 부세미’는 무더운 여름에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한 목소리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외칠 정도로 팀워크가 좋았다. 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된 듯,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7.1%, 수도권 7.1%로, ENA 드라마 역대 2위에 올랐다.(닐슨코리아 기준) 스태프들은 포상휴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장윤주는 “마지막 촬영 끝내고 나서부터 거의 모두 흥분의 도가니였다. 저는 속으로 ‘나와봐야 알지 이렇게 흥분하나’ 걱정도 있었다. 그 정도로 단합이 좋고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이 컸다. 정말 모두가 “대박” “우리 발리 가자”를 외치면서 헤어졌다. 근데 정말 그대로 잘됐다. 근데 포상휴가를 간다면 저는 먼 발리보다 바닷가가 맑고 아울렛도 있는 괌이나 사이판으로 가고싶다. 실제 내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미소).”

2015년 영화 ‘베테랑’으로 연기를 시작한 장윤주는 배우 데뷔 10년차에 ‘악역’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타이틀롤인 배우 전여빈과 대결 구도로 극의 한축을 이끌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박유영 감독의 설득에 용기를 냈다. “감독님은 처음부터 저였다고 하더라. 매체와 제작사는 반대했다고 하더라. 알고보니 감독님이 20대 초반에 감독님이 패션쇼 영상을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저를 보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느꼈다고 하더라. 그리고 영화 ‘최소한의 선의’를 보고 그런 무표정을 잘 소화해서 처음부터 원픽이었다고 하더라. 결국 감독님이 저도, 매체와 제작사도 설득시켰다. 저도 감독님의 전작 ‘유괴의 날’을 정주행해보고 믿고 가보자 였다.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생겼다. 저도 감독님이 제 원픽이다(웃음).”
 

지니 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 가선영 역 장윤주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박유영 감독은 장윤주가 가선영을 잘 해석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캐릭터의 레퍼런스가 될만한 작품도 추천해주고, 촬영 때는 가선영만의 카리스마 넘치고 압도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더 디테일하게 신경썼다. 특히 1회부터 가선영이 등장하는 순간, 현악 연주 BGM이 등장하며 갑자기 스릴러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장윤주는 “감독님께 하트 100개 드리고 싶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감독님께서 데이비드 핀처의 ‘나를 찾아서’와 영국 영화 하나를 레퍼런스로 주셨다. 저는 문득 재벌의 영화 ‘돈의 맛’이 생각이 나더라. 촬영할 때는 감독님을 믿고서 선영 캐릭터를 고민하고 나갔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는 감독님이 누구보다 선영이를 애정하고 판을 깔아주시고 사랑받은 기분이었다. 패션쇼에서도 음악이 바뀌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음악의 변주는 참 중요한 포인트인데, 저만 나오면 현악 음악이 나오고 주술 사운드에 클래식이 깔리더라. 정말 너무 감사했다.”

교도소에서 마지막까지도 살기 어린 눈빛이 죽지않았던 가선영.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가선영은 자신의 동생과 의붓 아버지까지 죽인 악인이고 냉혹한 사이코패스다. 장윤주는 악인이나 사이코패스가 아닌 가성호를 향한 복수심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풀어나갔다.

“저는 선영이가 악하다거나 사이코패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연영과 교수이고 가성그룹의 후계자다. 근데 가성호가 모든 것을 망쳤다. 우리 아버지도 저 사람이 죽이고, 우리 엄마도 저 사람 때문에 죽었을 것이다. 복수 하나만 보고 갔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에 되게 불우했을 것 같다. 아빠가 정신병원에 가는 것을 보고, 엄마는 돈은 있고 부유한 것 같지만 살갑고 따뜻한 사람은 아니다. 새 아버지가 왔는데 어린 마음에 탓하면서 그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힌 인물이다. 연기는 아빠의 권유로 치료 목적으로 시작했을 것이라고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선영이 악하다거나 얄밉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가선영이 했던 짓들 중에 너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족들의 약점을 건들인 것이 좀 걸리긴 했다. 근데 선영은 돈이 아닌 가성호를 향한 복수가 중요했다.”
 

▲지니 TV 오리지널착한 여자 부세미가선영 역 장윤주 [사진=KT스튜디오지니]

 

최종회에서 가성호 회장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선영을 향해 ‘불쌍하다’면서 그의 부친이 죽은 진실을 밝힌다. 하지만 장윤주는 가선영이 학수고대한 복수의 날이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12회에서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말해주지만, 사실 선영은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었을 뿐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에 들은 적도 없는 사실을 처음으로 의붓 아버지에게 듣는다. 근데 선영은 친 아빠에 대한 연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성호라는 사람, 그 사람 때문에 모든 나의 가정이 파탄이 나고, 그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왔을 것 같다. 가성호에 대한 복수심도 불타는데, 그 친딸 예림이가 어디서 나타났다. 당연히 제거 대상인 것이다.”

오랜 시간 가선영으로 살아온 장윤주는 12회 촬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그는 “12회 마지막 씬 찍으면서 제가 울었다. 대본에는 없지만 제 마음 속에는 그렇게 불쌍했으면 너는 나한테 뭐했줬는데,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생각이 들더라. 정은 없고 미움만 가득한 상태였을 것이다”고 했다.

