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입점 업체에 ‘원산지 안내’ 의무화…‘거짓 표시’ 방치해도 처벌은 못해

유통/푸드 / 유호경 기자 / 2026-09-07 16:25:51
정부, 내달 22일부터 ‘원산지표시법 개정안’ 시행

[SWTV 유호경 기자] 다음 달 22일부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가 입점 음식점에 원산지 표시제도를 안내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입점 업체가 원산지를 둔갑시키거나 거짓으로 표기하더라도 배달앱을 제재할 방법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3월31일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원산지 표시제도 고지 의무를 부과하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원산지표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7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 공표된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명단. [사진=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4월21일 공포된 이 개정법은 오는 10월22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 플랫폼은 입점 업체에 해당 제도를 사전 안내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하지만 같은 법 내에서도 업종별 책임 수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원산지표시법은 TV 홈쇼핑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경우 입점 업체가 원산지 거짓표시 등을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를 지우고 있다. 반면 배달앱은 원산지 표시제도를 단순히 안내만 하면 된다.

 

현행법상 원산지 표시 책임은 음식을 조리·판매하는 음식점에 있다. 배달앱에 표시되는 원산지 정보도 입점 음식점이 직접 입력한다. 만약 이를 거짓표시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미표시에는 최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배달앱 업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원산지 입력 지원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이츠는 원산지 미입력 업체의 입점을 제한하고 정기 점검을 통해 시정을 안내하고 있고, 배달의민족 역시 가게 승인 단계에서 기재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영수증에 원산지 출력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원산지 입력 여부를 확인하고 누락된 표시를 바로잡도록 안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입점 업체가 기재한 원산지가 실제 사용한 식재료와 일치하는지 검증하거나, 거짓표시 음식점을 배달앱이 제재해야 하는 법적 의무나 권한이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배달앱을 통한 원산지 위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원산지 위반 공표 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지난 6~8월 공표된 수산물 원산지 위반 53건 가운데 배달앱이 판매 경로로 명시된 사례는 14건(배달의민족 11건, 쿠팡이츠 3건)에 달한다. 이는 전체의 26.4%를 차지하는 수치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18일까지 진행하는 추석 대비 수산물 원산지 특별점검 대상에 배달앱 등 통신판매업체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배달앱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돼도 처분 대상은 음식점주에 한정된다. 개정법이 시행되더라도 배달앱이 사전에 제도를 안내했다면, 원산지 진위 확인이나 위반 업체 제재에 대한 책임을 비껴갈 수 있어 법적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