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큰 별 졌다…‘국민배우’ 안성기, 74세 일기로 별세

임가을 기자

coneylim64@gmail.com | 2026-01-05 09:26:05

▲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민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사진=연합뉴스)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민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안성기 배우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께 안성기가 서울 용산구 소재의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이다.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을 해온 안성기는 최근 회복에 전념하며 작품 복귀를 준비해왔다.
 
안성기는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검진받는 과정에서 암 재발이 확인됐다. 2020년 10월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2022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혈액암 투병 사실을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된다. 유족으로는 아내 오소영 씨와 아들 다빈·필립 씨가 있다.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 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원로배우 신영균이 명예위원장,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배창호 감독·신언식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배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한다.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안성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서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기력으로 스크린 안팎에서 모두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국민 배우'였다. 

영화 제작자였던 부친 안화영 씨와 친구 사이였던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에 아역배우로 출연하며 영화계에 입문, 1959년 출연한 김기영의 작품 '10대의 반항'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일찌기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동성고에 진학하며 학업을 위해 연기를 그만두기까지 10년간 7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 안성기는 고교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과에 진학해 ROTC로 군 복무를 마치고 전공을 살려 해외 취업을 노렸으나 당시 '베트남 전쟁' 여파로 뜻을 이루기 여의치 않자  영화계로 다시 관심을 돌렸고, 김기 감독의 '병사와 아가씨들'(1977)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1980)로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한 안성기는 구도자의 만행을 그린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1981), 도시 빈민들의 애환을 담은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1982), 가수 김수철, 배우 이미숙과 함께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 후배 박중훈과 함께 한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1988) 등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도 안성기는 역사와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부터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남부군'(1990·정지영)을 시작으로 베트남 전쟁을 다룬 안정효 소설 원작의 '하얀전쟁'(1992·정지영),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코미디 시리즈로 꼽히는 '투캅스'(1993·강우석), '그대 안의 블루'(1992·이현승), '태백산맥'(1994·임권택), '퇴마록'(1998·박광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이명세) 등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는 2000년 이후로도 첫 남우조연상 수상작 '무사'(2001·김성수), 한국 최초의 천만 영화 '실미도'(2003·강우석), 음악 영화 '라디오스타'(2006·이준익), '석궁 테러' 실화를 다룬 '부러진 화살'(2012·정지영), 한 남성의 연모 속에 인생과 사랑·죽음을 표현한 '화장'(2015·임권택)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보좌한 어영담 역을 맡은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2023)는 그의 유작이 됐다. 
 
아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9년간 170편 넘는 작품에 출연한 영화계의 '맏형' 안성기는 1980년 '바람불어 좋은날'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연기상 등을 40여 차례 수상했다. 
 
특히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에 걸쳐 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안성기가 유일하다.
 
아울러 그는 '기쁜 우리 젊은날'(1987·배창호)과 '하얀전쟁'으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두차례 수상했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내며 영화계 권익 보호에도 앞장섰으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등으로서 사회적 활동도 펼쳤다.
 
2013년에는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24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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