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한승윤 “‘원스’의 애간장 태우는 로맨스…답답해 죽겠지만 매력 있어요”
임가을 기자
coneylim64@gmail.com | 2025-03-24 16:38:44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본 인터뷰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대 아래에서는 관객들이 에너지를 전해 준다면, 무대 위에서는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는 20여 명의 액터 뮤지션이 한승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그는 1막의 마지막 넘버 ‘Gold’를 짚으며 배우들과의 호흡을 언급했다.
“‘gold’에서 배우분들이 객석에 등을 지고 있고, 한 분씩 일어나서 저를 보면서 연주해요. 그 장면이 유일하게 모든 사람이 저를 보는 장면인데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는 눈빛을 받아서 힘을 많이 얻죠. 무대 가장자리에 앉아 계실 때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를 계속 보내주고 계셔서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웃음) 너무 좋아요. 막내 배우라서 더 예쁘게 봐주시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한승윤의 뮤지컬 데뷔작 ‘사랑의 불시착’과 이번 작품 ‘원스’는 각각 동명의 드라마,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할 당시 한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이번 ‘원스’도 마찬가지로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원작과 얽히지 않은 독립된 작품을 구축하는 데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찍는 게 아니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틀 안에서 새로운 작품이 나온 거니까 원작에 얽매이지 않고 아예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원작을 보게 되면 워낙 대단한 작품이라 갖고 있는 색깔이 셀 거고 어쩔 수 없이 계속 생각날 것 같았어요. 같은 이유로 해외 공연 클립도 먼저 찾아보지 않았어요.”
따라서 이번 작품에 있어서 인물을 구축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한 건 다름 아닌 한승윤 본인이었다.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아도 저와 닮아 있는 부분이 많은 역할”이라고 배역을 소개한 그는 가이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제가 ‘원스’를 하게 된 게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예요. 가이보다는 편하게 살았지만 어렸을 때 음악을 시작하면서 살아온 배경도 비슷해서 평생 기타 치면서 노래를 해왔던 사람으로서 분명히 전달되는 포인트가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저와 다른 점은 분명히 존재해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교집합이 많은 가이와 한승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원스’의 애간장 태우는 로맨스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답답해 죽겠다”면서, “저는 직설적인 편이고 하루하루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제 성격이랑 잘 안 맞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레스 리허설 할 때 마지막 ‘Falling Slowly’를 부르고 조명이 꺼지는데 너무 찝찝한 거예요. 원래는 후련하고 시원하면서 뭔가가 해소되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무슨 느낌인가 싶었어요. 그날 연출님이 오늘 어땠냐고 물었는데 찝찝해 죽겠다고 했던 적이 있어요. (웃음) 그래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행동으로는 보여주지만, 말로 직접적으로 전하지 않아서 그런 여운이 남는 점이 관객분들이 봤을 때 매력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이와 걸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따뜻하면서도 씁쓸한 결말을 맞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일주일로, 한승윤은 짧은 타임라인 안에 이루어지는 애틋한 로맨스를 표현해야 했다. 이러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두 인물이 보이는 사랑의 핵심을 음악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원스’가 나한테 얘기해 주고 싶은 건 무엇일지 스스로 계속 물어봤죠. 그렇게 해서 들은 답은 ‘이게 음악의 힘이야’인 것 같아요. 사람에게 빠지는 데는 몇 초도 안 걸린다고는 하지만, 그런 순간이 있을 수 있었던 것도 음악 때문이었던 것 같고, 지나간 사랑을 못 잊는 데도 많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음악이 주는 힘이 가장 컸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은 여정을 함께하며 로맨스 호흡을 맞춘 ‘걸’ 역의 박지연, 이예은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에 대해 “정말 다르다”라고 표현한 한승윤은 각자가 지닌 매력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연 누나는 제 웃음 벨이에요. 눈이 정말 동그랗고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그 눈만 봐도 웃겨서 초반에 연습실에서는 좋은 의미로 이 사람은 미쳐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지금 제가 연기가 재미있어진 이유 중 5할은 지연 누나 덕분이에요. 예은 누나는 템포가 느긋해요. 마치 천천히 저를 끌어당기는 것 같죠. 그래서 마지막에 걸이 가이를 놓아줄 때 좀 더 가슴이 아픈 것 같아요.”
두 인물의 로맨스 이외에도 가이가 대출을 받기 위해 기타 하나와 함께하는 노래로 은행원을 설득하는 등 ‘원스’에는 음악의 낭만을 극대화하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가이와 마찬가지로 음악인으로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한승윤 역시 다양한 지점에서 음악의 힘을 느끼고 있다.
“팬분들한테 편지를 받을 때나 인스타그램 DM을 받을 때 많이 느껴요. 스무살 때부터 활동하면서 ‘이 노래 덕분에 다시 힘을 받아서 살게 됐어요’ 같은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가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하죠. 그래도 음악의 힘을 가장 크게 느낄 때는 아무래도 무대 위에 있을 때죠. 저는 음악을 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모자란 부분도 많은 사람인데 이렇게 많은 분이 보러 와주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음악의 힘을 느껴요. 매번 놀랍고 감사하죠.”
어느덧 4번째 뮤지컬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한승윤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카메라가 아니라 라이브로 연기를 하면서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라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뮤지컬 데뷔 당시를 많이 회상했다고.
“제 뮤지컬 첫 작품인 ‘사랑의 불시착’을 공연했던 극장도 여기 코엑스 아티움이에요. 이번에 ‘원스’ 하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첫 공연 날 무대에 발을 딱 내딛는 순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모든 게 녹화가 되지 않고 그날 아니면 볼 수 없는 라이브라는 게 너무 짜릿했고, 그 매력에 빠졌던 것 같아요. 연기라는 장르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장르이지만 음악이라는 요소가 있으니까 기댈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 밴드 D82의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뮤지컬을 계속하는 동안 앨범을 준비하면서 곡도 쓰고 있다”고 말하며 각자의 활동 범위에서 중심을 잡고 가는 요령을 깨우쳤다고 전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6개월 이상 준비하고 공연해야 하는 장기적인 특성이 있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밴드 앨범을 준비하면서 뮤지컬을 병행하기에 쉽지만은 않았어요. 작년부터 뮤지컬을 꾸준히 하면서 밴드 곡도 쓰고 공연 준비도 어떻게든 해봤는데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버거웠죠. 근데 한 번 해보니까 노하우가 생긴 건지 아니면 내성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할 만하다고 생각할 만큼 힘이 생긴 것 같아요.”
끝으로 한승윤은 ‘원스’를 보게될 관객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다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잖아요. 저는 마음이 아프거나 잠이 안 오는 순간들 대부분의 원인이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아픔이 결국에는 사람으로 치유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원스’는 음악과 사람으로 힐링을 주는 작품이라 같은 이유로 상처 입은 관객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보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원스’는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박지연, 이예은, 박지일, 이정열, 김진수 등이 출연하며 오는 5월 31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