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이미래 꺾고 데뷔 4년 만에 LPBA투어 첫 우승
임재훈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6-10-12 07:59:41
여자프로당구(LPBA)투어의 대표적인 미녀 스타 정수빈(NH농협카드)이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정수빈은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7시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2(11:1, 11:10, 10:11, 11:7, 8:11, 11:5) 승리를 거두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정수빈은 지난 2022-23시즌 3차투어(TS샴푸·푸라닭 챔피언십) 데뷔 이후 4년 1개월만에 프로 첫 정상에 섰다.
지난 시즌 9차 투어(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첫 결승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두 번째 결승 도전에 나서 이룬 값진 선과다.
정수빈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4,000만원(20,000 포인트)을 획득, 시즌 랭킹을 종전 25위서 3위로 끌어올렸다.
비교적 짧은 구력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한편으로는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해 LPBA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아 온 전수빈은 지난 시즌 PBA 골든큐 어워즈에서 영스타상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LPBA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시즌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약 5년 만에 우승을 기록한 이미래는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정수빈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에서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200만원)은 128강에서 애버리지 2.500을 기록한 하윤정이 차지했다.
결승전 초반부터 정수빈이 기선을 잡았다. 정수빈은 첫 세트를 단 4이닝만에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며 선취점을 땄다. 2이닝 2득점, 3이닝 뱅크샷 두 차례를 앞세워 8득점으로 단숨에 10:1로 앞선 후, 4이닝에서 1득점으로 11:1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정수빈은 9이닝에 뱅크샷을 포함한 4득점으로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미래도 2점을 올려 흐름을 바꿔보려 했지만, 정수빈은 10이닝 1득점, 11이닝 1득점을 내 11:10으로 마무리,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이미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이닝 3:5 상황서 정수빈이 하이런 7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세트포인트로 올라섰지만 이후 3이닝 연속 공타로 돌아서며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그 사이 이미래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6이닝서 역전, 11:10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정수빈이 다시 한 세트 달아났다. 3이닝과 4닝에서 나란히 4득점씩 올려 8:4로 리드한 정수빈은 9이닝까지 흐름을 이어가며 11:7로 세트스코어 3:1로 우승까지 한 걸음만을 남겼다.
패배에 몰린 이미래가 마지막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첫 이닝 선공을 2득점으로 연결한 이미래는 이후 3이닝까지 공타 없이 6득점으로 6:2로 앞선 후 6이닝부터 2-2-1득점을 올려 정수빈의 추격을 뿌리치고 11:8로 승리, 세트스코어 3:2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정수빈은 더 이상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초반 3이닝만에 뱅크샷 두 차례를 앞세운 8득점으로 8:1로 크게 앞선 정수빈은 7~8이닝에서 1득점씩 추가해 10:5로 앞섰고, 10이닝에서 비껴치기를 이용한 옆돌리기로 마지막 득점에 성공, 11:5로 세트를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4:2로 우승을 확정했다.
정수빈은 경기 후 “처음 당구를 시작했을 때 아무것도 몰라서 막막했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가 높은 곳까지 언제 올라갈 수 있을까’란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이런 순간을 기대하고 더 열심히 연습했다”면서 “우승을 했지만 아직 나는 부족한 게 너무나 많다. 지금도 기초를 더욱 쌓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정수빈 우승 기자회견 전문
◆ 우승 소감.
= 이번 대회에 16강까지 운 좋게 올라왔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운 좋게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특히 8강에서 상대한 박정현(하림) 선수와 준결승에서 만난 한지은(에스와이) 선수가 공을 잘 치고, 좋아하는 선수들인데 그 두 선수를 꺾고 결승전에 올라와 우승을 해서 더 기분이 좋다.
◆ 우승 당시 들었던 생각이나, 생각 나는 사람이 있었나.
= ‘정말 해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부모님과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났고, 최근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강아지 생각도 들었다. 연습하러 가느라 무지개 다리를 건너간 것을 보지 못했다.
◆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당구를 접한 정수빈 선수가 LPBA 투어 우승까지 이뤄냈다. 당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이 순간이 올 거란 생각을 해본적이 있나.
= 항상 바라던 순간이었다. 당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당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너무 막막했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가 높은 곳까지 언제 올라갈 수 있을까’란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이런 순간을 기대하고 더 열심히 연습했다. 정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 최근 정수빈 선수의 공 선택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가 있다. 본인도 그렇게 느끼는지.
= 그렇다. 또 최근 연습을 하며 컨디션이 좋아서 이번 대회에 기대를 갖고 출전했다. 16강까지는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이렇게 무너지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결과를 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시즌 9차 투어(웰컴저축은행) 준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마디만 하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마이크를 받고 소감을 전했다.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했나.
= 경황이 없어서 다 하지는 못한 것 같다(웃음). 경기장에 매번 찾아오시는 분이 계신다. 제주, 광명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오셨다. 그 분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지난 준우승 경험이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이 됐나.
=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또 내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경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때는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컨디션 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이번 결승 진출을 확정하고 수면 패턴도 바꿨다. 7시간 정도 수면을 했는데, 결승전 시간에 맞춰 늦은 시간에 자고 늦게 일어났다.
◆ 결승전에서 이미래 선수와 맞붙는다고 했을 때 부담이 됐나.
=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을 알기에 부담은 됐다. 그래도 상대가 누구더라도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할 것은 해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 준결승전에서 한지은 선수를 상대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 준결승전이 정말 힘들었다. 한지은 선수가 1~2세트에 너무 잘해서 실력 차를 느꼈다. 그래도 3세트에 이대로 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 지난 투어에서 박정현 선수가 우승하고 이번에는 정수빈 선수가 우승을 했다. 20대 선수들이 점점 두각을 드러내면서 LPBA에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느낌인데, 또래 선수들을 보면서도 경쟁심이나 동기 부여를 받는지.
= 그렇다. 특히 박정현 선수나 한지은 선수는 공을 잘 치는데다 경기력도 안정된 선수들이다. 항상 두 선수를 보고 배우는 게 크다. 내가 뒤늦게 당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나 많다. 지금도 기초를 더욱 쌓으려고 노력 중이다.
◆ 방송 인터뷰에서 팀 동료 김보미 선수에게 “다음에는 우승해야 돼”라는 말을 했는데
= 공개적으로 말을 해서 김보미 선수가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충분히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인 만큼, 응원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꼭 김보미 선수가 우승했으면 한다.
◆ 앞으로 얼마나 더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나.
= 우승이 정말 힘들다는 걸 이번 대회를 하며 느꼈다. 기본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하는 걸 많이 느꼈다. 그래도 이번 시즌에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 이번 우승을 통해 확실하게 얻은 게 있다면?
= 기본 공과 뱅크샷을 많이 배운 것 같다. 공격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도 많이 느꼈다.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