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휩싸인 HMM, 매각·이전 논란에 ‘경쟁력 확보’ 뒷전
김종현
todida@naver.com | 2025-11-19 16:41:42
[SWTV 김종현 기자] HMM이 3분기 영업이익 80% 가까이 줄어들면서 시가총액도 불과 5개월 새 5조원 가까이 줄어 매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부산 이전 문제를 비롯해 해상운임 하락 등 안팎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매각에 앞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13일 올해 3분기 매출 2조7064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79.9%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HMM의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19일 종가 기준 17조9687억원을 기록해 지난 6월16일 종가 기준 22조9200억원에 비해 4조9513억원 감소했고, 정부 지분 가치도 이 기간 22%가량 줄었다.
이를 두고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회수액이 줄어드는 구조지만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완화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청신호를 켠 매각 가능성을 두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HMM의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그룹이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7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MM 인수는 초기 검토 단계에 있고 진전된 내용은 없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HMM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군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스코그룹과 같은 국민기업의 인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비 해운 자본 중심의 인수가 산업 생태계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해운업계는 포스코 인수를 두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지난 9월11일 긴급성명을 통해 “포스코의 HMM 인수는 해운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처사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철강산업이 침체할 경우 HMM이 보조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 ▲자가화물 운송 중심의 해운 진출은 물류비 절감 효과가 없고 오히려 기존 해운사의 운항권을 잠식해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음 ▲해외 사례(브라질 발레, 일본 JFE)의 실패처럼 비해운기업의 해운 진출은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역시 지난달 2일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HMM 인수 철회 건의서를 제출했다. 해운협회는 “1990년대 포스코 자회사 거양해운이 자가화물 운송 한계로 실패했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며 “해운업은 전문 경영이 핵심이며 비전문 대기업의 진출은 오히려 해운자원의 집중과 국가 물류체계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부산광역시에 해양수산부 및 관련 기관 이전, HMM 등 해운기업 이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HMM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해수부 측은 “국가 해운산업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으로의 본사 이전이 불가피하지만, 정부가 직접 이전을 강제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HMM 관계자는 “본사 이전 얘기가 불거지면서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등 거부감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HMM의 본사 이전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HMM은 더 이상 공적자금 의존형 기업이 아니라 자립적 경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며 “정부가 공적자금을 빌미로 상징성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정치적 논리가 아닌 산업의 논리로 해운 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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