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러계 발 들인 ‘살목지’ 김혜윤 “관객 반응서 오는 시너지가 묘미죠”
임가을 기자
coneylim64@gmail.com | 2026-04-17 06:30:46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공포 영화는 같이 보는 관객분들의 반응에서 오는 시너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요. 다 같이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인 만큼 극장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랑스러운 에너지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혜윤이 호러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데뷔 14년 차에 접어든 배우 김혜윤은 드라마 ‘SKY 캐슬’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어쩌다 발견한 하루’부터 ‘선재 업고 튀어’까지 밝고 생기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사랑받았다. 로맨틱코미디 외에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이번에는 ‘호러 퀸’에 도전하며 새로운 얼굴을 스크린 위로 선보였다.
최근 서울 삼청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평상시에 스릴러·공포 장르를 좋아한다고 밝힌 김혜윤은 “긴장감과 궁금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다 결말에서 해소되는 느낌에 쾌감을 느낀다”며 장르의 매력을 직접 말했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찍힌 정체불명의 형체를 확인하기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물속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그린 공포 영화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물귀신이라는 소재가 참신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힌 김혜윤은 “내가 믿는 게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공포와 반복해서 저수지로 돌아가게 되는 데서 오는 공포감이 매력적이었다”고 덧붙여 말했다.
극 중 김혜윤은 로드뷰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출장을 간 PD ‘수인’ 역을 맡아 연기한다. 그는 맡은 역할에 관해 “삶에 찌들어 있고 물에 대해 공포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 소개하며, 연출을 맡은 신예 이상민 감독이 캐릭터 방향성을 잡아주었다고 전했다.
“감독님이 지쳐 있으면서 찌들어 있는 느낌을 원하셨고, 저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첫 장면부터 생기가 없고 모든 일에 힘들어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한 명씩 사라지고 죽어가면서 본인도 걱정되고 무서울 텐데 책임감이 있어서 남들보다는 겉으로나마 침착해 보이려고 노력해요.”
수인은 동료들이 하나둘 위기에 처할 때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혼비백산해 비명을 지르고, 격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주변 인물들과는 확연히 구분 지어지는 온도다. 이는 그가 인물을 연기할 당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중 하나이기도 했다.
관련해 김혜윤은 “후반부로 갈수록 긴급하고 다급한 상황이 많아지는데, 저도 모르게 상황에 맞춰 자꾸 흥분을 하게 됐다. 근데 모니터를 해 보니 수인이가 너무 흥분하면 책임감이나 상황을 이끌고 가는 PD로서의 중심을 잃을 것 같았다”며, “원래 표현했던 것보다 톤을 낮추고 훨씬 침착해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말로는 ‘침착해’라고 하지만, 정작 저 자신도 침착함이 유지되지 않는 장면들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동료들에게는 ‘빨리 탈출하자’며 방향성을 제공하면서도, 속으로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표현하려 했죠. 남들보다는 차분해 보이지만, 눈빛이나 호흡이 진정되지 않는 상태를 보이려고 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직접 촬영하기도 한 영화이지만, 스크린에서 마주한 ‘살목지’는 여전한 공포를 선사했다. 김혜윤은 가장 무서운 장면으로 예고편에도 등장한 물수제비 씬을 꼽으며 “시나리오로 읽어서 이미 알고 있는데도 저 멀리서 소리만 들리다 갑자기 돌아왔을 때 깜짝 놀라게 되더라. 이미지도 이미지지만, 소리가 주는 공포도 많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진행됐던 촬영 현장도 돌아봤다. 김혜윤은 ‘살목지’ 촬영 현장 하면 벌레가 제일 먼저 생각날 정도였다며 웃어 보이고, “긴급한 상황이 많아서 계속 뛰어다니는 바람에 땀을 많이 흘렸는데, 그 땀에 벌레들이 자꾸 달라붙었다. 벌레 퇴치제만 몇 통을 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물귀신 소재에 한치 아래도 보이지 않는 탁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수중 촬영도 색달랐다. 실제로 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전작에서 경험이 있었기에 수중 촬영 훈련을 할 때도 자신감이 있었다는 김혜윤은 ‘살목지’만의 수중 촬영으로 의외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살목지’의 수중 촬영은 공포 영화다 보니까 세트 안이 굉장히 어둡고, 물 안에 무서운 소품들이 많았어요. 정말 검은 물처럼 보이는 환경이라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는데, 종원 오빠가 능숙하면서 침착하게 촬영하는 걸 보고 안정을 얻었죠. 수중 촬영과 한 발자국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수중 촬영 메이트’ 이종원과는 전애인 전사를 가진 채 연기했다. 극 중 수인과 기태의 관계성에 관해 김혜윤은 “리딩할 때부터 감독님이 기태에게는 좀 더 퉁명스럽고 틱틱대는 말투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해 주셨다”면서 이종원과의 연기 호흡 과정을 전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원래 알던 사이처럼 친근하고 편안했어요. 오빠는 중간에 합류했는데도 처음부터 현장에 계속 있던 사람 같았고, 덕분에 동화도 빨리 되었고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이런 점이 종원 오빠의 매력인 것 같죠. 현장에서 투닥거리며 장난을 많이 쳤는데, 그런 호흡 덕분에 전연인 설정이 더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 같아요.”
김혜윤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줄지어 이어지는 점프 스케어로 극장가 관객들을 놀래키고 있는 ‘살목지’의 공포도로 10점 만점의 9.5점을 줬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 무서워하시는 분들은 비어있는 0.5점을 믿고라도 와주셨으면”이라고 말했다.
“공포 영화를 찍는다고 알려드린 후 개봉을 앞두고 있을 때 공포 영화를 잘 못 본다고 말씀하시는 팬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도 다들 저를 위해 극장에 가겠다고 해 주신 분들이 많으셨고, 감사하게도 정말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소리 많이 지르고 눈을 가리고 봤다는 평이 많았는데, 무서움을 무릅쓰고 많이 봐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김혜윤은 학창 시절 추억을 풀어놓으며 공포 영화는 관객으로 인해 완성되는 영화라는 지점을 강조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극장에 같이 가서 공포 영화를 소리 지르면서 봤었는데, 서로의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웃었던 좋은 기억이 있어요. 평소 극장에서 다른 관객과 감정을 소통할 일이 거의 없는데, 공포 영화는 같이 보는 관객분들의 반응에서 오는 시너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하죠. 다 같이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인 만큼 극장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편 지난 8일 개봉한 ‘살목지’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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