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결산] ‘중증외상센터’로 증명한 20년차 배우 주지훈의 ‘프로 의식’

노이슬

hobbyen2014@gmail.com | 2025-06-25 09:50:42


[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25년에도 K콘텐츠는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한국 메디컬 장르에 새로운 지평을 연 ‘중증외상센터’가 전 세계를 사로잡았고, 50년의 고된 여정을 담아낸 ‘폭싹 속았수다’는 전 세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학원물의 대표작이 된 ‘약한영웅’이 두번째 시리즈가 글로벌 OTT로 옮겨가며 글로벌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고, 이를 잇는 고교 액션물 ‘스터디 그룹’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본적 없는 파격적인 세계관을 담은 ‘가족계획’은 해외 시리즈 어워드에서 수상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OTT 뿐만 아니라 침체된 영화 시장에서 파격 변신, 발군의 연기력으로 대중에 연기력으로 호평받은 배우들까지 상반기 시리즈, 영화 콘텐츠에서 활약한 배우들을 주목해본다. [편집자주]

올 상반기 신드롬의 시작은 설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로, 공개 1주차 4,700,000, 2주차 11,900,000, 3주차 5,400,000 시청 수로 총 누적 22,000,000를 기록, 넷플릭스 코리아 오리지널 작품 중 역대 7위를 기록하며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평을 받았다.
 
▲[2025년 상반기 결산] ‘중증외상센터’로 증명한 20년차 배우 주지훈의 ‘프로 의식’ [사진=넷플릭스]
 
백강혁을 연기한 주지훈은 2024년 12월 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에 이어 연이은 글로벌 OTT 작품에서 활약, 각종 차트를 석권하며 대세의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중증외상센터’ 백강혁은 주지훈과 착붙 캐릭터라는 호평이 쏟아졌고, 그 결과 제61회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N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차기작 역시 원작 웹툰이 26억뷰를 기록한 대히트작으로 ‘재혼 황후’로 확정했다. 주지훈은 극 중 절대 권력을 가진 동대제국의 황제 ‘소비에슈’를 연기, 황후 나비에 역의 신민아, 화려한 미모의 도망 노예 ‘라스타’를 연기할 이세영과 색다른 케미를 예고 했다.

2006년 데뷔 후 올해 20년차를 맞은 주지훈이 N번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 의식’과 현장에 대한 호기심이다. ‘중증외상센터’ 당시 스포츠W와 만난 주지훈은 그 어떤 자리보다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20년 여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지훈은 ‘중증외상센터’에 제작, 프로듀싱에 이름만 없을 뿐, 10년지기 절친 이도윤 감독과 한 마음 한 뜻으로 치열하고 깊게 관여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주지훈은 웹툰 원작 작품을 많이 해본 배우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의학물이지만 판타지성이 강한 대본을 현실에 발붙이게 만들기기까지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원작을 봤을 때 배우라는 직업으로서는 플롯이 더 중요하다. 판타지적인 작품은 시청자들이 극단적인 장면을 보면서 판타지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외면 당할 수도 있다. 2D를 3D로 바꾸면 어색해질 수 있다. 근데 기획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걸 잘 이해못하시는 경우도 있다. 백강혁은 연기자로서 어려움은 없지만 이게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의사니까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다. 씬이 주는 정서가 잘 느껴져야 한다. 감독님이 참 고생 많이 하셨다.”
 
▲[2025년 상반기 결산] ‘중증외상센터’로 증명한 20년차 배우 주지훈의 ‘프로 의식’ [사진=넷플릭스]
 
대본을 두고 하루 10시간은 기본으로 회의를 나눴고, 현실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수많은 케이스 중 단 한 사례도 없냐’는 물음에 집중하며 리얼리티를 높였다. “중증외상센터 소재가 좋아보이지만, 찍으면 죽는 것이다. 대사로 들었을 때는 대단한 수술이 있다. 신속하고 마이크로하게 수술하는 것이다. 근데 필드를 뛰지 않는 사람은 그걸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연출한다면 관객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장르도 있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감독님과 저는 맨날 싸워 나갔다. 실제 중증외상센터 의사, 간호사분들이 상주해주셨다. 밤새 수술하고 와서 봐주시는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현장에 자문하러 오신 분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걸린 일이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싸웠다.”

