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앤오프] '소리 없이 강한 철녀(鐵女)' KLPGA 최은우 프로 인터뷰
스포츠W
| 2026-01-06 19:30:10
Q. 지난주 위믹스 챔피언십으로 2025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올 시즌 활약을 평가한다면요?
A. 작년, 재작년에 우승이 있었지만 올해는 우승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어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탑10도 제가 투어 뛴 시즌 중에 제일 많이 했고, 컷 탈락도 세 번밖에 없었고요. 개인적으로 정말 안정적인 한 해였고 성적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한 해였어요.
Q. 위믹스 챔피언십에 막차로 합류했는데 준우승까지 했습니다. 특별했을 것 같아요.
A. 위믹스 챔피언십은 한 번쯤 꼭 나가보고 싶던 대회였는데, 시즌 막판까지도 사실 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요. 거의 끝나기 두 대회 전까지도 순위에서 많이 멀어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주도(마지막 두 번째 대회)를 계기로 기회가 생겨서 부담감 없이 “그냥 재미있게 치고 오자” 했던 게 2위까지 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KPGA(투어) 소리 없는 강자’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제 성격도 그렇고 스타일 자체가 주목받고 화려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플레이나 제 성격대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꾸준히 시합을 쳤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Q. 시즌 종료 후 비시즌에 가장 기대되는 스케줄이 있다면요?
A. 계획이 없는 게 가장 기대돼요. 항상 다음 주 일정이 있고 어디 가야 하고 그게 일상이었다면, 지금이 제일 좋을 때예요. 아무것도 없는 거. 아직은 계획을 잡고 싶지 않아요. 그냥 쉬는 게 계획이고요. 여행 같은 것도 계획해 두고 있는 게 있어요.
Q. 11년간 매년 26개 대회 이상 출전했는데요. 강철 체력의 비결은요?
A. 체력을 유지한다기보다 매주 시합하고 매일 공 치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연습할지, 체력을 안배할지를 계속 생각하게 돼요.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시합하고 연습하면 다음 대회, 남은 대회들이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연습하고, 쉴 때는 하루 정도 오프가 있으면 최대한 휴식하면서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고, 그게 쌓여서 11년 동안 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아마추어 시절 호주에서의 경력도 화려합니다. 호주에는 어떤 계기로 가게 됐나요?
A. 골프를 막 시작했던 시점이에요. 초등학교 4~5학년 때쯤, 어학연수 겸 갈 기회가 생겼어요. 거긴 방과 후에 할 게 스포츠다 보니까, 제가 막 시작한 게 골프였고 그래서 호주에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입문하게 된 케이스죠. 계획하고 간 건 아니고, 경험하러 갔다가 고등학교 졸업 과정까지 오래 머무르다가 돌아온 케이스예요.
Q. 2014년(19살) 귀국 직후 드림투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하고 바로 1부로 올라갔습니다. 국내 적응이 어렵진 않았나요?
A.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오히려 순조롭게 1년 만에 1부 투어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스도 모르고, 중고연맹을 한국에서 나온 선수가 아니라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었고요. '한국에서 생활해야 하니까 이러이러한 걸 쳐라' 정도만 듣고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쳤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복잡하지 않게 2부 투어 우승으로 막차를 타고 1부로 올라간 것 같아요.
Q. 데뷔 후 첫 우승은 201번째 출전(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이었죠. 그때 기억에 남는 감정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Q. 첫 우승 이후 메인 스폰서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죠? 회사 소개를 간단히 해주신다면요.
A. 네. 아마노 코리아예요. 주차 관제 시스템을 관리하고 수입·납품하는 회사인데, 주차장 들어갈 때 차단기 있잖아요. 거기에 ‘아마노’ 문구가 많이 쓰여 있어요.
Q. 2015년 1부 입성 이후 11년 동안 시드를 한 번도 잃지 않았고, 작년엔 K-10클럽에도 가입했습니다.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나요?
A. 고비는 매년 초반마다 항상 있었고, 루키 때는 60위 통과하기도 했고 위기가 많았죠.
특히 4년 차 때 왼손 엄지 부상이 크게 왔어요. 괜찮아지겠지 하고 버틴 게 악화돼서 공을 칠 수 없는 상황이 와서 시즌을 9월쯤 일찍 마무리한 적이 있어요. 그때 부상이 트라우마로 아직까지 남아 있고, 아픈 상태로 유지하면서 치는 게 힘들었어요.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장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은우 프로가 생각하는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요?
