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조원 자사주 공개매수 공시 누락에 ‘뿔난’ 주주들…자본시장법 위반 논란

오한길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5-08-22 14:28:11


[SWTV 오한길 기자] 고려아연이 중간배당을 전격 중단하면서 ‘뿔난’ 주주들 사이에서 최윤범 회장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2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사측에서 발표한 중장기 배당정책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사전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점은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 공시누락’에 해당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 고려아연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부터 해마다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중장기 정책을 공표하고, 주주들에게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간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여파로 인해 자본총계가 줄어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마이너스 2조원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합리화 및 투자용도의 임의적립금을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환입하는 안을 가결시켜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1.6조원 추가로 늘었지만,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배당가능이익 한도는 여전히 마이너스 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사실상 사측에서 스스로 배당 여력을 소진한 셈이다.
 
문제는 사측의 일방적인 자사주 매입은 물론 이를 사전에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서식 작성 기준은 공개매수자가 장래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재무구조, 배당정책 등 주요 변화 가능성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배당정책의 중요한 변화’는 투자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윤범 회장이 자기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본시장법상 ‘허위기재’ 또는 ‘중요사항의 기재누락’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단순한 재무전략 차원이 아닌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 수단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영풍 및 MBK파트너스와의 지분경쟁을 펼치고 있는 최 회장이 회사 자산을 동원해 공개매수를 단행했고, 그 결과 주주들은 약속된 배당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사안에 대해 금융당국 역시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과 관련한 공시의무 위반 여부와 경영권 방어를 위한 회사자금 남용 등은 관계당국의 조사대상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고소·고발돼 현재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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