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인 오이디푸스의 아내이자 어머니…국립극단 ‘이오카스테’ 10월 개막

영화/뮤지컬/연극 / 임가을 기자 / 2026-09-28 09:40:03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립극단 [안트로폴리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이오카스테’가 오는 10월28일 개막한다. 

 

▲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립극단 [안트로폴리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이오카스테’가 오는 10월28일 개막한다. (사진=국립극단)

 

‘이오카스테’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안트로폴리스] 5부작의 네 번째 작품이다. 신화 속에서 죽음을 맞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 이오카스테의 서사를 롤란트 쉼멜페니히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펼쳐낸다. 

 

작품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합했다가 스스로 눈을 찌른 오이디푸스의 참극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혼란과 불안을 겪은 이오카스테가 이제는 두 아들의 전쟁을 중재하려 고뇌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정해진 비극적 운명 속에서도 평화로운 공존과 '선택권'을 이야기하는 이오카스테의 목소리는 오늘날 혐오와 분쟁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원작자 쉼멜페니히는 “이오카스테는 집필 과정에서 크게 달라진 인물”이라며, “그를 그저 고통을 견디는 존재가 아니라 파국을 막아 보려 필사적으로 애쓰는 영민한 정치적 인물로, [안트로폴리스]가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한 인간이 말과 공감, 그리고 상상하는 힘만으로 이미 정해진 듯 보이는 역사의 흐름을 멈춰 세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라고 밝혔다.


서지혜 연출은 신화의 공간과 현대적 공간을 교차시키는 연극적 시도를 통해 전쟁의 본질과 인간의 욕망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한다. 

 

먼저 테베의 일곱 성문 앞 전투에는 순항미사일과 스나이퍼, 유엔(UN), 종군기자 등 현대의 내전 상황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오늘날에도 되풀이되는 전쟁의 참상과 인간 욕망의 본질을 직면하게 된다. 


또 무대 위 울려 퍼지는 총성과 사이렌, 짙은 분진과 함께 무대를 덮는 낭자한 핏빛의 사실적 묘사는 전쟁의 비극적 현장성을 극대화한다. 극은 희생자들의 목소리와 더불어 무고한 어린이들이 폭력에 짓밟히는 현실을 여과 없이 포착함으로써, 권력욕에 사로잡힌 인간의 폭주가 초래한 참상을 폭로한다.

작품 속 미디어는 문명의 발전을 이끄는 동시에 인간의 시선과 사고를 통제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5부작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대형 무대 구조물 '빌보드'는 무대 위에서 뉴스를 송출하는데, 이를 통해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편리함과 발전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문명의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왔는지 생각하게 한다.

서지혜 연출은 “윤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점은 이오카스테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라며, “전쟁을 단순히 파괴와 슬픔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문명과 인류의 역사라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본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멈추지 못하는 문명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라는 질문까지 던지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국립극단의 ‘명동人문학’ 강좌에서는 내달 13일, ‘테베 왕조의 비극’을 주제로 서양고전학자 정암학당 김기영 연구원의 강연이 열린다. [안트로폴리스]의 주요 인물인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티고네가 존재했던 테베 왕가의 비극적 신화를 통해 각 인물이 지닌 상징성과 의미를 조명하여 공연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어 11월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서지혜 연출과 배우 남기애, 남동진, 조영규가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11월 7~9일, 3일간 한국 수어 통역, 한글 자막 해설, 음성 해설, 이동지원, 무대모형 터치 투어를 운영하는 접근성 회차도 진행된다.
 

한편 ‘이오카스테’는 오는 10월28일~11월2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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