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눈] 학폭, 집단 따돌림에 데이트 폭력 면죄부까지...V리그, 가관이다
임재훈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1-12-09 09:54:43
가관이다.
요즘 대한민국 프로배구판을 보며 드는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그렇다.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인간 말종 취급을 당하며 그리스로 도망치듯 날아가 국내에서 받던 연봉의 10% 가량의 연봉을 받고 뛰고 있고, 불과 한 두 달 전 이들을 다시는 배구를 하면 안 될 사람들로 몰아가던 언론은 이들의 활약상을 중계 방송하듯 보도한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는 애당초 관심도 없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클릭만 많이 나오고 광고비나 벌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팀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어떤 이유에서 팀의 주장이자 주전 세터인 조송화와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던 '레전드' 출신 지도자 김사니가 팀을 이탈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사니가 내뱉는 말들은 하나같이 비겁한 변명으로 규정되고, 그가 선수 시절 쌓은 업적은 그저그런 개인적 성과로 평가절하되는 가운데 다른 팀 감독들은 '정의의 이름'으로 '악수거부'라는 졸렬한 집단 따돌림을 자행한다.
김사니와 악수를 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고 그가 지휘하는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은 정의에 부합하는 일인가. 악수를 거부할 거면 차라리 경기 자체를 거부하고 몰수패를 당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얄팍하기가 습자지 못지 않다.
그러는 와중에 IBK기업은행이 모셔온 신임 감독은 과거 국가대표 전임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계약 기간을 한참이나 남겨두고 프로팀 감독직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들통이 나면서 '품위 유지 위반'으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인물이다.
남자배구 쪽도 가관이긴 마찬가지다.
데이트 폭력을 저질렀지만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정지석은 단돈 500만원 벌금만 물고 코트에 복귀해서 멀쩡히 경기를 치렀다. 문제가 불거진 지 단 3개월 만에 그 흔한 개인적 자숙의 시간도 없이 문제는 이렇게 깨끗이 정리됐다.
일부 팬들만이 체육관 밖에서 정지석의 복귀를 반대한다는 시위를 펼쳤지만 어떤 메아리도 돌아오지 않았다.
2021년 12월 대한민국 최고 인기 겨울스포츠 프로배구 V리그의 자화상이다. 참으로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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