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교복 입은 배두나와 함께 노래한 밴드 ‘파란 마음’ 멤버들이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의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린다 린다 린다’ 20주년 기념 4K 리마스터링 재개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배두나, 마에다 아키, 카시이 유우, 세키네 시오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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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배두나, 마에다 아키, 세키네 시오리, 카시이 유우,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사진=연합뉴스] |
‘린다 린다 린다’는 고교생활 마지막을 장식할 축제를 준비하는 여고생 밴드와 얼떨결에 보컬이 된 한국인 유학생 ‘송’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영화로, 배두나의 해외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배두나는 “재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작년에 들었던 소식 중에 가장 기쁘다고 할 정도로 기뻐했다”면서, “청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잘 담겨 있는 느낌이다.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이 너무 좋은 추억과 아름다운 마음들을 많이 줘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기분이 이상해진다. 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럽다”라고 기쁨을 표했다.
당시 28살의 나이로 ‘린다 린다 린다’를 연출한 야마시타 감독도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감독은 “영화를 완성했을 당시에는 제 안에 반짝이는 것들이 가득 담긴 이 작품을 보기가 쑥스러웠는데 20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 그때의 저한테 이런 영화를 만들기를 참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밴드 멤버들과 함께 보컬 송의 모국인 한국을 찾을 수 있어서 동창회에 참석한 밴드부 고문이 된 기분이 든다. 상당히 즐겁고 상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배두나가 영화에 출연하게 된 시발점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현남’ 역으로 출연한 그에게 매료된 야마시타 감독은 러브콜을 보냈고, 과감하게 밴드의 얼굴인 보컬 역에 배두나를 캐스팅했다.
감독은 “제의에 응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가장 놀랐다. 만약 지금이라면 여러모로 계산하다 보니까 나서지 못했을 것 같은데, 28살이라는 젊음이 무서운 것 같다. 과감하게 정면승부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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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그린나래미디어 |
이에 배두나는 “‘린다 린다 린다’는 저한테 특별한 영화”라면서, “지금은 제가 여러 나라에서 일하고 있지만, ‘린다 린다 린다’는 제 첫 해외 경험이었고, 그 경험이 너무 소중해서 저에게 다른 곳으로 도전을 뻗어나갈 수 있게 큰 용기를 준 뿌리와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20년 전 배두나와 협업한 야마시타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그의 최신작 ‘고백’에서도 한국 배우인 양익준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두 한국 배우와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해 감독은 “배두나 배우가 한국 배우이기 때문에 우리 작품에 출연해 주시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매력을 느꼈는데 우연히 한국 배우였던 것”이라면서, “양익준 배우와 협업했을 때도 그가 나오기를 원했기 때문에 일본인들로만 구성된 스토리를 바꿔서 한국인이라는 설정을 붙였다. 시나리오 재작업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이 정도로 저는 배우의 개성에 이끌리고, 그 결과 한국과 일본의 협업이 된 것뿐”이라 강조했다.
당시 배두나와 함께 밴드를 만들어나갔던 일본 배우들은 20년 전과는 반대로 한국에 방문해 한자리에 모였다.
드러머 ‘쿄코’ 역을 맡았던 마에다 아키는 “사랑하는 작품이 20년 만에 다시 개봉해 기뻤다”면서, “얼마 전 도쿄에 모여서 무대인사 했는데 많은 분이 즐겁게 영화 보셨고, 감상도 말씀해주셨다. 이렇게나 사랑받는 작품이라는 걸 새삼 느꼈고 기뻤다. 네 사람이 다시 모일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기타리스트 ‘케이’ 역을 맡은 카시이 유우는 “출연한 작품 중 20년만에 재상영이 되는 작품은 ‘린다 린다 린다’가 처음이다. 제 데뷔작이라 더 기쁘다”면서, “‘린다 린다 린다’는 영화라는 건 어떻게 만들고 출연하는 건 어떤 것인지 배움이 있었던 작품이다. 도쿄에서 모였을 때 다들 나이는 먹었지만 변함이 없더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상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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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그린나래미디어 |
특히 베이시스트 ‘노조미’ 역을 맡았던 세키네 시오리는 이들 중 유일하게 배우가 아닌 뮤지션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그는 “영화에 출연한것도 처음이었고, ‘린다 린다 린다’ 이후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영화 자체가 제 삶에 있어서 특별한 경험”이라면서, “20년이 지난 후 일본 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상영되는 작품에 나올 수 있는 게 기적과 같은 일이라 생각한다. 20년만에 다같이 모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에서 재개봉 프로모션을 진행한 이들은 도쿄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질문에 감독은 “기뻤는데 긴장해서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고, 카시이 유우는 “배두나 배우가 올 때까지 안절부절 하시더라”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이에 배두나는 “저희 정말 똑같았다. 도쿄에서의 프로모션 때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는데, 배우분들이 메이크업을 받던 중간에 뛰쳐 나와서 환영해줬다.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애들처럼 방방 뛰었고, 그시절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더라”라면서, “다만 나이가 들다보니까 10대 때랑은 수다 주제가 바뀌긴 했다. 제가 요리에 대해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만큼, 똑같은 영화에서도 새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더 인상 깊게 보인 장면이 있었는지에 관한 질문에 마에다 아키는 송이 처음으로 ‘린다 린다’라는 곡을 듣고 교무실에서 악보를 복사해서 네 사람이 같이 돌아가는 씬을 꼽았다.
마에다 아키는 “그 장면이 짧기도 하고, 함께 대사를 치는 것도 아니었는데 송이 우리 밴드에 합류했다는 기쁨을 느꼈다. 아무것도 아닌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시간이 귀했다는걸 새삼 느끼게 만들었다”며 추억을 되새겼다.
배두나 역시 “20년 전에 좋아했던 씬이 많았지만, 지금 4K로 다시 영화를 보는데 그 장면에서 갑자기 너무 가슴이 울렁이더라. 그 때는 몰랐는데 송의 표정을 보니까 친구가 생겨서 너무 좋은 마음에 쫄래쫄래 쫓아가는 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좋았다”고 동감을 표했다.
배우들은 2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지만, ‘린다 린다 린다’의 위상은 20년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세키네 시오리는 “20년 전 처음 개봉했을 때는 소규모 극장에서 개봉했고, 규모 자체도 작았었다. 근데 지금 일본에서는 커다란 영화관과 전국에 다양한 곳에서 새로 개봉하게 되었다”면서, “정말 이 작품이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두나 역시 이에 공감하며 “정말 작게 개봉했는데 그게 점점 커져서 전 세계에 팬이 생기고, 심지어 20주년에 재개봉까지 하게 됐다”면서, “고교 시절 밴드 활동했던 친구들과 20년 만에 만나서 월드투어 하는 기분이다. 얼마나 너한테 소중한지 모른다. 세계 각국에서 개봉하는데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고, 저의 모국인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최근 ‘28년 후’, ‘탑건 매버릭’, ‘글래디에이터2’ 등 추억의 영화가 몇십 년 만의 속편을 제작하며 화제를 모았기에 속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러자 감독은 “현재로서는 속편을 만들 예정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제 머리 속에서 움직이는 그들은 악기를 들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속편을 만든다 해도 밴드 얘기는 아닐 것 같다. 아마 그들은 ‘린다 린다 린다’가 끝난 후에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여러모로 상상은 부풀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20년이 지난 그들의 이야기는 이 영화처럼 간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린다 린다 린다’는 오는 17일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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