A. 부상 이후로 제 장점이 생긴 부분이 있어요. 루키 때는 저도 장타에 속했는데, 왼손 엄지 부상 이후 힘 전달이 어려워져서 거리가 급격히 줄었어요. 대신 정확성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부상 전엔 한국에서 치면 OB도 많고 어려웠는데, 이후 드라이버 포함 모든 샷 정확도가 좋아져서 페어웨이 안착률이 상위로 유지됐고요. 거리가 줄어든 대신 유틸리티가 정교해진다든지, 아이언샷이 더 정교해진다든지… 그런 쪽에서 이득을 봤고, ‘정확성’이 11년 유지의 비결인 것 같아요.
Q. (은퇴 관련) 골프가 재미없어지면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최은우 프로가 생각하는 은퇴 시기는요?
A. 아직 정해놓고 치지 않고 있고, 골프 치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언젠가 몸이 공을 치기엔 정말 경쟁이 안 되겠다 싶을 때가 올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꾸준히 이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고, 최대한 오래 꾸준하게 치는 게 제 목표예요.
Q. 결혼 후 ‘결혼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항상요. 시합 때도 그렇고, 한 명이라도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게… 주말마다 응원도 와주고 해서 계속 느끼고 있어요.
Q. 남편분은 비(非)골프업계 회사원으로 알고 있는데, 결혼까지 이어진 계기는요?
A.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너는 꼭 결혼해서 살아라, 인생 혼자 사는 거 아니다, 가정 꾸리고 살아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외동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소개를 받았는데 시즌 중이라 바쁘다는 이유로 몇 번 안 나갔어요. 그런데 세 번째엔 '그냥 만나만 봐라' 하셔서 거절하기 힘들더라고요. 마침 대회에서 컷 탈락도 해서 주말 시간이 나서 나가봤는데, 그게 지금 남편과의 인연이 됐어요.
Q. 남편분도 골프를 치나요?
A. 네. 골프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마추어예요. (본인은) 더 잘 치고 싶어 욕심이 많은데, 제 눈에는 굉장히 잘 치거든요. 본인은 만족이 안 되나 봐요.
Q. 비시즌에 남편과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요?
A. 시즌 중에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요. 맛집 가거나, 시간 날 때 여행 가거나, 즉흥으로 영화 보거나… 그냥 평범하게 놀 수 있는 것들을 제일 해보고 싶어요.
Q. MBTI는요?
A. ISTJ요.
Q. MBTI 성향과 공감하나요? 바꾸고 싶은 부분은요?
A. MBTI 나오고 나서 보니까 맞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한테 T 같은 발언을 많이 할 때가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만족해요. 스스로 이게 나은 것 같아요.
Q. 전지훈련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 지금 당장은 없고요. 예전엔 시즌 끝나면 바로 두 달씩 전지훈련을 가기도 했는데, 몇 년 전부터는 1월 말~2월 풀로 4주 정도를 계획해요. 아직 어디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차차 정하려고요. 주변에선 '해외 말고 한국에서 트레이닝 위주로 해라, 한국도 따뜻해져서 충분하다, 멀리 가서 고생하지 마라'라고도 하는데… 아직 선수이다 보니까 쉬면 안 될 것 같아서 천천히 생각하려고요.
Q. 전지훈련을 간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요?
A. 거리를 늘리는 건 이제 힘들다고 생각해요. 몸도 아껴야 되고요(무릎 등).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중점적으로 보완하고 싶어요. 작년에 벙커나 그린 주변 상황이 원하는 대로 안 되기도 해서, 긴 벙커샷 같은 부분을 보완하고 100m 안쪽, 숏게임 위주로 시간을 더 투자하고 싶어요. 정교하게요.
Q. 2026시즌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최은우만의 골프’는요?
A. 항상 해왔듯이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우승권이나 상위권에 계속 이름이 노출되는 선수요. 리더보드 보면 “또 올라왔네” 하는 느낌으로 항상 제 이름이 올라와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승도… 몇 번 하니까 또 계속 하고 싶더라고요. 결혼 이후 아직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우승하고 가족들이랑 사진도 같이 찍고 싶고요. 원래는 아빠랑 둘이만 찍었는데, 시댁 식구랑 남편이랑, 엄마는 갤러리 잘 안 오시니까… 한 3명 더 추가해서 여러 명이서 같이 찍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스포츠W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이런 시간으로 팬분들 만나 뵙게 돼서 정말 영광이고, 2026년 잘 준비해서 스포츠W 구독자분들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웹사이트 : http://sportsw.kr/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portswkorea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portsw_official
[ⓒ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