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골든 글로브 3관왕, 에미상 8관왕을 기록한 이성진 감독의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 윤여정, 송강호와 함께 새 시즌으로 찾아왔다.
7일 오전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 2(이하 ‘성난 사람들 2’)가 화상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성진 감독과 찰스 멜튼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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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진 감독 (사진=넷플릭스) |
‘성난 사람들’의 첫 번째 시즌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이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시즌 1에 들인 노력보다도 더 큰 노력을 들였다. 큰 야망을 갖고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라디오헤드의 1집이 엄청나서 사람들이 2집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고 했는데 더 좋았었다. 저희도 같은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동시에 관객분들이 시즌 1에서 사랑하셨던 것을 더 제공하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2023년 공개된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한국계 미국인 수리공 ‘대니얼 조’(스티븐 연)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베트남-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미 라우’(앨리 웡)과 난폭 운전 사건으로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성진 감독이 쓰고 연출한 작품은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을 달성하고,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8관왕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적인 요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도 이번 시즌 역시 한국적인 색깔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감독은 “시즌 1에서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시즌 2에서는 한국에 뿌리가 있는 혼혈이나 정체성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인물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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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넷플릭스 |
오는 16일 공개를 앞둔 ‘성난 사람들 2’는 특권층이 모인 컨트리클럽에서 한 젊은 커플이 상사 부부의 충격적인 다툼을 목격한 뒤, 두 커플과 한국인 억만장자 클럽 주인 간에 회유와 압박이 오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은 “시즌 1의 성공 이후 RM(BTS)의 뮤직비디오를 찍게 되는 등 한국에 올 기회가 많이 생겼다. 그러면서 한국 상류층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세계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며, “이 부분을 시즌 2에 담아내고 싶었고, 오스틴이라는 캐릭터에 녹여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 1과는 배경과 출연진이 모두 바뀌는 만큼 지난 시즌과는 별개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러한 두 시즌의 연결고리에 대해 이 감독은 “시즌 2는 시즌 1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는 이야기”라면서, “형제와 같다”고 언급했다.
이 감독은 “시즌 1에는 고립되어 있어서 삶에 참여하고 싶은 의욕조차 없는 두 사람이 어쩌면 함께 삶을 살아가고 싶은 누군가를 찾은 것일 수도 있겠다고 느끼면서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 시즌 2는 그 누군가를 찾은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그 삶을 살아 나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오늘날 자본주의가 날뛰며 사회적인 체계가 중산층을 과하게 억압하고, 많은 압력을 가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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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넷플릭스 |
‘성난 사람들’ 2에 주역으로 발탁된 배우는 찰스 멜튼이다. 그는 인기 미국 드라마 [리버데일] 시즌2에서 눈도장을 찍고 영화 ‘메이 디셈버’에서의 연기로 주목받았으며, 제니의 ‘러브 행오버’(Love Hangover) 뮤직비디오의 남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찰스 멜튼은 백인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를 뒀으며, 어린 시절 6년 정도 한국에서 거주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촬영하고, 한국적인 요소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이성진 감독님이 한국계 미국인과 저처럼 혼혈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작품을 써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며 한국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제 생각에 이성진 감독님은 봉준호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의 예술적인 아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감독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신성 모독이다. 넷플릭스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곧바로 부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찰스 멜튼은 “이성진 감독님은 한국의 영화적인 예술을 서구로 가져오는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 생각하고, 감독님의 예술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을 이야기하는 분”이라고 언급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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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넷플릭스 |
그가 맡은 역 ‘오스틴’은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의 약혼남으로, 컨트리클럽의 말단 직원이자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 개인 트레이너 준비생이다. 찰스 멜튼은 “오스틴은 제 마음속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는 친구”라고 소개하며, “캐릭터 디자인 자체를 저와 이성진 감독님이 대화하면서 구체화해 나갔다”고 전했다.
또 찰스 멜튼은 “오스틴은 연인과의 달콤했던 시기를 지나게 되면서 관계의 변화를 탐구하고, 근접해 있는 한국인들을 통해 자기 뿌리를 새로이 탐구해 나간다. 이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항상 자기 이익보다 먼저 생각해서 옳은 일과 남을 위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 점점 자신이 남들을 위한다고 하는 일이 꼭 내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으면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에 눈 뜨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난 사람들 2’에서는 윤여정과 송강호가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여정은 20살 연상의 한국인 억만장자 회장이자 김 박사의 아내 ‘박 회장’ 역을, 송강호는 박 회장의 주치의이자 두 번째 남편 ‘김 박사’ 역을 맡아 연기한다.
기왕 한국 상류층을 작품에 담기로 한 김에 최고 수준을 목표로 잡고 윤여정과 송강호를 섭외해 보자고 마음먹었다는 이 감독은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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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넷플릭스 |
이 감독은 “사실 송강호 배우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정중히 거절하셨다. 속상한 마음으로 윤여정 배우께 전화로 그 이야기를 전했더니 감사하게도 직접 송강호 배우께 전화를 하셔서 ‘한국 최고의 배우인데 어떤 역할인지 해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사실 이 역할을 송강호 배우가 아닌 다른 분이 하신다는 게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라서 그때 설득해 주신 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3부에 윤여정, 송강호 배우가 처음으로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찍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서프라이즈로 촬영 현장을 방문해 주셨다”며, “모니터를 보고 있는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르시면서 ‘이렇게 찍을 거 확실하냐’고 농담해 주셨던 순간의 기억이 제 커리어의 가장 멋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고 특별한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했다.
찰스 멜튼은 윤여정, 송강호와 직접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역대 최고의 배우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꿈을 이뤄주셔서 이성진 감독님께 엄청난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전설들과 연기한다는 소식에 할머니부터 사촌까지 모든 가족이 엄청나게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송강호 배우는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존재감이 너무나 대단하셨고, 모든 과정에서 너무나 겸손하신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윤여정 배우는 말할 수 없는 깊은 위엄을 뿜어내시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 같은 순간으로 기억한다”며, “한 테이크에서 제가 무언가를 해서 송강호 배우가 웃으시는 바람에 NG가 났는데 제 커리어 역대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이번 시즌에 네 커플이 등장하는데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대표하고 있다. 이들이 변화해 가는 모습들을 통해 삶의 여러 단계의 진전을 보실 수가 있다”며, “오늘날 무언가를 써 내려갈 때 자본주의나 계층 간의 갈등과 같이 우리 앞에 두드러지게 놓여 있는 주제들을 빼놓고는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마땅히 탐구해야 할 주제들이 이번 시즌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큰 우산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성난 사람들’ 시즌 2는 오는 1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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