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한화 추가 자금 지원에도 여천NCC 워크아웃 강행 무리수 “왜”

한화, 정도·책임경영으로 1500억원 추가 지원 계획
DL, 25년간 2조2000억원 배당 받고도 부도처리 수순

윤대헌 기자

gold7112@gmail.com | 2025-08-08 20:28:43


[SWTV 윤대헌 기자] 여천NCC가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해 부도처리 위기에 몰린 가운데, DL그룹이 한화그룹의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워크아웃 강행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 1999년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만든 석유화학기업으로, 이달 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 7월 말 열린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반면 DL그룹은 경영상 문제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기업의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과 함께 ‘후폭풍’이 우려된다. 
 
▲ 여천NCC 제2사업장 전경. [사진=여천NCC]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여천NCC의 매출은 5조4160억원, 영업이익은 1조12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산 범용 석유화학 제품이 들어오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 적자 전환됐다. 
 
이후 지난해 2360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61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80.5%에 달한다. 
 
여천NCC는 올해 초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이 이뤄졌지만, 오는 21일까지 31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없다.
 
여천NCC는 당초 합작계약에 따라 증자 또는 자금 대여를 한 쪽 주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여천NCC의 이사는 총 6명(한화 3명, DL 3명)으로, DL이 반대하면 한화 단독으로 추가 지원을 할 수 없다. 
 
여천NCC의 워크아웃 신청은 비단 해당 기업만 타격을 입는 게 아니다. 악화된 석유화학 시장 환경에서 업계 동반 부실은 물론 국내 경제 상황에 심각한 악영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은 여천NCC의 대주주인 한화솔루션 역시 석유화학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생산량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정부와 금융당국까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DL그룹은 여전히 회생보다는 워크아웃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여천NCC 주주사 관계자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개최할 당시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내가 만든 회사지만 신뢰가 안간다. DL그룹은 여천NCC랑 원료공급 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도 답이 없는 회사에 돈을 꽂아 넣을 수는 없다”라며 추가 자금 지원에 적극 반대했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기업의 정도경영과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여천NCC의 회생을 추진해야 한다”며 “주주사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여천NCC는 당장 디폴트다. 지금이라도 자구책을 실행한다면 속도가 느릴 수는 있으나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고 적자를 탈피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주주사들이 각각 1500억원씩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외화 보증 재개 및 자산 유동화 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8월 디폴트 위험을 피하고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측의 입장이다. 
 
한화는 또 공장 가동 정지로 연간 약 9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 등 추가 자구책 마련안을 제시했지만, DL 측의 반대가 완강한 상황이다.
 
한화는 특히 여천NCC의 디폴트 발생 시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와 근로자, 정부의 화학업계 구조조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료공급계약은 법 위반이 되지 않도록 시장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건으로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 한화 측의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L은 합작 이후 25년간 4조4000억원의 누적 배당금 가운데 절반인 2조2000억원을 벌어 들였다”며 “호황기 땐 부(富)를 누리고,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나몰라라’ 하는 것은 모럴 헤저드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화솔루션(구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구 대림산업)이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는 여천NCC는 현재 전남 여수 3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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