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냉동 해킹’에 국내 콜드체인 원격접속 점검 시급

유호경 기자

lawyeryu@naver.com | 2026-11-06 14:06:43


[SWTV 유호경 기자] 유럽 주요 국가에서 슈퍼마켓과 저온 물류창고를 겨냥한 산업용 냉장·냉동 설비 해킹이 확산되자 미국 정부가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국내 유통·물류업계도 매장 및 저온 물류창고의 설비 관리 방식과 외주업체의 원격접속 경로 등을 긴급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과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5일(현지시간) 산업용 냉장·냉동 설비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냉동채소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온도 제어기가 공격 대상으로, 온도 조작을 통해 재고 손실과 화재 위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경고다.
 
유럽에서는 이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슈퍼마켓 700여곳이 해킹 피해를 입었고, 지난 2일에는 벨기에와 스웨덴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스웨덴 대형 유통업체 ICA의 한 매장에서는 냉동고 온도가 영상 50도까지 치솟아 보관 중이던 신선식품을 전량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 국내 대형마트들은 냉장설비를 점포별로 관리하고 외부망과 분리해 위험이 낮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본사 통합 제어 없이 각 점포 방재실에서 온도를 관리하고, 롯데마트는 쇼케이스마다 현장에서 직접 온도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피해 사례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스웨덴 ICA 역시 해당 설비들이 본사 중앙 통합망 외부에 별도로 연결돼 있었다. 
 
산업제어시스템 보안업체 노조미네트웍스는 협력업체가 설치한 통신장비까지 포함해 외부 접속 경로를 점검하고, 원격접속이 필요한 경우 보안 게이트웨이를 거치도록 권고했다. 또 제어기별 펌웨어 버전과 제조사 지원 종료 여부를 목록으로 관리하고, 성에를 제거하는 제상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설비 조작을 감지할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주업체와의 계약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계정 관리, 원격접속 통제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모든 외부 접속 경로를 전수 조사하고, 원격 접속 시 반드시 보안 게이트웨이를 거치도록 보안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랑스 침해사고대응팀(CERT-FR)은 지난달 12일 관련 경보를 내고 제어기의 인터넷 직접 노출을 없애도록 권고했다. 이후 보안업체 센시스가 관측한 프랑스의 인터넷 노출 댄포스 스토어뷰 콘솔은 지난달 11일 1825개에서 이달 2일 220개로 약 88% 줄었다.
 
국내에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지 않으려면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냉장·냉동 설비의 보안 취약점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구체적 대응 요령을 마련해 기업에 신속히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본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미국처럼 보안 경보를 내 기업들의 사전 대비를 유도할 계획이 있는지 대해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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