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세리머니' 러시아 女배구 대표팀 코치, 황당한 변명 끝 사과
임재훈 기자
sportswkr@naver.com | 2019-08-08 16:14:04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역전승을 거둔 뒤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세리머니를 펼쳐 물의를 일으킨 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코치가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은 끝에 고개를 숙였다.
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세르지오 부사토(이탈리아) 코치는 지난 5일(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얀타르니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한국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올림픽 직행 티켓 획득을 확정 지은 뒤 양 손가락으로 눈을 좌우로 길게 찢으며 카메라를 향해 웃었고, 이 사진이 '스포르트 24'에 러시아의 승리 소식과 함께 크게 실렸다.
부사토 코치가 보인 양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은 아시아인의 신체적인 특징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행동 중 하나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대한배구협회는 러시아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항의하는 한편 국제배구연맹(FIVB)에 부사토 코치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자신의 인종차별적 제스처로 인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부사토 코치는 '스포르트 24'를 통해 "러시아가 도쿄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을뿐 한국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내 행동이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진 것에 놀랐다"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 때 삼바 춤을 춘 것과 같은 맥락의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동양인의 신체적 특징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은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브라질의 전통춤인 삼바처럼 아무때나 기쁨을 표현할 때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여기고 있었다는 의미로, 올림픽에 나서는 국가의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스스로 함량 미달의 지도자임을 자인하는 황당한 변명이었다.
하지만 결국 부사토 코치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런데도 내 행동이 불쾌하게 여겨졌다면 사과하겠다"며 "나는 한국 팀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가 여러 명 있다"고 했다.
부사토 코치는 "한국 팀, 한국 배구 연맹, 팬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나는 한국을 모욕하고 싶지 않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그들(언론)은 나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고 덧붙여 이번 파문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는 구차한 태도를 보였다.
부사토 코치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단호한 최근 국제 스포츠계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그는 러시아배구협회와 FIVB의 징계는 물론 IOC로부터 올림픽 참가를 거부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