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대 ‘강남빌딩’, 15년 만에 원소유주 품으로 돌아오나
시선RDI, 소유권 말소 소송 15년 만에 첫 승소
법원, 한국증권금융·하나은행에 등기 말소 명령
현 소유주 우리은행은 기각…소유권 이전 ‘난제’
김경란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6-09-16 11:23:27
[SWTV 김경란 기자] 지난 15년간 소유권 분쟁에 휩싸였던 이른바 ‘강남빌딩’(에이프로스퀘어)이 마침내 원소유주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16일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8부(신용무 부장판사)는 최근 시행사 시선RDI가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 및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국증권금융 명의의 2014년 소유권이전등기와 하나은행 명의의 2019년 소유권이전등기를 모두 무효로 판단하고, 해당 등기의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지난 2011년 빌딩 완공 당시 시공사인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의 ‘소유권보존등기’의 위법성 여부였다.
시선RDI는 최초 보존등기 당시 건물의 출생신고 격인 등기부와 집합건축물대장의 호실 수 불일치, 서초구청 검인 누락, 업무시간 이후(오후 6시43분) 등기 접수, 무단 인감 사용 등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해 최초 등기 자체가 ‘원인무효’라고 지속해서 주장해 왔다.
이에 재판부는 “소유권보존등기가 유효하더라도 소유자인 시선RDI의 의사에 반해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이에 기초한 후행 소유권이전등기 또한 무효다. 따라서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의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라며 김 대표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번 소송에서 피고인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 측은 재판 과정에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기일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민사소송법상 당사자가 상대의 주장을 다투지 않을 때 적용되는 ‘자백간주’ 규정을 적용해 시선RDI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현재 등기상 소유자인 우리은행에 대한 청구는 확정판결의 구속력(기판력)을 이유로 기각됐다. 이미 소유권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간 만큼 전 단계 금융사들의 등기 말소만으로는 즉각적 건물 환수가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우리은행은 선행 확정판결을 근거로 시선RDI 측 청구가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 들여 시선RDI 측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통해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이 당장 시선RDI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동산등기법상 최초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무효로 확정될 경우 이후 이뤄진 후행 등기는 모두 원인무효가 된다는 점에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항소심 및 우리은행을 상대로 한 후속 소송에서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확보했다는 점은 유의미한 성과이지만,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만큼 이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대근 시선RDI 대표는 김 대표는 “이번 판결은 대기업과 금융사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사법정의를 세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소 판결문(서울중앙법원 2021가합1495)은 2011년 두산중공업이 원고 시선RDI의 법인인감을 허락 없이 사용해 임의로 처리한 무효의 소유권보존등기부터 피고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의 원인무효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해 판결한 것이 아니고, 단지 원고가 소유자가 아니라는 판결만 했을 뿐이다”며 “원인무효 등기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판단한 사실이 없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항소와 별도 소송을 통해 우리은행의 등기 역시 무효로 만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에이프로스퀘어는 지난 2011년 완공 이후 시행사인 시선RDI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간 소유권 분쟁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건물 주인은 3번이나 바뀌었고, 지난 2022년 4월 JR투자운용(등기상 우리은행)이 인수해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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