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애경산업 인수로 신사업 물꼬 트나
태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시총 넘어서는 가격 제시
유동성 위기 애경, 신사업 절실한 태광과 윈윈 효과 기대
김종현
todida@naver.com | 2025-09-08 14:00:09
[SWTV 김종현 기자]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신사업에 물꼬를 틀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38%로 가격은 4000억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는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이 43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를 비롯해 주력 사업인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됐다. 실제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순차입 부채(연결기준)는 지난해 말 기준 2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2020년 233.9%에서 지난해 328.7%까지 급증했다.
이에 애경그룹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놨다. 이에 앞서 비주력 자산인 골프장 중부CC를 정리했다.
태광산업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유동자산이 2조7692억원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현금부자로 알려져 있다. 기존 현금성 자산 1조9445억원에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으로 8038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태광 역시 본업인 섬유와 석유화학 등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태광그룹은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태광 측은 먼저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언은 ‘루나’ ‘에이지투웨니스’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매출 7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수출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아직 동남아시아, 북미 등에 진출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으로 ‘K뷰티’ 열풍을 활용할 경우 향후 수출을 확대를 통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애경산업의 고유 브랜드인 ‘캐라시스’ ‘스파크’ 등은 경기 영향을 덜 받은 생활용품은 그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주력해 온 태광으로서는 향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광그룹은 섬유사업을 시작으로 1990년대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공격적인 M&A를 통해 흥국생명, 고려저축은행, 태양생명 등을 사들이면 금융업을 성장이 한 축으로 키워왔다.
이후 이호진 전 회장은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를 인수했고 2003년부터 한빛방송 등 20여 곳의 유선방송사업자(SO)를 차례로 인수하며 케이블 방송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태광그룹의 M&A는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태광그룹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다시 M&A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발맞춰 태광그룹은 지난 7월 화장품과 부동산, 에너지 등 신사업에 2026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애경산업 인수전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이 마무리 될 경우 숨통을 트일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진에어 중심 통합 LCC가 출범할 경우를 대비해 제주항공이 이번 매각 대금을 기반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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