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젝트 Y' 전종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 생각해 뛰어들었죠"
임재훈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6-01-10 13:50:55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흔치 않은 '투톱' 여배우 주연의 버디 무비 '프로젝트 Y'(이환 감독, 전종서-한소희 주연)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전종서와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범죄 엔터테이이닝 무비'를 표방하는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전종서와 한소희라는, 국내외적으로 연기력과 스타성, 화제성을 두루 겸비한 두 여배우가 한 앵글 안에서 호흡하며 이끌어가는 버디 무비라는 점은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날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처음으로 접했다는 전종서는 작품 출연의 동기에 대해 "대본을 받았을 때가 재작년이었는데, 그때는 영화 시나리오가 많이 없었고 영화관에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영화를 하는 게 맞나”라는 고민도 있었다"며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무엇보다 동갑내기 여배우 친구와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같이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종서는 영화에 대해 "벼랑 끝에 몰린 두 여성이 나이도 어리지만 인생의 벼랑 끝에 몰려서 검은 돈에 손을 대서 뭔가 목숨을 위협 받고 쫓고 쫓기고 사고를 쳤다. 그래서 난리가 났다. 뭔가 이 포인트에 재미 요소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이걸 따라서 인물들이 붙기 시작하고 이 두 여자들을 화자로 다른 캐릭터들이 설명이 되고 더 다른 사건들이 터지고 하는 그런 것들이 영화의 뭔가 재미 요소가 아닐까 생각했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그게 제일 눈에 들어왔었다"고 자신이 판단한 영화의 오락적 요소에 대해 부연했다.
전종서는 극중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실어 나르는 이른바 '콜뛰기'로 생계를 유지하며 미선과 함께 거친 바닥을 떠나기 위해 질주하는 도경 역을 맡았다.
'밤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영화인 탓에 대부분의 장면이 밤에 촬영되어 전반적으로 어둡고 거친 분위기 속에 전개되는 영화에서 전종서 역시 말과 행동, 심지어 운전까지 '와일드' 그 자체다.
전작에서도 이른바 '쎈 캐릭터'이거나 약간은 '4차원 성격'의 배역을 많이 맡았던 전종서는 이번 영화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깔을 지닌 도경 역을 맡은 데 대해 "항상 저는 연기를 뻔하지 않게 가져가려고 한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시는 분들이 더 흥미를 느끼고 궁금증을 자극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며 "실제 성격은 되게 되게 내향적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푹' 고개를 숙여 웃음을 자아냈다.
도경의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경이 깔려 있긴 한데, 단면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고를 쳐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재미 요소를 붙이며 키워갔던 것 같다."며 "겉으로는 터프하고 묵직하고 말수도 없고 줏대 없이 하루살이처럼 사는 것 같지만, 언제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고 섬세하고 유리알 같고 상처도 있고 폭발할 것 같은 걸 후반부에 터뜨리고 싶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은근히 빌드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소희가 연기한 미선의 캐릭터에 대해 "반대로 미선이는 멜랑콜리하고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후반부에 행동파적이고 남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런 ‘반전 포인트’가 영화의 매력으로 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소희와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쉬는 날엔 연락을 거의 못 할 정도로 힘들었고, 회복하고 만나서 바로 연기하고 '고생했어~' 하고 또 찍고… 그 정도로 빠듯했다."며 "정신없이 찍는 와중에도 프로다운 면모를 많이 봤고, 주고받으며 잘 했던 것 같다. 혼자 가는 게 아니라 옆에 함께하는 파트너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Y'를 연출한 이환 감독은 데뷔작 '박화영'에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강렬하게 그려냈고, 차기작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박화영'의 연장선상에서 청소년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프로젝트 Y'를 통해 상업 영화에 첫 도전하는 그는 극중 미선과 도경을 통해 자신의 전작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가 과거 관심을 가졌던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시점에 미선, 도경과 같은 인물로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종서는 "제가 생각했을 때는 뭔가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전작들에서 하셨던 감독님이 충분히 표현하고자 했었던 것들을 최대한 도경이나 미선의 