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유호경 기자] 휴대전화의 한글 입력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한글 자판이 개발됐다. 중심 모음과 획 긋기 동작을 활용해 기존 자판 대비 입력 횟수를 최대 40% 이상 줄인 이 방식은 최근 한국과 중국에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4일 지식재산처 등에 따르면, 언론인 출신이자 ‘까칠한 우리말’의 저자인 안남영씨는 자판 글쇠는 키우면서도 타건 횟수는 대폭 줄인 휴대전화용 입력 기술인 ‘문자 입력 방법 및 장치’의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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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남영씨가 고안한 마침 자판 배치도. |
안씨는 이 새로운 입력 방식에 ‘알맞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형용사인 ‘마침하다’에서 따온 ‘마침 자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퇴직 후 10년간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사로 활동해온 안씨는 학습자들이 받침과 모음 ‘ㅣ’로 인한 음운 현상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모음 ‘ㅣ’를 중앙에 배치하고 사용 빈도가 높은 단모음과 유성 자음(ㄴ·ㄹ·ㅇ·ㅁ)을 방사형으로 둘러싸는 배치를 고안했다.
전체 받침의 73%를 차지하는 유성 자음을 중앙 하단에 모아 손가락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고, 한글 음절 조합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침 자판’의 또 다른 특징은 접촉과 누름 외에 ‘긋기’를 주로 사용하도록 한 문자 입력 방식이다. 특히 한가운데 자리한 ‘ㅣ’ 모음은 상·하·좌·우의 단모음과 연결하는 한 번의 긋기로 21개 모음 가운데 13개 모음 생성에 손쉽게 관여할 수 있고, 모음 ‘ㅗ·ㅏ’와 ‘ㅜ·ㅓ’는 한 획만으로 ‘ㅘ’와 ‘ㅝ’가 구현된다.
모음으로 시작되는 단어의 첫 음절은 ‘ㅇ’을 굳이 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이띄개(스페이스 바)를 치고 난 뒤 모음을 입력하면 ‘ㅇ’이 자동 생성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의문부사 ‘왜’를 적을 때 기존 ‘천지인’ 자판은 6번, ‘쿼티’ 자판은 3번씩 쳐야 하지만 이 자판에서는 해당 모음(ㅗ·ㅏ·ㅣ)의 위치를 따라 ‘∠’ 선형으로 긋기 한 번이면 끝난다.
또 조사 ‘은·는, 을·를’ 같은 음절을 생성할 때도 1획으로 가능하고, 자주 쓰이는 어미 ‘-다, -고, -서’ 같은 기본 음절도 긋기 한 번으로 완성할 수 있다.
실제로 ‘국기에 대한 맹세’ 63글자를 기존 자판으로 입력했을 때 타건 횟수가 ‘천지인’ 186회, ‘나랏글’ 173회, ‘베가’ 156회, ‘한손모아키’ 125회, ‘단모음’ 124회, ‘쿼티’ 121회인데 반해 ‘마침 자판’은 105회에 그쳤다는 것이 안씨의 설명이다.
안남영씨는 “손에 익은 입력 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마침 자판’은 음절 조합 원리가 직관적이고 편의성이 탁월하다”며 “한국어가 초보인 외국인이나 휴대전화를 처음 접하는 시니어 및 어린 미래세대에게는 안성맞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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