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농협, 고강도 인적 쇄신 예고…무너진 신뢰 회복할까

전문성·청령섬·도덕성 최우선…퇴직자 재취업 제한

이선영

syswtv901@gmail.com | 2025-11-11 16:24:48


[SWTV 이선영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비위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고강도의 인적 쇄신안을 발표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11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10일 인적 쇄신안을 발표하고 중앙회·농협유통·NH농협은행 등 33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전무이사 등 임원 1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오는 12월 정기인사 때 교체하기로 했다.
 
▲ 농협중앙회 전경. [사진=농협중앙회]
 
특히 경영 성과가 부진한 임원은 물론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이 물갈이 대상에 오르게 된다. 농협중앙회 측은 전문성과 함께 청렴성·도덕성을 최우선으로 보고 새 임원을 뽑겠다는 방침이다.

외부 전문가 영입도 늘린다. 특히 인사 청탁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퇴직자 재취업’ 방식의 신규 임원 임명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전문성 때문에 특정 퇴직자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퇴직자를 임원으로 뽑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또 이번 주 내에 지배구조 선진화와 부정부패 근절, 경영 효율화 방안 등 고강도 개혁안을 추가로 내놓을 방침이다.

이는 강도 높은 혁신 요구에 부응하고 책임경영 체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강력한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 위기 극복은 물론 국민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경영 성과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임원 인사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배구조 선진화, 부정부패.사고발생 제로화, 합병을 통한 농축협 규모화, 농업인 부채탕감 계획 등이 추가 계획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적 쇄신안이 농협중앙회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방안이라는 평가지만, 중앙회장에 집중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농협의 경영과 인사 시스템은 사실상 회장 개인의 의중에 좌우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명목상 비상근직이지만 실질적으로 농협 조직 전반을 좌우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자리다. 계열사 대표 인선은 물론 예산·감사·농협금융지주 및 금융계열사 CEO 인사까지 관여하며 농협을 총괄 지배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장 라인을 중심으로 한 인사 줄세우기와 측근 중심의 보은 인사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그간 회장 제도 도입 후 역대 회장 7명 가운데 6명이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았다.

최근 논란이 된 강 회장도 지난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계열사와 거래 관계를 맺은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2차례에 걸쳐 현금 1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강 회장의 수뢰 의혹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강 회장의 선거 캠프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또 농협 상호금융(제2금융 농협) 등의 부실도 깊어졌고, 농협경제지주 산하 11개 자회사 가운데 4곳은 적자를 기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회 차원에서의 개편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비상임조합장의 연임을 제한, 인사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회장 연임 허용도 사실상 무산됐다. 중앙회장직은 2009년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전환됐지만, 최근 농협 안팎에서 다시 연임제를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거론돼 왔다.

21대 국회 당시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은 자신의 셀프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농협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중앙회장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논란들은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지배구조와 중앙회장 권한 등을 두고 적극적인 개선과 체계적 관리 체계 마련을 고민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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