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에서 히든 카드로...BNK썸 '이적생' 김진영의 드라마틱 반전 스토리

WKBL/농구 / 임재훈 기자 / 2020-01-02 15:23:23
▲BNK썸 김진영(사진; WKBL)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 된다는데 한 달에 천 번은 문제있는거 아니냐...8월 너 좀 심했다"

 

지난 해 9월 김진영(부산 BNK썸)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청주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고 6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지난 여름 김진영은 자신이 겪은 마음 고생과 심적 갈등을 이렇게 적었다. 

 

지난해 10월 여자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의 2019-2020시즌 개막전이 열리던 날 KB스타즈 선수들 속에서 김진영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청주체육관 천장에 선수 한 명 한 명의 프로필 사진을 담아 걸어놓은 현수막에도 김진영의 모습은 빠져 있었다. 

 

이미 시즌 개막 시점에 김진영은 팀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상황이 아님을 스스로 밝히고 있었다는 점에서 김진영을 청주 홈 개막전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의 의미를 기자들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KB스타즈 구단 관계자는 김진영의 거취에 대해 트레이드 등 해법을 찾고 있음을 인정했다. 새 시즌 개막 시점에서 신분이 임의탈퇴 신분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임의탈퇴 신분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시즌이 개막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김진영의 트레이드 소식이 들려왔다. 상대는 부산 BNK썸의 김소담이었다. 

 

김진영이 유니폼을 바꿔 입은지 약 6주 정도가 지났다. 

 

현재까지 '이적생' 김진영이 BNK썸에서 펼치고 있는 활약을 촌평하자면 한 마디로 '대성공'이라는 표현을 써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전 소속팀 KB스타즈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 제대로 된 기회를 부여바지 못하면서 '계륵' 신세였던 김진영은 BNK로 팀을 옮긴 이후에는 단시간에 팀의 핵심 선수이자 상대 팀에게 당혹감을 안기는 '히든 카드'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BNK썸 김진영(사진; WKBL)


KB스타즈에서 김진영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지난 2016-2017시즌으로 당시 김진영은 경기당 평균 12분12초를 뛰며 1.71점에 1.49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직전 시즌인 지난 2018-2019시즌 김진영은 정규리그 27경기에서 평균 5분45초 출장에 1.89점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박지수를 비롯해 강아정, 염윤아, 심성영 등 쟁쟁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KB스타즈에서 그 정도의 기회를 부여 받은 것도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김진영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회 부여였다. 

 

하지만 BNK썸 이적 후 김진영은 11경기에 출전해 평균 23분49초를 소화하며 5.9점에 2.49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김진영은 176cm의 작지 않은 키에 숭의여고 시절 한 경기에서 62점을 몰아 넣었을 만큼 득점에 대한 재능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에게 찰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펼치는 수비와 감각적인 위치 선정 능력을 바탕으로 한 리바운드 등 다재다능한 선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B스타즈가 1라운드에서 단숨에 김진영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 진가가 BNK썸으로 이적한 이후 제대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특히 지난 1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김진영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착실한 수비와 리바운드는 말 할 것도 없고, 경기 막판 패색이 짙던 경기 분위기를 한순간에 뒤집어 놓은 3점포를 꽂아넣으며 팀의 대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우리은행의 마지막 공격에서 르샨다 그레이의 골밑 레이업 슛 순간 마지막까지 손을 뻗어 슛을 방해한 선수도 김진영이었다. 

 

김진영이 BNK썸 이적 후 가장 두드러지게 좋아진 점은 역시 외곽슛 능력이다. 지난 시즌 17.6%에 머물렀던 3점슛 성공률이 올 시즌 37.5%까지 끌어올리면서 김진영의 외곽포는 어느 순간 상대 팀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특히 김진영의 3점포가 BNK썸의 경기 분위기를 바꾸거나 승부가 결정지어질 수 있는 중요한 순간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BNK썸 김진영(사진; WKBL)

 

김진영이 이처럼 이적 이후 단기간에 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데는 유영주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세심한 노력이 뒷받침 됐음은 말 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두 시즌 전 함께 호흡을 맞췄던 다미리스 단타스가 팀의 주축으 로 뛰고 있는 점도 김진영에게는 행운이다. 또한 구단 프런트에도 KB스타즈 시절 사무국장이던 정상호 국장이 BNK썸의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김진영이 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적생 김진영의 알찬 활약 속에 BNK썸도 1라운드 전패의 아픔을 딛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상황이다. 

 

김진영이 여자프로농구 신생팀 BNK썸에서 써내려가는 반전스토리는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김진영이 창단 원년 봄 농구를 노리는 소속팀 BNK썸에 해피엔딩을 선사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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