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가 싫은 이동휘의 ‘메소드연기’…삶을 연기하는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
임가을 기자
coneylim64@gmail.com | 2026-03-14 06:30:10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이동휘가 코미디가 하기 싫은 이동휘 본인으로 분해 ‘메소드연기’를 펼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의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메소드연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기혁 감독을 비롯해 이동휘, 윤경호, 강찬희가 참석했다.
‘메소드연기’는 코미디로 떴지만 코미디가 하기 싫은 ‘이동휘’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인정받기 위해 역할에 과몰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메타 코미디 영화다. 개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와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공개되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이기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 2020년 동명 단편을 연출한 이 감독은 윤종빈 감독의 조언을 듣고 ‘메소드연기’를 장편으로 확장하기를 결정했다.
이 감독은 “제가 늘 고민하는 지점 중 하나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뭔가라는 질문이다. 참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구나 남들에게 보여줘야 하거나 보이고 싶은 모습대로 살아가고, 온전히 혼자 있을 때 내 진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질적인 양면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영화에 관객이 공감할 만한 지점을 짚었다.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이 감독은 자신이 배우 생활을 하며 겪었던 경험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 결과 ‘메소드연기’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한 사실적인 촬영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이에 관해 이 감독은 “모든 현장이 즐거울 수는 없지 않나. 현장에서 느꼈던 공기와 중압감, 외로웠던 경험을 투영시키면 현장이 사실적으로 보여지지 않을까싶어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많이 넣었다”며, “배우분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조단역부터 주연까지 최대한 제 생각을 많이 공유해 드리려고 했고, 제가 배우를 할 때 현장에 지배되는 경우가 있었어서 최대한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편안한 현장을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동휘는 이 감독과 이십년지기 대학 친구로, 배우의 꿈을 같이 꿨던 동료이다. 그는 “처음에는 갑자기 연출을 한다고 얘기해서 당혹스럽기도 했고 놀랐다”며, “근데 처음 쓴 시나리오를 받아봤을 때 엄청난 정성과 열정을 느껴서 일말의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휘는 “쑥스러운 얘기지만 영화를 통해서 영화제에 가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첫 번째 작품으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가고, 두 번째 작품으로 미쟝셴단편영화제에 초대받았을 때 이 친구가 감독으로서 실력이 분명히 있다는 걸 확신했다. 장편으로 확장시켜도 참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의기투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휘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 기획 개발부터 함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메소드연기’에 대해 “참 애정이 있었던 시나리오”라고 말하며, “이 이야기가 배우의 고충과 고민만 담고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보고 어쩌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는 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고 느끼게 만들기 위해 감독님과 함께 기획하고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배우 ‘이동휘’로 등장하는 이동휘는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도전에 나섰다. 이러한 설정에 대해 그는 “처음 기획할 때 가상의 인물과 잘 모르는 직업을 공부해서 그 사람의 갈등을 막연하게 그리기보다는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해 그 안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더라. 제가 저를 연기하면서 정확히 어떤 지점까지 보여드려야 하고 덜어내야 할 지 고민이 컸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제가 저를 연기하는 건 없지 않을까 생각 들 정도로 조심스럽고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속 이동휘가 코미디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게 만드는 ‘알계인’ 캐릭터는 파격적인 분장과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에 대해 이 감독은 “시나리오에는 ‘알코올 중독 외계인’ 정도만 명시했고, 이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동휘 씨가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보여준 스티븐 카렐의 연기를 오마주해서 동영상을 보내줬다”며, “그게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동휘 씨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주셔서 헤어나 의상을 참고했다. 스토리는 동휘 씨가 한 외계어를 번역해서 만들려다가 힘들어서 ‘알계인’이 주는 이미지 자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휘는 ‘극한직업’, [응답하라 1988] 등 큰 흥행을 이끈 코미디 작품에서 활약해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의 이름을 거론했을 때 코믹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대중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현실의 이동휘와 ‘메소드연기’ 속 이동휘가 공명하는 부분에 대해 그는 “코미디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저도 잠시 혼란을 겪긴 했지만, 우울감보다는 감사함이 더 컸다”며, “물론 극중 이동휘가 가진 고민이 분명 있겠지만, 나이가 든 인간 이동휘로서는 참 감사한 고민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좀비딸’, [중증외상센터], 유튜브 예능 ‘핑계고’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윤경호는 이동휘의 형이자 배우의 꿈을 간직한 연기 코치 ‘이동태’로 분한다.
