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연기 좀 살살” ‘멋진 신세계’ 장승조, 시청자 비명 지르게 한 ‘악의 폭주’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2026-06-12 08:43:41

▲ ‘멋진 신세계장승조

 
[SWTV 유병철 기자]‘멋진 신세계’ 장승조가 권력과 생존을 위해 가차 없이 폭주하는 최문도 그 자체가 되어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깃든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 분)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로 불리는 재벌 차세계(허남준 분)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9, 10부 방송 회차를 기점으로 최문도의 공고했던 성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배우 장승조의 연기력 또한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장승조 연기 좀 살살해라”, “웃는데 소름 돋아서 TV 뒤로 물러섰다”라는 등 공포와 감탄이 뒤섞인 생생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최문도가 가진 악의 매력은 말 한마디, 웃음소리 하나까지 철저히 절제된 ‘통제력’에 있었다. 차세계(허남준 분)를 덫에 빠뜨리기 위해 소리 없이 판을 짜던 그 서늘한 지략가의 면모는 극의 텐션을 쥐락펴락해 왔다. 하지만 지난 회차에서 자신이 쥐고 흔들던 권력을 잃기 시작하자 최문도는 더 이상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장승조는 최문도라는 악인으로서 악을 내지르는 분노 표출과 같은 일차원적인 폭주에 머무르지 않았다. 눈가의 미세한 경련, 거칠어진 숨소리, 그리고 핏발 선 눈빛 등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의 처절한 생존 본능과 악랄함을 날카로운 디테일로 포착해 내며 ‘생존형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단연 압권이었던 장면은 최문도가 차달수 회장(윤주상 분) 앞에서 서슴없이 무릎을 꿇는 대목이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철저히 고개를 숙이는 비굴함을 보이다가도, 차달수가 고개를 돌린 찰나의 순간 품어내는 살기 어린 눈빛은 그야말로 소름 그 자체였다. 살기 위해 무릎은 꿇지만 언제든 목덜미를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는 독사처럼, 장승조는 굴욕감과 분노, 그리고 맹렬한 야심이 뒤섞인 최문도의 이중성을 완벽하게 시각화했다. 찰나의 눈빛과 말투 하나로 공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그의 캐릭터 장악력에 시청자들은 숨이 턱 막히는 공포감을 느끼며 혀를 내둘렀다.
 
최근 드라마 속 빌런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슬픈 서사로 연민을 자아내며 면죄부를 얻는 것과 달리, ‘멋진 신세계’ 속 장승조의 악역은 결이 다르다. 그가 연기하는 최문도는 동정할 여지가 없는, 그야말로 ‘가차 없이 나쁜 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최문도에게 매료되는 이유는 단 하나, 장승조가 빌런의 추악한 매력을 연기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얄미운 서사나 뒤늦은 인간미로 캐릭터를 포장하지 않고, 오직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와 캐릭터 해석력만으로 시청자를 설득시켰다. 불쌍해서 밉지 않은 게 아니라, 가차 없이 나쁜 놈인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밉기는커녕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순도 100% 악역’이 주는 카타르시스의 정점을 보여준 것이다.
 
완벽했던 엘리트의 가면에 완전히 균열이 간 최문도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코너에 몰린 맹수가 더 잔인해지듯, 남은 회차에서 최문도가 얼마나 더 잔혹하고 처절하게 파멸의 질주를 이어갈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연 있는 악역 대신 ‘연기력 그 자체’로 시청자를 홀리며 연기 좀 제발 살살해달라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만든 장승조가 완성해 낼 최문도의 잔혹한 종착지에 안방극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멋진 신세계’는 8회에서 최고 시청률 10.4%를 기록했으며, 10회는 9.9%를 나타냈다. 또한 TV·OTT 통합 화제성 부문 1위(펀덱스 6월 1~7일 기준)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2위(투둠 6월 1~9일 기준)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매주 금, 토 저녁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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