‘착한여자 부세미’의 표면적인 악인으로서 장윤주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될 명장면을 여럿 탄생시켰다. 특히 가성호 회장을 죽일 때 머리카락이 한 올이 흘러내린 순간은 시청자들 압도했다. 장윤주는 “이 머리카락도 아는 것이다”며 웃었다. “저는 가선영 캐릭터를 설정할 때 걸음걸이 하나, 옆모습, 뒷모습까지도 신경을 썼다. 헤어 스타일링도 이 여자는 완벽할 것 같고, 완벽을 선호하고 틈이 없이 항상 날이 서있다. 그 머리카락 한 올로 그 사람의 집요함과 살짝 특이함을 주고 싶었다. 그 사람만의 룰인 것이다. 그런 것들을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 한 가닥을 내렸다. 머리 묶는 것도 위치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부피도 너무 두껍고 크면 안된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 머리도 계속 자르고 유지했다. 시청자들에도 각인이 잘 되겠다 싶었다 그 머리를 한번 시도했는데 감독님이 되게 좋아하셨다.”
 

지니 TV 오리지널착한 여자 부세미가선영 역 장윤주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가성호 회장을 향한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그의 곁에 늘 함께한 이는 충실한 심복인 함비서(김영성)다. 장윤주는 ‘착한여자 부세미’에서 가성그룹의 무거운 분위기를 담당, 함비서 역의 김영성 배우와 동생 가선우를 연기한 이창민 배우와 가장 많이 호흡했다. “내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두 명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 함비서와 가선우 캐스팅을 계속해서 물어봤다. 함비서를 연기한 영성 배우 작품을 다 찾아봤다. 창민 배우는 신인이더라. 두 사람과는 따로 만나서 연습까지 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애석하게도 함비서와 가선우는 장윤주에게 불꽃 따귀를 맞은 사람들이다. “제가 이 작품 전에 ‘1승’이라는 배구 영화를 했다. 제가 좀 차지게 잘 때린다. 제일 먼저 선우의 뺨을 때리는 게 대본에 있었다. 근데 너무 잘 때렸는지, 함비서와 길호세(양경원) 머리 때리는 것도 추가가 된 것이다. 대본에는 없었다. 가선우를 때릴 때는 첫 테이크만 진짜 때리는 것으로 하자고 했는데 정말 세게 때린 것이 나왔다. 이창민 배우가 너무 아파했어서 미안함에 몸둘바를 몰랐다. 함비서는 선우 때리는 것을 목격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던 것 같다(웃음). 후반이라서 금방 끝났지만, 선우는 초반이라서 테이크를 많이 갔었다.”

반면, 극 내내 대립각을 이루는 김영란/부세미 역의 전여빈과는 자주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장윤주는 전여빈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너무 착하고 긍정적인 친구다. 되게 진지한 친구라서 더 많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수 있었다. 1회와 2회에서 만나고 10회에서 만난다. 10회 촬영 때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여빈이한테 전화해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가 의심이 든다고 털어놨다. 역할이 커지다 보니 부담감이 엄청나는 것 같다고도 했었다. 10회를 잘 찍을 수 있을까 속마음을 털어놨다. 여빈이에게 많이 의지했다. 너무 감사하다.”
 

지니 TV 오리지널착한 여자 부세미가선영 역 장윤주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20대 때부터 모델 활동을 해왔던 장윤주는 2010년 ‘무한도전’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패션모델 서바이벌 등 케이블에선 재치와 예능감으로 MC로서 활약했다. 대중은 2015년 영화 ‘베테랑’으로 배우 장윤주를 처음 맞았다. 그리고 영화 ‘세 자매’로 문소리, 김선영과 나란히 주연을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시민덕희’, ‘베테랑2’, ‘1승’에서는 예능감을 능가한 코믹한 연기로 호평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과 ‘눈물의 여왕’으로 꾸준히 연기활동을 펼치며 10주년을 맞은 해에 ‘착한여자 부세미’로 첫 악역에 도전, 호평 받았다.

“2015년에는 ‘베테랑’도 개봉하고, 결혼도 해서 겹경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세 자매’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8살 모델로 데뷔했을 때부터 신기하게 영화계에서 콜이 계속 있었다. 다양한 작품에 캐스팅 후보에 있었다. 그때는 모델에 미쳐서 연기를 아예 안했다. ‘베테랑’은 연기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해서 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도 연기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작품이 들어와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세 자매’라는 영화를 고심 끝에 하게 되고 꾸준히 필모를 쌓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그 10년이 6년이라는 텀이 있어서 저는 ‘세 자매’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5년차인 중고 신인이다.”

댓글 반응을 잘 보지 않는 장윤주이지만 이번에는 악플을 보고 독기를 품었다. ”’장윤주는 코미디지, 악역은 몰입이 안돼’라는 댓들을 본 적이 있다. 예상은 하고 있었다. 처음에 매체와 제작사가 반대한 이유 중에 하나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의기투합해서 독기를 품고 만들어낸 것 같다. 촬영할 때 문성근 선배님께서 진심 어린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이 있다고. 그게 되게 어려운 것’이라고. 타고난 것 같다고 하시더라. 패션쇼는 한번에 모든 에너지를 폭탄으로 빵 터뜨리는 것이다. 런웨이 15초 안에 승부를 봐야한다. 모든 시선을 나한테 몰입 시켜야하는 모먼트를 한번에 던지는 것이다. 가끔 패션쇼할 때처럼 연기를 해볼까 할 때 더 잘되는 경우가 있다. 화보 촬영할 때는 의상과 무드에 맞는 에티튜트를 표현하는 것인데 연기할 때 손짓 같은 게 표현될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이 내가 모델로 작업한 것들을 연기로 대입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더라. 모델 할 때는 카메라는 다 씹어 먹는데 연기 카메라는 왜 그럴까. 밖으로 뿜어내지 못하고 자꾸 안으로만 하더라. 모델로서 쌓은 좋은 에너지를 백퍼센트 써먹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근데 이번에는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을 발산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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