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납품대금 지급 빨라진다”…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유호경 기자
lawyeryu@naver.com | 2026-09-17 17:24:21
[SWTV 유호경 기자]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법정 기한이 최대 25일 단축된다. 백화점과 홈쇼핑 등에 적용되는 특약매입·위수탁 거래는 판매마감일부터 20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의 직매입 거래는 상품을 받은 날부터 35일 안에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특약매입·위수탁·임대을 거래의 상품판매대금 지급기한을 월 판매마감일로부터 4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기간은 20일 이내로 줄어든다.
특약매입은 유통업체가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반품하는 조건으로 외상 매입한 뒤 판매수수료를 제외한 대금을 지급하는 거래로, 주로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활용된다. 또 위수탁 거래는 유통업체가 상품 소유권을 넘겨 받지 않고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TV홈쇼핑과 T커머스 등에 적용된다. 임대을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받는 거래 방식이다.
다만, 월 1회 정산하는 직매입 거래는 월말 매입마감일로부터 2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예컨대, 1월1~31일 사이 들어온 상품을 월말에 한꺼번에 정산한다면 2월20일까지 지급할 수 있다.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35일 기준만 적용할 경우 월초에 들어온 상품을 월말에 정산하는 기존 방식이 위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개정 이후에도 모든 직매입 상품의 대금이 수령일부터 35일 안에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월 1회 정산 방식을 적용하면 월초에 납품한 상품은 대금을 받기까지 최장 50일가량 걸릴 수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특약매입 대금은 평균 23.2일, 위수탁은 21.3일, 임대을은 20.4일 만에 지급됐다. 직매입 거래의 평균 지급기간은 27.8일이었지만 영풍문고 65.1일·다이소 59.1일·컬리 54.6일·쿠팡 52.3일 등 일부 업체는 법정 상한인 60일에 가깝게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대상 거래라도 천재지변이나 납품업체 채권 압류 등 유통업체의 책임 없이 대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급기한의 예외가 인정된다. 직매입 거래는 파산·회생·급격한 현금 흐름 악화 등 긴급한 경영상 우려가 있고 공정위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도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예외 조항이 대금 지급을 늦추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만 승인할 방침이다. 구체적 인정 기준과 절차는 하위 법령에 담는다.
이번 개정안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계기로 유통업체의 장기 정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쿠팡처럼 직매입과 중개거래를 함께 운영하는 온라인몰은 직접 매입한 상품에만 개정된 지급기한이 적용된다. 네이버쇼핑·11번가·지마켓처럼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거래에는 대규모유통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 날로부터 1년 뒤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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