캐릭터를 통해서 많이 표현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거를 연기로 많이 해보려고 저도 노력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환 감독은 이번 영화를 연출하면서 주연 배우로 전종서와 한소희를 낙점한 데 대해 '대체불가'라는 표현으로 캐스팅에 있어 이들이 '플랜A'였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종서도 "제 20대를 돌아보면 20대 때 꾸준히 뭔가를 달려오면서 했었던 역할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 영화가 마치 그런 역할들의 종착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한 번은 이런 버디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고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도 생각이 든다. 물론 만족감도 아쉬움도 있는 작품이긴 했지만 '또 언제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이런 마음으로 했었던 것 같다."고 자신에게도 이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기회였음을 강조했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극중 역할상 '모녀 관계'로 얽힌 김신록(가영 역)과 한소희, 전종서가 펼치는 애증의 연기 호흡이다. 어두운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서로를 치열하게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저리도록 그리워하는 복잡 다단한 감정의 교환을 이뤄내는 세 배우의 연기 호흡은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프로젝트 Y'의 감상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극중 위험에 처한 엄마를 구하기 위해 갔다가 다시 한 번 엄마의 버림을 받는 장면에 대해 전종서는 "도경은 엄마를 너무 이기적인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그 장면에서는 ‘엄마 같지도 않은 사람’을 다시 구하겠다고 갔다가 또 한 번 버림받는 장면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너무 큰 상처를 받는 장면이다. 그때 '차라리 자기를 버리더라도 내가 구해왔으면 살았을까' 같은 후회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연기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번 영화에서는 미선과 도경이 우연히 일으키는 사고로 인해 그야말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풍성한 재미를 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가운데 인상깊은 캐릭터가 있는지 묻자 전종서는 이재균이 연기한 '석구'의 캐릭터를 지목했다.
뮤지컬과 연극을 통해 ‘공연계 스타’로 사랑받아 온 이재균은 이번 영화에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석구 역을 소화하며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종서는 석구 역의 이재균에 대해 "시나리오에 영화처럼 적혀 있지 않은 부분들도 현장에서 많이 만들어갔는데, 호흡이 좋았고 연기도 잘 맞았다."며 "감독님과는 전작을 함께 하며 디렉션을 주고받는 빌드업이 돼 있었고, 저와도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악의 화신'으로 그려진 '토사장' 역할의 배우 김성철에 대해서도 "토사장의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 질지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있기는 했었다.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그냥 그 밑도 끝도 없는 그런 악의 캐릭터여서 비주얼적으로 메이드가 잘 된 느낌이어서 신선했다. 그리고 또 그 와이프로 나왔던 유아 배우와의 그런 관계도 감독님이 신선하게 조합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Y'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과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인 만큼 보기에 따라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쉽지 않은 장면들을 품고 있다.
극의 전개 내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액션과 거친 대사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특히 영화 막판 미선과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 든 이후 어두운 밤 거리를 함께 걸으며 소박하고 평범한 대화를 나누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환 감독이 특별히 공을 들인 장면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전종서는 "마지막 신 대사는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이런 말을 주고받을 것 같다”는 식으로 디테일이 만들어졌다. 큰 포맷은 있었지만 대사 디테일은 같이 논의하면서 나온 부분들이다. '배낭여행을 갈 것 같다' 같은..."이라며 마지막 장면 대사가 미리 짜여진 대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흔치 않은 여성 버디 무비로서, 20대를 달려온 자신의 종착지 같은 영화라는, 묵직한 의미를 갖는 영화임에도 전종서는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이른바 '팝콘 무비'로 보여지기를 바랐다.
"저는 엄청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새해에 가볍게 극장에서 즐기는 영화, 팝콘 무비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가볍게 즐기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