극 중 백강혁은 산악 충 추락한 응급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헬기로 이동한다. 하지만 악천후 속 헬기 이동이 힘든 구간에서 양재원을 들쳐 메고 뛰어내린다. 무서움에 떨며 소리치는 양재원과 그를 개의치 않고 뛰어 내리는 백강혁의 모습은 시각적으로는 재미의 요소로 작용하지만, 그 기저에는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실제 영우 같은 체구를 들고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 산다. 악천후 속에서도 환자 생각하는 마음이 응원이 되면 성공한 것이다. 수술 장면도 그렇고 논쟁이 많았다. 저희의 철학일 뿐이다. 극적 허용으로 넘어가는 씬들이 있다. 그런 장면이야 말로 더욱 전문적이게 했다. 쓸데 없이 열심히 하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게 맞았다.”

대중은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든, 어디서든 어떻게든 사명감을 갖고 환자를 살려내는 ‘히어로 면모’의 백강혁에 열광했지만, 주지훈이 생각한 ‘중증외상센터’의 진짜 주역은 추영우가 연기한 양재원이었다. “겉으로는 원톱물로 보이지만 진짜 주인공은 양재원이다. 그 친구의 성장기다. 그 친구가 백강혁을 만나 각성하고 센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시스템의 성장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게 양재원이다. 감독님과 바라보는 시선이 같아서 만나서 작품 얘기할 때 ‘역시’라는 말이 나왔다.”
 
▲[2025년 상반기 결산] ‘중증외상센터’로 증명한 20년차 배우 주지훈의 ‘프로 의식’ [사진=넷플릭스]
 
배우의 몫에서 더 나아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프리 프로덕션’에 참여할 정도지만, 이는 오랜 기간 현장을 겪으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뷔 이전 연출자의 시선이라는 것에 대해 인지했다. “제가 ‘돈주앙’ 뮤지컬 할 때 만난 교수님이 있다. 그 당시 뮤지컬 평론가셨다. 되게 좋게 봐주셨고, 좋은 작품들을 제안해주셔서 저도 잘 따라다니고 해외의 심도 있는 연극을 보는 등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그때 작품 보고 리뷰도 했는데, 메소드형 배우와 프로듀서형 배우가 있다고 하더라. 저한테 타고난 배우는 아니라고 하셨다. 연출을 해야한다고. 그때는 좀 기분이 나빴다. 근데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말하는 거였더라. 그래서 인정하게 됐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가상의 인물이다. 누군가의 전기를 따르지 않는다면, 저는 코어만 똑같으면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객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장의 진실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는 모델로서 전성기를 누린 데뷔 시절부터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이 남달랐다. 이 또한 연출자의 시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어릴 때부터 사진을 수백장 찍으면서 궁금했다. 내 눈에는 다 똑같이 비슷해보이는 카메라 렌즈인데 왜 계속해서 바꾸는지 궁금했다. 그때부터 항상 궁금했고, 결국 저는 남자 모델 중에 포즈가 가장 많은 모델로 불렸다.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냥 해!’였다. 타탕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근데 제가 카메라 각도나 렌즈를 알게 되면서 이해도가 달라졌다. “

주지훈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영화 ‘아수라’를 기점으로 나뉘기도 한다. ‘궁’으로 만화를 찢고 나온 로맨스 남자 주인공을 연기했던 데뷔작과는 달리, ‘아수라’는 잔혹하고 수컷 냄새가 짙은 액션 느와르다. 정우성, 황정민 등 배우와 제작, 연출까지 활동 스펙트럼을 넓힌 선배들과 함께했다. 주지훈은 ‘프로 의식’을 배웠다. “운 좋게 좋은 선배들을 만났다. 책, 그림, 음악, 미디어 아트 글 이런 것들이 실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변화가 아주 당연히 생긴 것이다. 저 신인일 때는 배우가 감독님께 질문하지 못했다. 수직성이 강한 문화였다. 근데 ‘아수라’ 때 선배들의 행동을 보면서 저래도 되는구나. 멋있네? 좋은 영향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모두가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외부적인 압박이나 요인으로 갇히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다음 스텝을 못 간다. 저는 ‘너는 너무 독하다’,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냐’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근데 ‘아수라’ 때 만났던 감독, 배우, 제작자분들까지도 다 똑같더라. 예를 들면서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촬영이 끝나고 술자리를 갖는다. 하지만 다음날 가면 다들 똑같이 와 있다. 그게 프로라는 개념이 인정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타인보다 헌신하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 저도 ‘아수라’ 이전에는 그런 모습을 크게 보여드린 적은 없다. 경력이 짧을 때는 속에 있는 말이 잘 안 나갔다. 근데 ‘아수라’하면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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