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쿠팡 현장조사 4차례 무산…사전통지·제재 실효성 ‘법적 공백’

유호경 기자

lawyeryu@naver.com | 2026-08-27 16:07:57


[SWTV 유호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납품업체 대상 할인 비용 부당 전가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4차례 연속 무산됐다. 이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처음 발생한 사태로, 현행법상 사전통지·증거 보존·조사 거부 제재를 둘러싼 제도적 공백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쿠팡이 사전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응하지 않으면서 19~21일과 24일 4차례 조사가 모두 무산됐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쿠팡은 지난 21일 현장조사 결정·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현장조사 전 사전통지 의무 여부다. 쿠팡은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를 근거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서면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을 준용하므로 통지 의무가 없고, 설령 행정조사기본법이 적용되더라도 증거인멸 우려로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7년 행정조사기본법 제정 당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은 적용 제외로 명시됐지만, 이후 제정된 대규모유통업법에는 누락돼 법리적 해석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또 다른 쟁점은 조사 지연에 따른 증거 보존 문제다. 대규모유통업법은 거래 관련 서류를 계약 종료 후 5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지만, 쿠폰 비용 전가 결정 과정이 담긴 내부 자료까지 모두 보존 대상인 것은 아니다. 
 
조사 거부에 대응할 제재수단도 한계가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조사 거부와 관련해 “고발하려 하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상 조사 거부·방해에 대한 제재는 2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전다.
 
이에 국회는 이같은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5명은 지난 26일 대규모유통업법과 대리점법 등을 행정조사기본법 적용 제외 대상에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쿠팡 등 피조사기업이 법적 공백을 이용해 현장조사를 거부·방해하는 행위를 막고 공정위 법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한편 쿠팡이 제기한 현장조사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의 법원 결과에 따라 향후 공정위의 조사 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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