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서 잇따른 ‘거짓말’ 들통…조합원 신뢰 ‘바닥’
강철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5-06-04 13:29:47
[SWTV 강철 기자]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의 수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잇따른 거짓말이 탄로나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치솟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입찰에 제출한 제안서와 조달 금융, 조감도, 도면, 홍보영상에 이르기까지 허위로 드러나 ‘조합원 기망’ 논란이 일고 있다.
HDC현산은 특히 과거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태’ 등 2건의 붕괴·사망사고로 인해 ‘영업정지’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같은 눈속임으로 인해 ‘HDC현산은 버린 카드다’라고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본지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달 중순께 열린 전면1구역한 설명회에서 자사의 홍보영상에 배우 이병헌의 내레이션이 삽입됐다고 말했다.
제보 자료에서 자신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건축·상품설계를 총괄하고 있다고 소개한 HDC현산 건축설계팀의 박 모 팀장은 “동영상에서 이병헌씨가 좋은 목소리로 벌써 설명을 했다”며 “제가 부담이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조합원 사이에서 배우의 목소리가 ‘거짓인 것 같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병헌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에 확인한 결과 HDC현산이 사용한 홍보영상에 삽입된 내레이션은 이병헌의 목소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BH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당 음성은 이병헌이 아닌 다른 음성으로 확인된다”며 “HDC현산에 사실관계에 대해 해명을 요청하고, 필요 시 법적 조치까지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자사의 동영상 내레이션에 배우 이병헌이 참여했다
고 거짓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독자]
HDC현산의 이같은 거짓 홍보에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조합원은 “이쯤 되면 단순한 실수가 아닌 조합원 판단을 오도한 명백한 허위 홍보로, 조합원을 기망한 것이다”며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거짓말을 하는데, 시공 과정을 전부 지켜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부실을 저지를 신뢰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정비업계 전문가들 역시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건설업자는 사실과 다르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실을 부풀려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특히 입찰자의 정직성과 신뢰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재개발 조합 입장에서는 이런 행위가 결코 가볍게 여겨질 수 없는 것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은 수 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의 돈이 투입되는 만큼 입찰과정에서 공공성과 절차의 투명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며 “그런 중요한 자리에서 유명 배우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거짓 설명을 덧붙였다면, 이는 입찰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HDC현산의 ‘거짓’ 행위는 비단 이뿐 아니다.
우선 최초 입찰 시 조합에 제출한 제안서와 용산구청에 제출한 제안서, 조합원에게 발송한 제안서가 각각 달라 혼선을 야기해 조합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구청에서 승인한 입찰안내서에 따라 조합원에 배포되는 입찰제안서가 입찰 시 제출한 입찰제안서와 동일해야 하지만, HDC현산은 이를 수 차례 변경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HDC현산이 남영2구역 악몽에 시달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HDC현산은 앞서 남영2구역 수주전에서 건축물 최고 높이와 용적률 임의 조정, 자연지반 녹지율 준수 지침 위반, 개별 불법 홍보 및 향응 제공 등의 이유로 경고가 누적되면서 조합으로부터 재입찰 제한 통보와 함께 보증금 100억원까지 몰수당한 바 있다.
HDC현산은 또 이번 입찰제안서 무단 변경 외에 금리 조건 미제시로 인한 입찰지침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입찰안내서에는 ‘모든 이자는 기준금리(CD, COFIX, 한은 등) + 가산금리 형태로 제시’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HDC현산은 추가 이주비와 사업촉진비 금리는 아예 제시하지 않았고,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금리 적용’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대신했다.
창호높이가 2.5m라고 조합원들에게 알렸지만, 실제 제출한 도면에는 2.2m로 기재돼
있다. [사진=조합원]
여기에 개방감을 결정짓는 창호 설계 역시 거짓으로 홍보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당초 조합에는 2.5m 높이의 창호를 제안했지만, 막상 도면에는 2.2m로 기재되면서 허위 논란이 불거졌다. 또 전 세대 2면 조망을 약속했지만, 실제 개방된 면은 한 곳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정지 논란과 설계 오표기 논란에 이어 허위 내레이션까지 겹쳤다”며 “이같은 행위는 입찰 참여 자격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준의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HDC현산은 지난 2022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년을 처분받았다. 이후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현재는 영업을 지속할 수 있지만, 이는 1심에 불과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총 사업비 1조원이 투입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 동 규모로 아파트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으로, 조합은 오는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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