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회생 절차, 7천억원 JTBC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이 성패의 변수"

임재훈 기자

sportswkr@naver.com | 2026-06-18 02:40:32

▲ 자료사진: 연합뉴스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12일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한 종합편성채널 JTBC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촉발된 중앙그룹 핵심 5개사의 기업회생 절차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약 7000억 원(추정액)에 달하는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14일과 15일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가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과 관련,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는 16일 이들 회사에 대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반대로 채권자들이 기업회생 개시 전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으로 회사의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여기에 JTBC는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채권자와 자율 협의를 진행하는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했고, 그룹 모태인 중앙일보는 회생이 아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별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의 그룹이 '법정관리·ARS·워크아웃'이라는 세 갈래 트랙에 동시에 올라탄 셈이다.
 
법무법인 한수 이민규 대표변호사(도산 전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보통 자회사가 무너지면 모기업은 꼬리 자르기를 하거나 외곽에서 자금을 대는 방어막 역할을 하는데, 이번엔 지주사 중앙홀딩스가 핵심 계열사들과 첫날 함께 법원으로 들어갔다"며 "지주사 레벨에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그룹 전체 자금줄이 막혔다는 신호이자, 계열사 간 얽힌 대여금과 보증 고리를 법원 지휘 아래 한꺼번에 끊고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전면전'의 선포"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중앙그룹이 계열사별로 '법정관리·ARS·워크아웃'이라는 다른 트랙을 택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방송은 송출이 멈추는 순간 가치가 증발하고 재승인 심사까지 앞둔 만큼, 곧바로 개시 결정을 받기보다는 채권단과 자율 협의할 실익이 가장 큰 곳이 JTBC"라며 "ARS는 'P플랜(사전회생계획)'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의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그룹 모태이자 언론사인 중앙일보를 법정관리 계열사와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계열사 리스크가 본체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적 칸막이(ring-fencing) 전략"으로 풀이했다.
 
이 변호사는 멀티플렉스 3위 메가박스를 인수자가 대금을 넣어 기존 부채를 털어내는 '클린 컴퍼니' 형태로 가져갈 수 있어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은 반면, JTBC에 대해서는 방송법상 대기업·신문사의 지분 소유 제한(30%) 규제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승인이라는 법적 장벽 탓에 인수 풀이 극히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는 JTBC에 대해 방미통위도 재무 상황을 심사 과정에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이러니 한 점은 JTBC를 '승자의 저주'에 직면하게 만든 약 7000억 원(추정액)에 달하는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이 이번 중앙그룹 5개사가 추진하는 기업회생 절차를 실패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성공하게도 만들 수 있는 변수가 됐다는 점이다.
 
이민규 변호사는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피닉스스포츠가 확보한 총 7천억 원대 규모로 알려진 2026~2032년 올림픽·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회생 딜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국제기구(FIFA·IOC)가 자동해지조항 등을 근거로 한국 법원의 채무조정을 거부하면, 거액의 중계권 잔액이 인수자에게 전가돼 딜을 포기하게 만드는 '독소 조항(Deal Breaker)'이 될 수 있다"면서도 "지상파·OTT가 천문학적 중계권료에 피로감을 느끼는 '수요자 우위' 시장이라, 역설적으로 국제기구도 회생 절차 안에서 타협점을 찾을 여지가 있다. 이 중계권이 M&A의 마중물이 될지 걸림돌이 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민규 변호사는 "제조업은 공장이 멈춰도 기계와 재고가 남지만, 미디어 기업은 멈추는 순간 인력·IP·신뢰라는 무형자산이 허공으로 증발한다"며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한 5,500억 원 규모 상암 사옥·일산 스튜디오 매각 등 자구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법원도 ARS와 DIP 금융을 적극 활용해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사옥 매각과 인가 전 M&A의 투트랙 딜이 성공한다면, 이번 위기는 방만했던 비용 구조를 덜어내고 한국 미디어 산업의 체질을 끌어올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타임오버 전에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TBC가 확보한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 중계권이 이번 중앙그룹이 추진하는 기업회생 절차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계권의 일부는 이미 소진이 된 상황인데다 스포츠 메가 이벤트를 매개로 기대할 수 있는 광고 수입 등도 예정만 못해진 미디어 환경을 감안하면 과연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 중계권이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의 회생에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JTBC는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 2030년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다. JTBC가 중계권 확보에 투입한 금액은 총 5억 달러, 약 7000억 원 이상(추정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올해 초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중계권을 지상파 3사(KBS·MBC·SBS)에 재판매 하지 못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실패, 대회를 단독 중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한 막대한 적자를 떠안았다. 
 
지난 12일 개막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역시 KBS에 사실상 헐값에 가까스로 재판매 했지만 MBC·SBS에는 판매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막대한 액수의 적자를 떠안을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청률 경쟁에서도 KBS에 밀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적자의 폭도 확대될 우려가 크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한국과 체코의 북중미 월드컵 중계 시청률은 남현종·전현무 캐스터, 이영표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춘 KBS 2TV가 8.5%(전국 기준)를 기록, 5.7%를 기록한 JTBC(배성재 캐스터, 박지성 해설위원)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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