윤경호는 “감독님과 배우로서 ‘자백’이라는 드라마를 같이 했는데, 그 인연으로 연락이 왔다. 감독으로서 장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반갑고 놀랐다”면서, “생선이 떠오르는 ‘이동태’라는 이름에서 코미디가 심할 것 같아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 영화일까 싶어서 살짝 고민했는데, 미리 만들어두신 동명의 단편 영화를 보고 나니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생겼고, 이동휘 배우와 함께해보고 싶다는 기대가 생겼다”고 참여 계기를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윤경호는 이동휘와 함께 서먹하지만 뗄레야 떨어질 수 없는 친형제 케미스트리를 펼쳐보인다. 둘의 호흡에 대해 윤경호는 “저도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동휘가 코미디를 많이 한 건 아닌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코미디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어떠한 선입견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실제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진중하면서 아이디어가 많고, 뜨거운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헀다.
이어 윤경호는 “아까도 작품을 보면서 ‘저 장면도 동휘랑 얘기해서 만들어진 장면인데’하면서 많이 떠오르더라. 본인을 연기한다는 게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데 동생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배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동휘라는 배우의 새로운 발견 아닌가 싶다. 지나보니 너무 보고 싶은 동생이 되어버렸고, 같이 작업하고 싶은 동료가 됐다”고 칭찬했다.
이에 이동휘 역시 “저도 윤경호 선배과 굉장히 함께 연기해 보고 싶었다. ‘유림핑’ 이후로 더 많은 장면을 붙어서 연기하고 싶을 정도로 선배님의 연기가 나날히 아름다울 정도로 선보여지고 있어서 다시 한번 작품으로 만나서 뜨겁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윤경호는 이번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과감한 유머’를 꼽기도 했다. 그는 “제 외모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상대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묘사하더라. 발전을 못 하고 머뭇거리길래 다 넣으라고 해서 완성된 장면이 저한테 셀프 디스이지만 즐거웠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윤경호는 “그 장면이 SNS에 영상이 도는데, 반응이 좋더라.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구나 싶었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관객분들도 재미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어서 극장에서 한번 확인해 보셨으면 한다. 다 같이 모여서 볼 때 웃음이 전염되는 반가운 풍경을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이동휘와 윤경호와 대척점에 선 인물로는 [SKY 캐슬], [여신강림], [슈룹] 등에서 활약한 강찬희가 나섰다. 그는 과거 신인 시절 곤혹스러운 경험을 안겨준 이동휘에게 앙금이 남아있는 톱스타 ‘정태민’을 연기한다.
강찬희는 “동휘 선배님이 이동휘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이 신기하고 색달랐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많은 선배님과 함께 연기해보고 싶어서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엄친아’ 스타일의 기존 배역과 대비되는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 강찬희는 “그동안 모범생에 착하고 바른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태민이를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많이 얘기를 나눴고, 선배님들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얄밉지만 마냥 얄밉지만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썼고,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극중 이동휘와 이동태의 어머니 ‘정복자’로 활약한 김금순 역시 영화의 핵심으로 자리해 연기를 선보인다.
이 감독은 영화 속 어머니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갑작스레 터져 나온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엄마라는 존재가 항상 엄마로만 인식이 되지 않나. 우연히 집에서 엄마의 핸드폰을 빌려 쓰게 됐는데, 엄마의 카카오톡을 보다가 엄마의 배역을 내려놓고 친구들이랑 하는 대화나 인간으로서 엄마를 마주했을 때 들었던 마음이 새롭고 힘들더라”라는 뭉클한 마음을 전했다.
또 이동휘는 “김금순 선배님은 평상시에 너무나 작업을 하고 싶었던 존경하는 배우셨다. 영화를 여러번 봤지만, 저희 어머님으로 느껴져서 계속 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연기를 해 주셔서 존경하고 있다”며 말했고, 윤경호는 “진짜 메소드를 보여주신 분은 금순 선배님이라고 생각한다. 금순 선배님은 저희에게 평소에도 엄마처럼 계시고, 연기하면서도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신다.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메소드연기’는 오는 18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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