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 이어 호주 제련소에 ‘조 단위’ 투자…본사 채무 보증·자금 부담 ‘우려’
오한길 기자
office@swtvnews.com | 2026-09-01 09:55:43
[SWTV 오한길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에 이어 호주 자회사 썬메탈(SMC) 제련소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선 가운데,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무리한 해외 투자가 본업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과거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대규모 기습 유상증자’가 또 다시 재현돼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주 총리가 이끄는 방미경제사절단이 오는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최하는 ‘핵심광물 라운드 테이블’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SMC 경영진이 참석한다.
미국과 호주의 핵심 관계자가 참석하는 이날 행사에서 SMC 호주 제련소 증설을 위한 파이낸싱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의 경우 고려아연은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건설비와 관련 지급보증 및 재무적 위험을 떠안은 바 있다.
이번 호주 제련소 증설 역시 외형상으로는 정책금융기관 대출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현지 정부와 자회사에 유리한 조건을 내주고 실질적 채무보증과 자금 투입은 고려아연 본사가 짊어지는 ‘퍼주기식 확장’이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같은 동시다발적 해외 제련소 신·증설은 고려아연의 본진이자 핵심 캐시카우인 국내 온산제련소의 존립마저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호주 현지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온산제련소의 글로벌 수출 물량 감소와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고, 무엇보다 수 십년간 축적된 국가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국내 제련 산업 전반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국내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불확실한 해외 사업장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것은 전형적인 ‘제 살 깎아먹기’이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자충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천문학적 해외 투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과거 시장을 뒤흔들었던 ‘대규모 유상증자’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사수를 위한 외형 확장에 매몰된 나머지 감당하기 어려운 해외 투자를 연이어 밀어붙이고 있다”며 “미국에 이어 호주 프로젝트마저 재무적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결국 기습적 유상증자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강요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무리한 해외 베팅이 연쇄 부실로 이어질 경우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의 근간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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